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아 아리(India Arie)의 네 번째 정규앨범

 

사랑과 정치에 관한 증언,

혹은 오바마 시대의 어떤 군주론

 

 

* 이글은 2008년경 싸이월드에서 도토리와 바꾸려고 게시했던 짧은 글이다.

 

 



 

  디아 아리의 네 번째 앨범이 공개되었다. 그 외형은 보다 매끄러워졌고 속은 더욱 사려 깊었다. 주목할 만한 앨범이 뜸한 1월과 2월이 될 뻔했으나 인디아 아리는 이러한 우려는 커녕 범작의 수준을 넘어 의기양양하게 2009년을 통틀어 최고가 될만한 앨범이라고 조심스럽게 언급될 만한 결과물을 양손에 쥐고 복귀했다.

 

 

보다 솔직해지자 

 

  80년대의 락은 동시대의 힙합, RnB, 소울 등에게 많은 것을 배워야 했다. 백인청년들은 뉴욕과 LA의 하드코어 언더씬의 빈곤하며 분노해 있는 소수의 청년들을 제외하고는 사회성과 동시대성을 망각하고 있었다. 그것은 묘하게 당시의 냉전을 자신의 승리 쪽으로 기울인 부유하고 강한 미국과 높은 경제성장 속에서도 내부에서 부패하고 있던 일본의 경제적 거품을 동시에 닮고 있는 양상이었다. 90년대를 지나며 모든 허위의식에 지쳐버린 락은 자신의 머리에 총구를 대고 있었다(이런 미국의 대중음악사적 양상 속에서 커트코베인) 

 

 

 

 


 

 

연속된 세대로 검은 음악의 새로운 시대를 만들었던 두 괴물 집단 NWA와 Wu Tang Clan 
 

 

  90년대를 지나며 흑인 음악은 흰색의 흑인 음악 마이클잭슨 이후 NWA와 East Old School씬의 자양분을 듬뿍받은 골든에라가 도래했다. 이 팽창이 어찌나 대단한 것이었는지 백인 젊은이들은 랩을 시작했고 락 밴드들은 힙합바지를 입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이후로 절대로 길들여 질 것 같지 않은 채, 잔혹한 야수같거나 혹은 한 없이 지적일 것만 같은 힙합씬은 무언가 똑바로 바라보기엔 좀 민망해졌다. 랩의 가사들은 돈과 여자, 혹은 여자와의 관계, 총격전으로 국한되는 듯 했고 음악은 패션 혹은 통조림 처럼 되었다. 도대체 지구 반대편의 검은 친구들에게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 자세히 알 수는 없으나 이와 같이 '성공'과 엔터테인먼트 '자본'의 힘은 검은 친구들을 바꾸어 놓을 만큼 그 위세가 대단해 보였다. 몇몇 소신있는 아티스트들 만이 자신들의 품위를 유지했으며 선구자들의 경고를 잊지 않았다. 그 수는 몇으로 제한 될 수 밖에 없으나 그들의 결과물들은 흑인음악 범주에서 절대적인 입지를 가지고 있었다. 2001년에 데뷔한 인디아 아리는 그 마지막 주자였다.

 

 


 

 

 

 

무게감의 차이와 랩의 방법론적 고뇌 MosDef, The Roots

 

 


 

 

 

 

 

'Soul은 Soul에 의해 가능하다' 라는 명제의 증명들. Jill Scott, Erikah Baduh, Lauryn Hill

 

 

풀리지 않는 숙제들, 오바마 그리고 인디아 아리

 

  국 역사상 최초로 흑인 대통령이 집권했다. 수 많은 검은 민중은 그가 백악관으로 입성하던 날 감동의 눈물을 감추지 못했고 그 광경은 전 세계로 생중계 되었다. 물론 이것은 역사적으로 어마어마한 의미를 가지는 사건이며 상징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우리는 어떤 가능한 변화들을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여전히 미국의 구조적 핵심 집단은 금융집단들이며 민주당은 공화당보다 조금 더 영리하기에 그들과 군수복합체에 조금 덜 가까워 보일 뿐이다. 또한 무엇보다 미국 정치와 경제의 주류는 여전히 W.A.S.P(백인, 앵글로섹슨, 프로테스탄드- 아, 여기에 유태계 부유층을 더하자)이다.

 


 

부시 이후 미국의 극약처방 오바마. 대안(Alternative)의 종말 속에서 그는 대안이 될 수 있을까?

 

 

  렇게 많은 것이 달라졌지만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시기에 완성한 자신의 새 앨범에서 인디아 아리는 정치에 관해 이야기 한다. 그녀의 눈에 정치는 여전히 분노로 가득차 있으며 또한 여전히 사람들은 상처입고 죽어가고 굶주린다. 그리고 그것은 역병이 되어 전 세계로 번져나간다. 이것에 대한 유일한 치료는 사랑이라고 인디아 아리는 대답한다. 흑인 대통령이 집권하여 미국의 모든 흑인들이 감격에 사로잡혀 있을 때 인디아 아리는 오히려 더 굳건하게 정치관념의 변화를 외치고 있는 것이다. 인디아 아리의 신작은 이런 의미에서 과연 오바마 시대의 문화적 군주론이라 할 만 하다.

 

 

                                                                               Love & Politics

 


 

시작하는 오바마 시대의 통곡 혹은 문화적 군주론

  

 

앨범이 담는 소리를 짧게 평하자면 기존의 인디아 아리의 장점인 청량한 어쿠스틱에 잘 다듬어진 작법그리고 보컬테크닉과 사려깊은 가사는 잘 유지된 채로 비트감각이 덧 씌워져 더욱 매끄러워진 느낌이다. 이제 거의 완성된 작가의 반열 올라섰다고 볼 수 있겠다. "Therapy"는 앨범을 상쾌하고 자연스럽게 열어주고 인디아 아리의 문제의식이 고스란히 그리고 직설적으로 담긴 "Ghetto",  "Better Way",  "The Cure"는 필청트랙이다.

 

 

정치인들은 우리의 전쟁에 명분이 있다며 짖어댑니다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어요

그것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아무것도 확신이 안서요

그가 무슬림 이었기 때문일까요?

내게 말해주세요 이것이 민주주의 인가요 아니면 그저 말장난 인가요

이런 것들이 항상 뉴스에 올라요.

그저 급여가 지급되고 대통령은 골프코스에 가잖아요.

 

-"Better Way"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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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26 21:44 2010/04/26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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