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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 유다복음, 기독교 질서 뒤흔들 뜨거운 감자인가

 

 

 

외전 유다복음, 기독교 질서 뒤흔들 뜨거운 감자인가
에수의 지시로 유다가 배반했다는 기술에 대한 논쟁 격화
입력 :2006-04-07 11:00   뉴스앤조이 방철섭 기자
최근 실전(失傳) 되었던 것으로 알려진 유다복음이 공개될 예정이어서 논란을 부를 전망이라는 보도를 보았다. 유다복음은 30년 전 이집트의 골동품 시장에 나온 것으로 지금 스위스 메세나 고(古) 미술재단이 소장하고 있는 것인데 그것을 4월 6일 공개하기로 한 것이다. 이번에 공개되는 유다복음은 1-2세기 경 이단인 영지주의(Gnosticism, 靈知主義)의 한 분파인 가인 파(Cainites)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원래 그리스어로 된 것을 4세기 당시 이집트에서 사용되던 콥트어로 번역해 파피루스에 적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유다복음은 주후 2세기경 예수의 성육신 사건과 육체적 부활 부정했던 영지주의라는 초대 교회의 이단 종파가 복음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으로 정경은 물론 외경에도 들지 않는 신빙성 없는 문서에 불과하다. 그런데 공개된 유다복음의 내용 가운데 관심을 끄는 것이 있다. 그것은 “그의 배신이 없었다면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지 않으셨을 것이고 인간을 구원하시겠다는 하나님의 계획이 완성되지 못했을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와 관련해 두 가지를 생각하고자 한다. 첫째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처형당하기 위해 유다의 역할은 필수적이었는가 하는 것이고, 둘째는 하나님의 주권이 인간의 자유 의지와 관계없이 무작정 따라가게 되는가 아니면 그렇지 않은가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하나님의 주권과 인간의 자유 의지와의 관계를 설명해 보고자 한다.

첫째 생각할 것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처형당하심에 있어서 유다의 역할이 필수적이었는가 하는 점이다. 유다복음서의 주장대로 만일 유다가 없었다면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 사역이 성취될 수 없었는가 하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유다의 배반 여부에 관계없이 인류 구속 사역을 얼마든지 이루어 가실 수 있는 주권적인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 있을 수 없는 가정(假定)이지만 만일 유다가 예수님을 배반하지 않았을 지라도 하나님은 다른 방법을 통해서 인류 구속 사역은 성취되었을 것이다.

창세기에 나오는 요셉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이런 질문을 할 수 있다. 요셉을 높이시겠다는 하나님의 계획(창 37:5~11)이 요셉의 형들의 음모와 보디발의 아내의 모함이 반드시 필수적이었는가 하는 것이다. 이 역시 그렇지 않다 그들의 악역은 요셉을 높이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가 아니었다. 만일 요셉에게 훈련이 필요했다면 하나님께서는 그들 말고 다른 사람을 사용하실 수 있고, 다른 방법을 얼마든지 사용하실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계획이 사람의 결정에 따라 좌지우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둘째로 생각할 것은, 하나님이 주권과 인간의 자유 의지와의 관계이다. 하나님이 정하신 것은 인간의 자유 의지와 관계없이 무작정 따라가게 하시는가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유다는 하나님의 계획에 의해 악역을 하기로 예정되었고 그 예정에 따라 그저 악역을 했을 뿐인가 하는 것이다. 요셉의 형들이 요셉을 종으로 판 것은 하나님의 예정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나 하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그들은 하나님의 예정 때문이 아니라, 그들 자신의 자유 의지로 선택한 사항이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에게 선택할 수 있는 자유 의지를 주셨고 그들은 자유 의지로 그 일을 선택 한 것이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주권과 인간의 자유 의지는 어떤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는가? 한 가지 사건은 하나님의 주권 가운데 이루어지는 일기도 하면서 한편 인간의 자유 의지 가운데 선택된 사건이라는 것이다. 벌카워라는 학자는 이런 말을 했다. “요셉의 형들은 머리를 짜내 계교(計巧)를 꾸미고 그것을 실행에 옮겼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 악하고 질투심 많은 그들의 행위를 통해 지평을 밝게 비추셨다” 카슨은 말하기를, “요셉의 사건은 한편 인간에게서 나온 것이지만 다른 한편 하나님께 로서 나온 것이다. 사람들은 하나님의 백성을 해치기 위해 악한 행위를 할지라도 하나님은 그것을 통해 선을 이루신다. 그것은 사람의 일이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하나님의 일이다”라고. 이는 요셉의 말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당신들은 나를 해하려 하였으나 하나님은 그것을 선으로 바꾸사 오늘과 같이 만민의 생명을 구원하게 하시려 하였나니” (창 50:20).

하나님께서는 인간으로 자유 의지를 따라 행하게 하시면서도 의도하신 목적을 이루어 가신다. 하나님은 사람의 마음을 보(褓)의 물과 같이 움직이신다고 했다. (잠 21:1) 때로 하나님의 주권은 인간의 마음속에 개입하셔서 하나님의 계획을 성취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결정하고 행동하게 하신다. 하나님께서는 사람으로 인해 하나님의 계획이 그르치는 것을 방관하지 않으신다. 그럼에도 하나님께서는 이를 강제로 행하게 하시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 하게 하신다.

성경에는 인간이 하나님의 예정 때문에 로봇처럼 움직인다고 하는 표현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자유 의지를 가지고 선택한다. 선악과를 따먹은 아담과 하와의 선택, 동생을 팔아 넘겼던 요셉의 형들의 선택, 예수님을 사형 언도했던 빌라도의 선택, 그리고 예수님을 팔아넘긴 가룟 유다의 선택 역시 모두 자신의 자유 의지를 가지고 선택한 것이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 사역에 있어서 유다가 나름대로의 역할을 했다고 하는 것은 선정적인 주장에 불과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말하고 싶은 것은 우리는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한계가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바실 맨리는 “이(하나님의 주권과 인간의 자유의지의 관계)는 신비에 해당하는 일이다. 성경은 신비에 대해 설명하려 하지 않는다. 신비는 더 높은 차원의 계시나 조명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시편 50편 21절을 보면 “내가 나를 너와 같은 줄로 생각하였도다”는 말씀이 있다. 하나님은 인간과 같지 않으시다. 우리는 하나님의 일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는 분명 인간으로서의 한계가 있음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하나님의 주권과 인간의 자유 의지의 문제에 대하여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의 자유 의지를 가지고 선택하게 하신다. 그럼에도 이 모든 일들이 하나님의 계획대로 이뤄지도록 섭리(攝理)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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