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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에 오피스에서

오늘도 또 나왔다. 고양이 밥을 주고 히터를 틀고 오피스에 들어앉아 있다. 경래가 싸준 김치볶음밥을 소중히 한쪽에 두었다. 날이 차고, 볕이 없는 날이다. 가게 문들은 거의 폐점 상태다. 매년 케익을 사서 이브날을 보내곤했는데, 어제는 그냥저냥 보냈다. 한 이틀 있으면 가족들이 뿔뿔히 여행들을 갈 예정이라 서로가 크리스마스보단 여행에 마음이 떠 있다.

새벽녘에 승준이가 산타가 보내준 선물을 확인차 일찌감치 우리 부부를 꺠웠다. 매년 나는 경래랑 선물을 포장하고 작은 트리 밑에 그것을 숨겨두곤 한다. 거실에서 들리는 선물을 찾고 탄성을 지르는 승준이의 모습에 매년 희열을 느끼곤 했다. 작년에는 그 선물을 못찾아 산타가 그냥 간 것으로 알고 내 앞에서 눈물을 펑펑 쏟아낸 적도 있다. 오늘은 쉽게 찾은 모양이다. 시리즈 문고판 책들과 레고 스타워즈 게임을 얻었다. 지가 원하는 품목을 알아내고 구하는데 매년 힘들었는데, 올해는 그냥 이유불문 주는대로 받으라는 식으로 선물을 안겼다. 그도 좋아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녀석의 산타에 대한 믿음이 언제 깨질른지 모르겠으나, 미국에 살면 긴가민가하며 아마도 한 일, 이년은 더 가지 않을까 싶다.

가져갈 짐도 없지만, 오늘은 여행짐을 쉬암쉬엄 싸련다. 그러자면 학교에서 좀 서둘러 나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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