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JD를 생각하며

존 다우닝은 국내에 잘 알려진 인물이다. 래디칼 미디어라는 책이 80년대 김종철인가 하는 한겨레 편집인에 의해 창비에서 번역되면서 대안 미디어의 상징처럼 됐다. 그는 영국 런던정경대 출신의 아주 깐깐하고 고집스러운 영국 늙은이다. 초창기 내가 오스틴에 오게 된 것도 그 때문이었다. 제이디의 와이프가 이곳에서 사업이 잘 안되는 바람에 지금은 서던 일리노이에서 학장을 맡으며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국제 커뮤니케이션에선 세계적으로 알려진 학자 중 하나다. 그가 초창기 나를 많이 골탕을 먹였다. 박사 입학도 그가 결사적으로 막았던 인물이다. 내 영어에 신뢰를 못가진 것이다. 그 때문에 몇년 놀기도 했고, 그가 떠난 이후로 난 결국 다시 원래 과로 들어와 공부를 하고 있지만 언제나 그는 내게 짐과 같은 존재였다. 그런 그가 오늘 아침 간접적으로 메일을 보냈다. 국제 컴 학회에서 구상중인 국제컴 총서에 두 개의 키워드를 써달라는 요청이었다. "삼성기업"과 "한국의 문화영향"이란 키워드였다. 물론 블랙웰 출판사에서 보내져 온 것이지만, 그가 편집자이니 나를 선택한 셈이다. 그 많은 잘나가는 한국 교수들을 놔두고 유독 나를 선택한 이유가 심히 궁금하나, 어쨌든 그도 나에게 무척 갚아야할 짐이 있었다고 느끼고 있는 듯 싶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쟁쟁한 필자들 틈에 나를 집어넣은 이유가 그래도 무척 궁금하고, 혼란스럽다. 일면 기분 좋은 일임은 분명하나, 그의 저의가 부담스럽다. 최근 그 양반 학교로 두 명의 아시아계 학생들이 1년 계약직으로 티칭잡을 얻어 떠난다. 제이디 스스로가 서던 일리노이를 키우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아마도 그 중에 나도 하나의 포석이거나 서로 쌓인 앙금을 정리하는 차원의 제의에 틀림없는 듯 하다. 출판사로부터 메일을 받은 후, 기분은 좋았으나 이 찜찜함은 무얼까. 게다 무노조 삼성재벌에 관해 또 크리티칼한 소개를 해야한다니... 요즘 일 복이 터졌다. 몸관리부터 해야한다. 어제밤 신영감이 내게 부황을 떠줬다. 등짝에 용문신이 크게 또아릴 틀었다. 한결 나아져, 신영감에게 무척 고마웠다. 그도 여름학기 듣느하고 바쁠 터인데.. 이래선 안되겠다. 타운레이크로 나가 유산소 운동을 해야겠다. 몸이 정말 말이 아니다. 이래가지곤 영국에서 워크샵 시간을 맞춰 움직이는 것도 힘들 것 같다. 몸 다스리는 것이 먼저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