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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목민의 기록되지 않는 역사를 기록할 필요가 있을까? 역사는 제국과 더불어, 제국적 국가와 더불어 발생한다고 한다. 자신이 이룩한 사건들을 무화되지 않도록 하는 것으로서. 그렇다면 지나온 시간들을 무화시키기 위해 기록하는 방식도 존재할까? 정착민의 기록을 지워나가기 위해, 거기에 붙은 위엄과 가식을 깨뜨리기 위해, 현재를 살기 위해 과거를 망각하기 위한 글쓰기란 어떤 방식으로 존재할까.
과거에 대해 오직 철저한 패배와 실패만이 있다는 것만큼이나 현재에 대한 강한 긍정은 없어 보인다. 그렇게 자신있게 천명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삶이 끊임없이 고유한 속도로 역사를 만들어가야만 할 것이기 때문이다. 기록 그 자체가 하나의 클리나멘을 형성하는 글쓰기가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 노마디즘, 12징을 읽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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