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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는 저를 보고 웃으세요"

 

 

새해에는 저를 보고 웃으세요"
<오마이뉴스> 독자들께 드리는 방송인 김미화의 송구영신 인사
텍스트만보기   이동환(ingulspapa) 기자   
▲ 열혈 팬인 내게는 김미화씨 모습이 언제까지나 만년 소녀다.
ⓒ 이동환
2005년 한 해 눈 코 뜰 새 없이 바빴던 사람이 어디 한둘일까? 그 가운데 방송인 김미화(42)씨가 있다. 전남편과 관련된 시련으로 무척 힘들었던 두 아이의 엄마. 그러나 작은 거인 김미화씨는 오뚝이처럼 일어섰다.

2003년 가을부터 진행해 온 MBC FM의 시사프로그램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을 반석 위에 올려놓음으로써 그 자신 역시 제 2의 전성기를 맞았다. 그는 현재 방송 3사의 굵직한 프로그램을 다섯 개나 진행하고 있다.

20여 년 이상 순수한 마음으로 좋아했던 팬으로서 나는, 김미화씨가 '오프라 윈프리'를 뛰어넘는 훌륭한 방송인이 되기를 소망한다. 2005년을 보내며 갖는 소회랄까, 왠지 김미화씨가 전하는 덕담이나 희망의 메시지를 들으면 2006년 한 해가 잘 풀릴 것 같았다. 그래서 만남을 약속하고 여의도로 달려가는 내 발걸음은 스무 살 청년처럼 마냥 겅중거렸다.

부정부패 없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어요

12월 7일(수) 밤 8시. MBC 라디오정보센터에서 만난 김미화씨는 식사도 못한 상태였다. 무척 피곤해 보였지만 맑은 웃음만은 여전했다. 무겁지 않게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던 나는 가벼운 농담, 아니 진담부터 던졌다.

"제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여자 넷이 있습니다. 어머니, 아내, 우피 골드버그, 그리고 김미화씨랍니다."
"우피랑 저처럼 입 튀어나온 여자를 좋아하시나 본데 취향이 특이하시네요(웃음)."

시사프로그램 진행자로서 느끼는 어려움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주저하지 않고 "중립성을 잃지 않는 일"이라고 답하는 김미화씨. 2005년 우리 사회를 돌아보며 가장 걱정스러웠던 점이 무엇이냐고 묻자 단호하면서도 약간 격앙된 목소리로 입을 연다.

"우리 사회에 만연된 부정부패가 가장 걱정스럽지요. 그에 따른 불신풍조가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것도 문제고요. 누구, 어디랄 것도 없어요, 제가 느끼기에는! 새해에는 제발 부정부패 없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 문제만큼은 강한 법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사회단체를 통해 두루 좋은 일을 해왔던 김미화씨는 특히 '녹색연합'의 홍보대사로서 환경문제에 관심이 크다. 주부로서, 두 아이의 엄마로서 염려되는 일을 함께 할 뿐 크게 내세울 일은 아니라고 겸손해 한다.

<오마이뉴스> 팬이라고 꼭 밝혀달라는 김미화씨. 바쁜 일정 속에서도 <오마이뉴스>를 찾아 읽고 뉴스스크랩도 빼놓지 않는다고. 일본에서는 밤 9시 메인뉴스 시간에 시민기자가 취재한 뉴스를 방송하는 곳도 있는데, 기회가 되면 그렇게 시민기자가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해보고 싶단다. 실제로 모 프로그램에서 그런 시도를 했는데, 제작진의 거부로 무산됐다고. 그러나 포기하지 않는단다.

▲ 왼쪽, KBS <개그사냥><'TV' 책을 말하다>. 가운데, MBC FM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오른쪽, SBS <재미있는 TV 천국><김미화의 U>를 통해 보여주는 천의 얼굴 김미화.
ⓒ 사진제공 : KBS, MBC, SBS
- 덕담이랄까, 새해에는 세상이 이랬으면 하고 바라거나 소망하시는 게 있나요?
"더불어 살고자 하는 의식이 큰 강처럼 일렁이는 사회가 됐으면 하고 바랍니다. 어려울수록 구세군 모금함이 가득 차고, 가난한 사람들이 남 돕는 일에 더 나서는 사회, 물론 좋지요. 그러나 이제는 가진 사람들이 사회에 기여하고 더불어 살고자 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합니다. 생색내기로 남 돕는 게 아니라, 진정한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정신이 사회 지도층이나 자본가들의 의식 속에 자리 잡았으면 하고 소망합니다. 어려울까요?"

김미화씨는 비정규직 문제라든가, 소외된 계층에 대한 문제의식이 남다르다. 다름을 인정하고 더불어 살기 의식이 사회 전반에 출렁이면 만연된 불신풍조 같은 문제가 줄어들지 않겠냐며 한숨을 쉰다.

"얼마 전에 노회찬 의원을 만나 인터뷰했어요. 의원임기가 끝나면 뭐 하실 거냐고 묻자 사회봉사와 관련된 일을 하며 살고 싶다더라고요. 노회찬 의원이야 감히 제가 보건대 꼭 그러실 분이라고 믿지요. 그렇게 사회를 이끌어가는 영역에 계신 분들이 모두 노회찬 의원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혹시 나중에라도 정치하실 생각이 있냐고 묻자 펄쩍 뛴다.

"저는 영원히 코미디언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제가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 땅의 아줌마들을 대신해서 편하게 뉴스를 전함으로써 부담 없는 공감대를 형성하자는 취지일 뿐입니다. 정치라뇨? 그런 질문 자주 듣는데요. 단호하게 말씀드리자면 언감생심, 꿈도 꾸지 않습니다. 제 갈 길은 이미 정해져 있어요. 저를 보며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웃을 수 있기를, 그것만을 바랍니다."

저는 영원히 코미디언으로 남고 싶어요

현재 두 딸과 친정어머니, 그렇게 살고 있는 김미화씨. 큰 딸이 벌써 중학생이란다. 애교만점인 작은 딸까지, 바빠서 잘 챙겨주지는 못하지만 주말만큼은 꼭 함께 하려고 노력한단다.

"두 딸에게 저는, 자신들 인생에서 스스로 낚시하는 방법만을 가르칠 겁니다. 충분히 공부할 수 있도록 엄마로서 뒷바라지야 해주지만, 학교 졸업하면 자기들 인생 자기들이 개척해나갈 수 있도록, 저는 절대 '충분한 미끼'는 주지 않을 생각이에요. 미끼는 자기들이 마련해야지요. 부모 능력 믿고, 부모 재산 믿고 사는 일부 철없이 행동하는 젊은 사람들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지요. 제 딸들은 그렇게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 KBS의 '개그사냥'을 통해 후배 양성에 꾸준히 애를 쓰시는데요. 평하실 때 보면 너무 후하다 싶을 정도거든요? 요즘 코미디언 지망생들을 보며 느끼는 생각, 그리고 마지막으로 2006년에 새롭게 계획하시는 일이 있습니까?
"요즘 신인들, 저 신인 때나 별반 차이 없어요. 열정과 근성, 그리고 신바람과 끼로 충만한 후배들 보면서 제가 오히려 배웁니다. 평이 후하다고 하는데요. 다른 심사위원들과 달리 저는 그들에게 동종 직계 선배잖아요. 기죽지 말라고 좀 후하게 얘기하는 편입니다. 냉정한 평도 중요하지만 격려도 그때는 아주 중요하거든요. 2006년이요? 특별한 계획은 없어요. 늘 그랬습니다. 매순간 주어진 일에 충실하며 살자는 게 제 생각입니다."

▲ 뒤, 유명 라디오 진행자들의 돋을새김 가운데 김미화씨의 얼굴도 들어가기를 바라는 팬의 소망을 담아 사진 한 컷.
ⓒ 이동환
열심히 살다보니 인정받는 것 같다고 말하는 김미화씨. 지금처럼 사회에 보탬이 되는, 어두운 구석에 빛이 되는 사람으로 남고 싶단다. 지난 2002년에는 기자들이 뽑은 '최고의 선행 연예인'이 되기도 했지만 일회성이 아니라 늘 그렇게 살아오는 모습을 팬들은 알고 있다. 2006년을 맞는 덕담 한 마디 부탁했더니 환하게 웃으며 큰 목소리로 외친다. '순악질여사' 때 '행국아!' 하고 목청 높이던 20대 시절 그 생기 넘치던 목소리 그대로.

"독자 여러분! 건강하시고 부자 되시고, 새해에는 저를 보고 웃으세요!"

12월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모든 분들, 특히 지난 한 해 <오마이뉴스>를 아껴주셨던 독자들께 김미화씨 말씀마따나, 모두 건강하시고 부자 되셨으면 하고 소망합니다. ^^
2005-12-08 14:15
ⓒ 2005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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