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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고 또 버리기

 

0.

많이 버렸다고 믿고 있었다. 내 인생엔 해도 해도 절대 안되는 것들이 너무 많다고.

그래서 항상 버리고 또 버려야 한다고 다짐했었다. 잘돼도 그만 안돼도 그만.

너무 많이 기뻐하지도 너무 많이 슬퍼하지도 않으리라 다짐했었다.

그런데 아직은 아닌가보다. 아직도 버려야 하는게 너무 많은가보다. 내가 어린가보다.

 

1.

미국에 가는 일정이 취소되었다. 설마 미국에 못가서 슬플리가 있나? 아니다. 상관없다.

오히려 이것저것 쫓기는 일들이 있었는데 마음은 더 느긋해지고 좋다. 근데 가고싶었다.

활동의 기회였고, 하루하루 견디어내는 이 곳에서의 생활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자꾸 눈물이 난다. 내가 미국에 가지 못하는게 나때문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냥 황당해서 자꾸 눈물이 났다. 원망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는데 자꾸 원망스럽다.

사람이 살면서 존재 자체가 누군가의 인생에 걸림돌이 된다면 그 얼마나 비참한 일일까?

누군가때문에 무언가를 못하게 된다면 너무 억울하고 슬픈 일인데 왜 나에겐 자꾸 생길까?

 

2.

아직 내 인생에 욕심이 남아있었나보다. 묵묵히 행운도 불행도 받아들여야 하는데...

이번 생애에는 기쁨보단 슬픔이 많으니 억울해하지 않고 받아들이기로 했는데.

아직은 안되나보다. 재수 더럽게 없는 년. 복도 지질이 없는 년. 되는 일이 하나도 없구나.

도망치려 해도 도망칠 수 없는 질기고 더러운 내 운명이 자꾸 억울하기만 하다.

 

착한 사람이 될 생각도 없다. 좋은 사람이 될 생각도 없다. 행복할 생각도 없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내 인생은 정말 지랄맞다.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 아~ 정말 개같은 세상이다. 개같은 내 인생.

결국 또 이렇게 하루하루를 견디게 만들고야 마는구나.

마음 속에 자꾸 미움만, 분노만 만들어가고야 마는구나.

 

그래. 버릴게 더 이상 없을 때까지 갈기갈기 나를 찢어봐라. 견디고 또 견딜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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