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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운동일기의 시작

 

0.

언젠가부터 '글좀 써야하지 않겠어?'라는 말을 종종 듣게 된다. 뭔글을 쓰래?? -_-;;;

씨껍한 반응을 보이곤 했는데.. 평화운동을 하고자 하는 나에게 운동에 관한 기록을

남기는 일은 어쩌면 쉽게 주어지지 않는 권리이자 의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제 정말 무언가 본격적으로 시작해보고픈 마음에 이 곳을 열었다. 사실 블로그에 매우

적응이 안되는 것이 사실이다. 불편하기도 하다. 아직은....

 

하지만 굳이 또 이 곳을 열었던 이유는 소통의 욕심일게다.

나도 한때엔 막내 특유의 기질때문에 만나는 사람들마다 내 사람을 만들고싶어했고

인사를 안하는 사람이 있으면 견딜 수가 없었다. 모든 관계가 쉬웠고 즐거웠다.

하지만 그런 쉬운 관계맺음은 생각보다 많은 아픔을 남긴다는 것을 깨달았다.

공허함을 깨달았다. 그래서 그 뒤로는 그런 관계맺음의 즐거움은 그닥 즐기지 않는다.

 

사람을 만나는 일은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아마도 그래서 관계는 쉽지않은 것이고

위대한 일인지도 모른다. 집중해서 누군가의 이야기에 귀기울여야 하고 신중해야하고.

물론 모든 만남이 그런 것은 아니다. 눈빛만으로도 알 수 있는 관계가 만들어진다.

개XX 욕 한마디에도 모든 걱정과 격려의 인사를 전할 수 있는 관계가 만들어진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이라도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만남은 사절이다. 기력이 없다. ㅋㅋ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소통하고 성장하는 활동가가 되는게 나의 목표였는데. 지금은

그럴 수가 없다. 어딘가를 나서는게 아직은 자신이 없다. 그래서 나만의 동굴에 움크려

앉아있지만 그래도 언젠가 날개 활짝 펴고 세상속으로 날아가 사람들을 만나는 준비를

하고있는 것이다.

 

1.

얼만 전에 아주 많이 괴로운 시간이 있었다. 예전같으면 어찌할 바를 모르고 누군가를

찾아 매달려 엉엉 울고 그랬을텐데.. 언젠가부터 내 안에 쌓여가는 내공으로 몇분만 견디면

진정이 되는 슬픔과 고통의 감정을 혼자 달래게 되었다. 내 자신을 괜찮다 괜찮다 다독이면

이제 정말 괜찮아진다.

 

어쨌든 내 자신을 다독이며 내 자신이 참 회색분자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난 내가 속한

공간들 속에서 잘 섞이질 못한다. 아니 어쩌면 너무 잘 섞이는데 색깔이 너무 다른 공간들

속에서 내 정체성을 상실해버렸는지도 모른다. 난 쉽게 나의 생각을 밝히지 않는다.

대부분 듣고 동의하면 그냥 그렇다하고 다른 생각이면 말을 안하고 만다. 논쟁하는게

귀찮기도 하고, 상대방의 고집이 전혀 변화의 여지가 보이지 않으면 대부분 말하기를

포기한다. 그래서 어딜 가나 난 참 외로와진다. 정말 즐겁고 정말 힘이 되고 정말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공간과 관계들에 감사하면서도 쓸쓸해진다. 

 

담배나 다시 물어 하루종일 한숨이나 벅벅 쉬고싶어지기도 했는데 역시 그건 아니다.

(뭐 사실 여전히 내 자신을 위로할 수 있다면 딱히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땅에겐 미안하겠지만. 나무에겐 미안하겠지만. 아주 잠시라도....)

 

잃어버린 나의 색깔을 다시 찾고싶어졌다.  심호흡하고 부딪힐 다짐을 하였다.

무식함이 자랑스러웠던 그때의 나로.

그래서 모든 관계와 모든 일들이 즐겁기만 했던 그 때의 나로.

 

 

2.

저 멀리 훨훨 날아가고 싶다. 하늘내음 가득 내 몸에 담고 사람들을  만나고싶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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