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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투쟁, 효과를 보고 있다!" 진짜?

 

 

 

장외투쟁, 효과를 보고 있다!" 진짜?
한나라, 강경노선 일주일째... 숨직이던 소장파, 목소리 낼까
텍스트만보기   황방열(hby) 기자   
▲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한나라당은 `날치기`한 사학법이 무효화되기까지 국회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것은 기정사실"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 원희룡 최고위원이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한나라당이 사립학교법 개정안 강행처리를 국가정체성 문제로 연결시키면서 장외투쟁에 돌입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한나라당은 여전히 강경한 투쟁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각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 장외투쟁에 대한 비판여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개의치 않겠다는 자세다. 오히려 8:2였던 사학법 개정에 대한 찬성과 반대여론이 장외투쟁을 통해 6:4까지 올라갔다며 성공적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의 한 당직자는 19일 오후 "당내에서도 사립학교법 장외투쟁에 대한 여론조사를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여론조사하지 않고 있지만 해봤자 아닌가. 여론이 어떤지 알고 시작한 것 아닌가. 잘못된 법이라고 홍보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고, 지금까지는 성공이라고 자평하고 있다. 사학법개정 찬성과 반대여론이 8:2(사학법 개정안 통과된 9일 포털사이트 여론조사)에서 6:4까지 되지 않았나."

이계진 대변인도 첫 장외집회를 치른 다음 날인 14일 "어제까지는 사학법의 처리에 대해 찬성하는 비율이 82%인 상황에서 출발했으나 오늘 아침에 네티즌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찬성 61%, 반대 21%의 상황으로 나타났다"며 "우리는 대단히 큰 힘을 얻었고, 용기를 갖고 앞으로의 투쟁을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이 당내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제 사학법에 대한 여론이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 한나라당의 설득으로 반전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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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보다 끈질기다는 종교계가 발벗고 나섰지만...

▲ 한나라당은 사학법 개정안 처리에 반발하며 13일 장외투쟁에 나서 서울 명동등지에서 집회를 가졌다. 연사로 방송차에 올라간 전여옥 의원과 송영선 의원이 구호를 외치며 절규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박성민 '정치컨설팅 MIN' 대표는, 사학법 개정 찬성여론이 올라갔다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한다. "어떤 사안이든지 정치이슈화 돼 정치공방이 벌어지면, 내용과 관계없이 각 당의 지지자들이 따라붙는 양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사학법에 대한 1년 전의 여론조사결과도 현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11월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에서 사립학교법 찬성의견은 61.1%, 반대가 36%이었다. 여야의원들의 격한 몸싸움을 거친 끝에 사립학교법이 강행 처리됐음에도 올해 12월 13일 조사에서는 찬성과 반대가 56.4%와 35.5%로 조사돼 큰 차이가 없었다.

여론에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한나라당의 강경파 의원들은 다수의 사학법인을 갖고 있는 종교계의 지원에 고무돼 있다.

종교계 특히 개신교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박 대표의 투쟁을 '압박'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천주교·개신교·불교 등 7대 종단 지도자들의 모임인 종교지도자협의회(공동 대표의장 지관 조계종 총무원장)는 지난 16일 운영위원회를 열고 노무현 대통령이 개정 사학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 줄 것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공동으로 내기로 하는 등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몇몇 의원은 "노동계보다 더 끈질긴 종교계가 움직이고 있다"며 "주말인 17·18일에 각지의 교회와 성당에서 사학법 반대에 대한 설교가 진행되면서 여론반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한나라당이 기대했던 '엄청난'효과는 나타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기총과 함께 개신교계를 양분하고 있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는 개정 사학법을 지지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24개의 사학을 갖고 있는 불교계는 개신교계에 비해 미온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원불교는 19일 "사학법에 대한 국회 결의가 존중돼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게다가 종교 신자들에 대한 여론조사에서도 사학법 찬성의견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내일신문-한길리서치가 16·17일 양일간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5%)에 따르면, 응답자 중 불교신자의 46.0%가 찬성, 37.4%가 반대 의견이었고, 기독교 신자 가운데는 찬성이 56.2%, 반대가 32.7%, 천주교 신자 중에는 찬성이 53.3%, 반대가 34.7%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 속에서 박 대표는 강경투쟁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19일 오전 회의에서도 "지난번 날치기한 사립학교법이 무효화되기까지 국회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것은 기정사실"이라고 못박았다.

원희룡 최고위원과 고진화 의원은 공개적으로 이념논쟁을 매개로 한 장외투쟁을 반대했고, 의원총회에서 "공당이 노조(전교조)를 상대로 싸우는 것은 옳지 않다" "지금 상황은 우리가 빠져나갈 곳이 없는 선택이다, 목표도 분명치 않다"는 발언이 나오는 등 등원론을 주장하는 의원들도 적지 않았으나 박 대표의 강경론에 지난주까지는 목소리를 낮췄다.

소장파들의 선택은?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을 위한 학부모회를 비롯한 45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사립학교법 개정과 부패사학 척결을 위한 국민운동본부'가 14일 오전 염창동 한나라당사 앞에서 사학법과 전교조에 대한 색깔공세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이처럼 강경한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한나라당 소장파 그룹인 '수요모임'은 오늘(20일) 오전에 모임을 갖고 현재의 장외투쟁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한 소장파 의원은 "지난 주초에는 박 대표가 워낙 강경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원내대표단도 '우선 1주일만 가보자'고 해서 따라가는 분위기였다"며 "그러나 비판여론이 높고, 비판여론이 높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대로 계속 갈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다른 의원도 "한참 싸우는 중에 다른 얘기를 하게 되면 책임을 지라고 할 것이고, 지금같은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해봐야 변화가 없을 것 같아 의원들이 말을 안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 때문에 박 대표에게 다 넘기는 대신 그에 따른 책임도 지도록 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재섭 원내대표는 이와 별개로 장외투쟁 등 현재의 대응전략에 대한 의원들의 반응을 취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번 결정한 사안에 대해서는 좀체로 고집을 꺾지 않는데다 특히 국가정체성을 거론한 사안에 대해서는 더욱 강경한 태도를 보여온 박 대표가 유턴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한나라당은 19일 부산집회에 이어 오는 22일 수원, 23일 인천에 이어, 27일에는 대구, 28일 대전, 29일 서울에서 장외집회를 계획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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