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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조갑제·전여옥, 오바마 ‘좌빨’ 맞거든”

 

 

 

조국 “조갑제·전여옥, 오바마 ‘좌빨’ 맞거든”
 
한겨레신문 기고...“2007년 가장 ‘리버럴’한 상원의원으로 선정되기도”
 
입력 :2008-11-17 09:23:00  
 
 
[데일리서프 안재현 기자]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가 조갑제 전 대표와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의 ‘오바마는 좌파 아니다’는 주장에 대해 17일 “자기 입맛대로 규정하고 나섰다”며 “오바마는 2007년 ‘내셔널 저널’ 조사에서 가장 ‘리버럴’한 상원의원으로 선정된 바 있다”고 반박했다.

조 교수는 이날 한겨레신문에 기고한 ‘오바마는 ‘좌빨’ 아닌가?‘란 제목의 기고에서 “보수논객 조갑제씨는 오바마는 ‘좌파’가 아니라 ‘리버럴’이라고 말하였고, 전여옥 의원은 오바마는 ‘리버럴’도 아니며 ‘아메리칸드림의 신봉자’일 뿐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며 “이에 대한 비판을 위해서 약간의 개념정리가 필요하다”고 설명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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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유주의’, 즉 ‘리버럴리즘’(Liberalism)은 시민의 사상과 행동에 대한 국가권력의 부당한 간섭을 거부하는 사상”이라며 “그런데 한국 보수진영이 신봉하는 자유주의는 극우·냉전·반공 이데올로기의 틀에 갇힌 반쪽짜리 자유주의였고, 그 이데올로기에 반하는 사상과 행동을 처벌하는 사이비 자유주의였다”고 비판했다.

조 교수는 또 “‘신자유주의’는 자본의 전면적 자유를 허용하고 사회·경제적 약자의 꿈을 무시하는 ‘자유 지상주의’, 즉 ‘리버테리어니즘’(Libertarianism)의 현대판 이론이다”며 “이에 비하여 ‘리버럴’(Liberal)은 전통적 자유주의의 가치를 수용함과 동시에 평등과 박애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사상과 운동을 뜻한다”고 반박했다.

조 교수는 “이는 개인의 자유만이 아니라 사회적 책임·연대를 중시하는데, 미국 극우진영은 ‘리버럴=부의 재분배론자=빨갱이’라는 주장을 구사해 왔다”고 구분해 설명했다.

조 교수는 이명박 대통령의 “새로운 미국의 변화를 주창하는 오바마 당선인과 대한민국의 새로운 변화를 제기한 이명박 정부의 비전은 닮은꼴”이란 주장에 대해서도 “오바마의 대선 공약은 이라크 전쟁 반대와 철군, 자본시장과 금융기관에 대한 감시·감독 강화, 부자 중심의 세수 증대와 중산층 이하 세금 삭감, 공적 의료보험 제도의 확대를 통한 국민의 건강권 증진, 공교육 강화·개선, 북핵 해결을 위한 북한과의 직접 대화 등으로 요약된다”며 “그런데 이명박 정부와 보수진영은 지금까지 이런 정책을 ‘좌파’ 정책이라고 핏대를 세우며 비난하지 않았던가”라고 반박했다.

그는 “현재 정부는 이라크 전쟁 계속 참전, 자본과 시장에 대한 정부의 통제 축소, 1%만 득을 보는 종부세 폐지, 사영리 의료보험 도입을 통한 의료복지의 편차 확대, 사교육 열풍에 기름을 끼얹는 국제중 설립 추진, 대북 강경책 고수 등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며 “이런 분명한 차이가 어찌 정치적 수사로 가려질 수 있겠는가”고 직격탄을 날렸다.

조 교수는 이어 “사실 오바마는 2007년 ‘내셔널 저널’ 조사에서 가장 ‘리버럴’한 상원의원으로 선정된 바 있다”며 “사상적으로나 정책적으로 근친성을 갖는 부시 정부와 찰떡궁합을 과시하던 현 정부와 보수진영은 이런 오바마의 당선에 당황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수진영의 대선 후 반응을 꼬집었다.

그는 “‘친미’를 신조로 삼아 왔으니 미국 대통령을 비난할 수는 없고 그 결과 자기모순적 논리를 구사하게 된 것이다”며 “똑같은 정책을 한국 정치인이 주장하면 ‘빨갱이’가 되고, 미국 정치인이 주장하면 ‘아메리칸드림’이 되니 말이다”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정부와 보수진영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오바마의 정치성향을 견강부회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경제·사회 각 분야에서 거대하게 변하고 있는 세계적 흐름을 겸허하게 배우고 자신의 정책과 행태를 반성적으로 돌아보는 일이다”고 충고했다.

안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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