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하와 얼굴들, 의외의 성공.

디지털 시대의 아날로그 백일몽 

 

장기하와 얼굴들, 의외의 성공 <별일 없이 산다>

 

 

 

*이 글은 2008년경 싸이월드에 도토리를 댓가로 짧게 끄적거렸다.

 


  실히 의외였고 확실히 난리였다. 인터넷 포탈에는 장기하와 얼굴들에 대한 논쟁들이 오고갔고 팬덤이 형성되었다. 입소문은 빨리도 퍼졌고 공중파 매체들도 매우 독특한 그들에게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싸이월드 BGM에서 그의 판매고 역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보였으며 그의 싱글 <싸구려커피>는 솔드아웃현상을 보였다. 2008년 끝에 쏟아지는 인디에 대한 비상한 관심, 우리는 이것을 옆에서 봐야하나 아래서 봐야하나 혹은 눈을 감고 봐야하는걸까?

 

 


 

싱글 <싸구려커피>, 잘 간직된 향수와 이미지 텔링의 독창성

 

 

참신한, 확실히 재미있는, 하지만..

 

  기하와 얼굴들의 노래들은 확실히 참신하게 들린다. 그리고 확실히 재미있다. 하지만 장기하의 스타일로 말하자면 '가만히 듣고 있으려니 참신하지만 참신하다고 하기에는 이건 뭔가 아니다 싶어. 확실히 재미있지만 이건 뭔가 아니다 싶어 계속 듣다보니까 아우 화들짝 놀라..'  뭐 이런식이다. 이제 정리해 보자. 그리고 핵심만 말해보자. 확실히 장기하와 얼굴들은 과대평가 되고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지지는 있으나 평가는 없다(하긴 요즘엔 누구도 평가하지 않는다. 인기와 관심이 곧 평가이다, 지독한 파시즘의 논리) 팬덤의 지지와 평가는 분리되어야 한다.

 

  안하게도 장기하와 얼굴들의 음악은 전혀 새롭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매체에서 떠들어 대는 것 처럼 인디계의 서태지라고도 불리는 건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서태지의 데뷔를 이해하는 맥락이 단지 대중이 보였던 새로움에 대한 관심으로 치부하는 것은 너무 피상적 이해다) 장기하와 얼굴들의 음악은 오늘날 한국 대중음악의 특수성 상 새롭게 인식된 것 뿐이다. 그 이유를 단순하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한국의 대중음악은 70년대 그리고 80년대 청년문화로 부터 계승되어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90년대 부터 단절된 뒤에, 특정 시기마다 한 가지 성공모델을 트렌드로 지정하고 그것을 향해 기형적으로 상품양산되는 풍조를 보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70년대와 80년대의 유산을 자신의 언어로 소환하는 장기하와 얼굴들에게 느끼는 기시감적 이미지가 마치 새로운 것인냥 받아들여 진다.

 

 


 

새로울 것은 없었지만 훌륭한 시작 지점 <별일 없이 산다>, 달은 차올랐다. 가면된다.

 

 

장기하와 얼굴들, <별일 없이 산다>의 의미

 

  에 제시한 필자의 견해는 장기하와 얼굴들을 평가 절하 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현상에 관해 정확히 이해하고자 함 이다. 장기하와 얼굴들 그리고 그들의 음악은 분명 우리에게 제법 무거운 의미가 있다. 그는 70년대와 80년대 청년문화의 유산을 절대로 불필요한 것으로 여기지 않았다. 그것은 장기하와 얼굴들이 잘 표현해 내는 한국적 정서와 진솔함으로 직결되고 있다. 이런 부분에서 장기하와 얼굴들은 크라잉 넛, 달빛요정 역전 만루홈런 등의 뮤지션과 같은 장점을 공유하고 있다. 장기하와 얼굴들은 데뷔앨범 이전에 싱글활동으로서 대중들로 부터 이미 향수와 독창적 해석 능력에 대한 검증을 해낸 것이다. 

 

  기하와 얼굴들의 <별일 없이 산다>는 매우 훌륭한 출발 지점이다. 이제부터가 진짜 그들의 시작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보다 정확하다. 지금까지 자신이 보여준 7,80년대의 유산과 독특한 작법을 앞으로 어떻게 풀어나가고 발전 시킬지 무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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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26 21:27 2010/04/26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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