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연애사

2009/12/26 13:53

 

 

 

 

남의 연애사에는 신경쓰지 않는 편이다.

 

 

물론, 이건 오래되지 않았다. 한 1년전부터인가. 남의 연애사에 신경쓰지 않는게

 

내 마음에도 그리고 상대에게도 좋다는 걸 알고서 친구건 누구건 물어보지도

 

않고 깊이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그래도 가끔 눈에 보이기는 한다.  이건 왠만하면 나 말고 다른 사람도 알수 있는

 

거긴 하겠지만. 

 

누가 누구한테 목매고 있는지,  누가  '땜빵용'으로 상대를 붙들고 있는지, 

 

그 커플은 정말 결혼은 하면 안되는 커플인지,

 

저 정도 사람이면 그래도 참 좋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건지.

 

저 커플은 언제쯤 깨질건지. 저 커플은 둘이 맞는지 안맞는지'

 

 

(확신할수는 없지만 짐작하는 확률은 높아진다는 것이다)

 

 

나처럼 별볼일 없는 연애사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그 경험들은 사람을

 

배우는데 있어서 참 좋은 소스를 제공했다.  한사람 한사람을 긴시간

 

짧은 시간 접하면서 나는 사람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보게 되었고 특히

 

이성에 대해서 놀라울만큼 무지했던것을 많이 해소했다.  나자신의 약점

 

과 강점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고, 나에게 맞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도

 

상당히 잘 알게 되었다.  애정관계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데 있어서도

 

어때야 하는 지를 잘 가르쳐준것이 연애경험이였던것 같다.

 

 

그리고 아직 나도 내가 바라는 그런 인간상에 도달하고 있지는 못하고 있고,

 

그에 관하여 나약함에서 나오는 껄쩍지근한 실수들도 했었기 때문에 더 잘알게 된

 

사실이긴하지만,

 

 

관계는 시작할때의 정열이 중요한것이 아니라 그 관계가 끝날때의 상대에 대한

 

예의가 중요하다는 것을 늘 염두에두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예의를 지킨다는

 

것을 욕설이나 비난없이 끝내는 것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단순한

 

'부작위' 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원하는 방식으로 내 마음을 전달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상대가 원하는 방식에 대해서 많이 고찰해보고, 그리고

 

상대에게 내가 그만큼 많이 고민했음을 전달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로 인하여

 

내가 상실감이나 두려운 상황에 노출되더라도 그정도는 감당할수 있을정도로

 

담대한 마음을 갖는 것이다.

 

 

오늘 아침에는 상대가 좋아졌다가 저녁에는 권태로움을 발견하고 싫어질수도 있다.

 

사귀기전에는 상대에 대해서 아무리 잘 파악하려고 해도 도사가 아닌이상 잘

 

파악할 수 없는 부분이 있고 특히나 별로 경험이 없을수록 더우그렇다.

 

행복하지 않을때는 관계를 깨야하고 그것은 아무리 정중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더

 

라도 상대에게 상처를 줄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나라는 사람이

 

' 당신이란 사람이 원하는 방식으로, 그리고 내가 당신이라면 감당할수 있으리라고

 

생각되는 방식으로'

 

이별을 고하려고 노력하였다는 사실을 상대가 안다면

 

 

시간이지났을때 그 노력의 유무에 따라서 그 관계는 다르게 기억되지 않을까.

 

 

 

 

반대로 상대가 나에게 감정의 종말을 고했을때에, 그게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해도 일부러 나에게 나쁜 방식으로 그리하지않았으리라는 것을 염두에 두는것이다.

 

상대는 내가 상대를 좋아했던것과 다른 감정의 체계로 나를 원했을수 있고, 그 감정의

 

체계는 내가 짐작할수는 있지만 내가 그 사람이 아닌이상 완벽히 파악할수는 없는

 

것이다. (물론, 사람마다 비슷한 양상을 가지고 있으니 '일반화' 할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나는 사람을 만나고 감정을 갖는데 있어서 '무거운 진실' 을 요구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그것을 어느정도 지킬 의향이 있다. 그 말은 그것이 어느정도 지켜지지 않으면

 

나에게 관계의 행복이나 쾌감도 사실 별로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나도 앞으로 어떻게 변화될지 모르지만, 큰 틀은 크게 바뀌지 않으리라 본다.)

 

그러나 연애라는 것은 사람들마다 언제나 다른 모드로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은 '언제나, 누구든지, 어떻게든'  무슨 행동이든지 할수 있는 것이다.

 

그게 겉에보이는 그 사람의 양상과 다르다고 해서 대단한 모순이라고 할수 있는건

 

아니다. 인간 스스로의 내면에 있어서는 굉장한 모순이 아니라 어떤식으로든지

 

다 설명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주변에 그다지 행복하진 않은 방식으로 만남을 갖는 사람에 대해서 너무

 

안쓰러운 마음을 갖지 않게 되었다. 어떻게든 나보다 나은 방식으로 극복하는 역량

 

을 갖고 있으리라고 그냥 믿어주고 너무 코멘트 하지 않는게 오히려 도와주는 것인거

 

같다.  따라서 그 변변찮거나 교활한 상대들에 대해서도 그닥 분노하지 않게 되었다.

 

어차피 세상은 여러가지 방식으로 상대에게 폭력을 행사하게끔 되어있는데 연애라고

 

해서 예외가 될리가 있나. 나라고 해서 폭력의 대상이 절대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는

 

데 어쩌다 가끔 그랬다고 해서 분노하는 건 어찌보면 너무 어리다.  세상에는 먹고살기

 

위해서 매일같이 감정의 폭력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숱하게 많다.

 

 

이런, 너무 '남의 연애사' 처럼 말하고 있군.

 

'내 연애사'  가되면 지금처럼 말 할수 있을런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 문제에 있어서 갈수록 나라는 사람이 나아지고 발전할수만

 

있다면 나는 만족한다.

 

 

 

어쨌든 다 자기가 감당하기 나름이고 혹시 도움을 요청한다면

 

언제든 기꺼이 도와줄수 있다는 것만 알아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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