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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가 내린다.
웬일로 아침 일찍이 깨어나서는 후다닥 머리를 감고 옷을 챙겨 입고 눈썹을 그리고
얼른 연구실로 나왔다.
카페 손님들은 세미나실로 쫒고 챙겨온 CD를 크게 틀었다.
그리고 폴짝거리며 땀나도록 댄~스.
확실히, 계절이 오고 가는 일만큼 내 몸을 다시 느끼게 하는 일도 없다.
땀을 빼고는 갑자기 추워져 연구실에 있는 담요를 위 아래로 두르고 끙끙거리는 중이다.
그러다가 갑자기 생각났다,
빈집 옥상.
아, 빈집 옥상에 상추 심었나?
봄비가 오기 하루 이틀 전에 씨를 쏘ㅑ악 뿌려야 되는데.
그래야 봄비 먹고 크는데.
몇일 전부터 허브 심을 궁리도 한층 커진다.
이사짐도 싸야 하고, 재활용센터에 가전제품도 넘겨야 하고
책도 읽어야 하고 숙제도 해야하고 카페 일도 해야하고 피자매도 해야하지만
씨앗을 뿌리는 일만큼은 때를 놓쳐서는 안되는데.
몸이 근질근질할 때부터 알아차렸어야 하는데
콧속이 말라 따가울 때 흙 속도 말라있고
요 때 씨를 미리 흙에 넣어주면 봄비가 오자마자 나처럼 춤추면서 싹을 틔웠을 거 아닌감.
벌써 비가 내리고 있다. 흠.
담주에 한 번 더 살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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