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회상과 새해의 다짐.

2010/01/03 23:50

 

 

 

 

동영상을 듣다가,  블로그에 글을 올리면 조금더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을 받을수

 

 

있을것 같아서 이렇게 들어왔다.

 

 

 

 

2010년, 난 29살이 되었다.  여자들이 가장 두려워한다는 나이, 30을 1년 남겨두게

 

되었다. 그것에 대해서 나의 기분은 어떠냐면 글쎄...

 

' 서른이 별거니? 난 그런거에  초연 한사람이야'   하고 대범한척 생각되기도하고

 

동시에 서른이 가까이 되는 나이까지  아무런 소득없는

 

생활을 해왔다는 것에 대해서 내가 대단히 태만하고 무능력한 사람처럼 생각되는 순간도

 

분명히 있다.  그 어느쪽도 완전히 틀린말도 맞는 말도 아니지만,  한쪽으로만 경도되어

 

 자신을 인식하느니 차라리 아무생각없이 사는 것이 훨씬 좋은 거 같다.

 

 

 아무튼 이나이까지 아무것도 한게 없다는 것만 빼면 30대는 참 아름답고 괜찮은

 

 시기인것 같기는 한데... 피어나는 시기인것 같다.  적당히 마음의 여유도 생기고.

 

 아, 그러나 이건 다 돈이 있고 일이 있을때 아름답고 피어날수 있지... 아니면

 

 정말 마음의 여유란 있을수 없겠다ㅠㅠ

 

 

 

 

 

 

글쎄, 너무 자족적인 위로일지 모르겠지만. 나의 20대가 좌충우돌 도전과 실패 그리고

 

지난하게 느껴질만큼  불안정함에 휩싸여 있을수밖에 없었던건 당연한 결과

 

 라는 생각이 들며, 나는 그것에 대해서 나를 별로 비난하고 싶지 않다.

 

 

  10대때까지 청소년이라는 이유만으로 종교와 가족문제 그리고 내가 속한 집단에 대해서

 

  어떤 구체적인 행동개시나 해결책을 모색해보지도 못한채,  억압적으로 역할수행

 

 을 강요하는 부모님과 학교사회에서 살아왔다.  그러다가 완전히 기독교적 세계관을

 

  버린것이 19살이었는데, 다들그렇겠지만 평범하면서도 큰 패러다임의 변화였던거

 

  같다.  무언가를 의심하여도 된다는 것은 그야말로 삶을 인식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어

 

 놓았으니 말이다.

 

 

 

 노동과 가사일에 치인 스트레스에  일주일에 한번,어쩔때는 그보다 빈번하게 혹은 뜸하게 히

 

스테리를 부려서 때로 히스테리 없이 지나가면 오히려 조마조마하게 만들었던 어머니는

 

 내가 나이가 들어가고  대학에 들어간 이후로 꽤나 많이 여유로운 성격으로 변했고

 

 폭언이나 설득력없이 느껴지는 통제도 거의 하지 않는 방향으로 변했다.

 

( 물론 여성학을 배우고 머리도 굵어진 내가 어머니를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방식

 

 이 변해서 그런것도 있겠다만.)

 

 

 

 갑자기 주어진 자유속에서 나는 이제, 내가 어떤인간으로 살아갈것인가, 어떤 집단에서

 

 살아가고 싶은가, 무엇을하고 살고 싶은가를 정해야 했다.  나의 부모의 장점이라면

 

 엘리트가 될것을 기대하기는 했으나, 자식의 능력에 비하여 불가능하거나 비현실적인

 

 것을 요구하지는 않았다는 점이었다.  자식이 딱히 잘나지 않은것을  무리하게

 

 타박하지는  않았고,  부모가 생각하는최소한의 마지노선만 넘으면

 

 그 이상은 잘 하겠지 하고 믿어주는 면도 있었다.

 

 따라서 나에게 대학에 들어간 이후에 적당한

 

 자율성을- 사실상 또래 여자들에 비하면 무한하다고 할수도 있는- 주었고

 

밥벌이하며 전문성있는 직업을 가질수만 있다면 그게 좌빨이든 뭐든 나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사실 설사 무리한 역할수행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내가 스무살이전

 

 까지 살아왔던 것과 비슷한 세계에서 그런사람들과 살아가고 싶지 않았다.  (내가

 

 고등학교때까지 친했던 친구들, 그리고 그 친구들이 지금 살아가고 있는 삶을 보면

 

 간혹 그 안정감이 결여된 내 삶이 춥게 느껴질때도 있지만,  사실 난 가슴을 쓸어내린

 

 다.  " 내가 저렇게 살지 않아서 너무 다행이야"  하면서. ) 그리고 도저히 그렇게

 

 살아갈수가 없었다. 나는 폭발할것만 같은 것을 다져넣으면서 십대의 마지막까지

 

 고요하게 참아냈고 그 이후로는 이제 삶은 내것이 되었고 그렇게 살지 않기로

 

 서서히 키워져서 나도 모르게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물론 그러는 과정속에서는

 

 자기 욕망과 주장을 제대로 표현할줄도 모르고 오징어처럼 눌려만살았던 나를

 

 잡아늘려서 펴왔었다.

 

 

 

 

  표면만 바뀌었지 가치관과 요구되는 인간상은 고등학교와 다를것이 없는 대학이라는

 

 공간에 도대체 부적응했던것 같다.  물론 좋기도 했다.  본질적으로 비슷하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그래도 다르게 살기위해 노력하는, 그리고 다른 틀을 알려고 하는

 

 흐름들이 있었다.  (이건 꼭 운동권/ 비운동권을 말하는 건 아니다) 적어도 질문과

 

 해명을 하려고 하는 것자체가 이상해보이지는 않는 사회였으니. 

 

 

 사실 좀더 용감했어야 했는데, 그리고 세상을 안살려고 작정한 것이 아니라면 좀더

 

 나자신을 아껴주고 포기할건 포기하는 법을 배웠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해서인지

 

 적성과 능력에 꼭 맞는다고 할수 없는 진로를 택해서 인생에서 지체되는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물론 올해 2차 합격을 하면 이제 끝인거 아니냐 라고 볼수도

 

 있고 그게 사실 가장 큰 문제이긴 하지만, 합격을 한다고 해도 사실 밥벌이 용이지

 

 내가 그 일을 아주 잘하고,  즐거워할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내년에

 

 이 짐만 벗어던지게 되면 일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진로탐색을 하면서 틈틈히

 

 꽤 오랫동안 끊어졌던 제대로 된 공부라는 것을 하고 싶다.  거창할것도 없이

 

  방통대나 혹은 연구소강의 등으로 세미나등을 함께 하는 것도 좋고.

 

  20대에는 발산을 했으니 30대에는 수렴을 하는 의미에서 세상에 대한 내 궁금

 

  증을 구체적으로 밝혀볼수 있는 앎은,  그리고 그 틀이나 도구가 될 수 있는 학문

 

  의 도구는 어떤것인지 알아보고 싶다.  너무 열심히 하고 싶지도 않고, 대충하고 싶

 

 지도 않다. 하는 만큼 많이 느낄수있도록 사회경험을 많이 했으면 한다.

 

 

 

 30대에는 결혼은 할수도 있고 안할수도 있겠지만 가족과는 좀 거리를 둘 수 있었

 

 으면 한다.  올해에는 절대 이루지 못할 소망이니 접었지만.  지금 와서 나의

 

  패밀리가 나에게, 내가 할일만 제대로 하면 날 크게 터치하지는 않겠지만, 

 

  사실 나는 자식으로서 최소한의 역할수행만 하고 물리적 심리적 거리를 두는것이

 

  내가 후회없는 삶을 사는데에 좋은 환경을 형성하게 끔 해준다는 걸 느낀다,

 

  

 

 나라는 사람이 가까이 있으면 가까이 있는만큼 혼자된 어머니에게 잘 해야 한다든지

 

  또는 그녀의 기대에 좀더 부응하면서 그 대가로 떨어지는 떡밥(?)으로 약간 몸을

 

   편안해지게 하고 싶다든지 또는 안착하는것이 맞는지 하는 갈등이나 의문을

 

  조금도 가지지않고 무소의 뿔처럼 갈 수 있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 현재  가족들과

 

   꼭 떨어져 사는 것은아니더라도, 가정외적으로 내가 의미를 둘 수 있는 공동체에

 

  심리적인 중심을 두고 싶다.  또 그렇게 함으로써 내가 잃어야 하는 것이 있다면

 

  과감하게 잃고 싶다.  모두에게 잘하려고 하다가 누구에게도 잘하지 못하는

 

   어정찐 인간이 되고 싶지 않다. 

 

 

   대단히 멋지게 살지는 못하더라도, 괜찮게 배우고 가질수 있는 작은 것들을

 

  놓치지는 않으려고 하며 제대로 판단하며  성실히 살거다.

 

   그렇게 살았으면 한다.

 

   그리고 또 하나 생각나서 덧붙이는 것은, 30대에는 내 마음을 채우는 사랑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으면 한다.  소통할 수 있는 사람과 교제한다는 것이 어떤건지

 

   진정모르겠으므로, 알게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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