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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해방 '구글 경제' 검색독점 '독'될수도

정보해방 '구글 경제' 검색독점 '독'될수도 [한겨레]2002-12-18 07판 24면 1301자 정보통신·과학 컬럼,논단 요즘 ‘구글경제’란 말이 ‘신경제’를 밟고 올라섰다. 일개 검색엔진 구글이 신경제의 추한 몰골을 가릴 정도로 정보 시장에 활력이 되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의 두 학생이 만든 검색 사이트가 불과 4년 만에 시장을 석권했다. 게다가 여느 검색 사이트에서도 보기 어려운 배너 광고 무게재 등 비상업적 노력이 이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전자 광고들로 진을 쳐야 장사가 될 수 있다고 믿는 ‘천박한’ 신경제의 상식을 뒤집은 셈이다.구글경제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구글레오폴리’(Google-opoly)란 신조어도 같이 등장했다. 구글에 의해 짜여질 수 있는 시장독점 논리를 경계하는 용어다. 구글경제는 사용자들의 의식을 먹고 산다. 인터넷의 가야 할 곳을 정하는 데 구글이 인터넷 접속 인구의 80%를 책임진다. 그러니 구글경제에선 구글 검색 순위의 꼭대기에 올라야 생존할 수 있다. 세뇌라도 해서 항상 기억에 남길 원하는 수많은 인터넷 벤처들에겐 구글의 검색 로봇은 사활을 책임진 신의 존재다. 구글의 인기 비결은 기본적으로 검색 기능의 정확성과 신뢰성 때문이다. 자주 찾는 사이트들은 검색 순위의 상위에 올라간다. 이제까지 이것이 구글 검색 기술의 장점처럼 보였다. 그러나 검색 조회수나 인기도가 순위 결정의 중심 척도가 되면 남들보다 입이 크거나 성공한 상업 정보들의 검색 순위를 부양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반대로 신생 정보는 파묻혀 쉽게 눈에 띄기 어렵다. 불순한 동기와 무관하던 구글이 검색의 근본에서 화폐와 힘의 논리에 쉽게 휘둘릴 수 있음을 뜻한다. 검색 순위를 돈으로 사고파는 불법 행위와 별반 다르지 않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이렇듯 구글 검색 순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에 대한 어떤 웹운영자의 주장(google-watch.org)이 한때는 섣부른 소리로 취급되다 요즘은 조금씩 이해를 얻고 있다. 우선은 전세계 네티즌이 하루에도 수억번씩 구글의 검색창을 찾을 정도로 위세가 커져버린 것이 중요한 까닭이다. 정보의 소유 독점으로 일반의 접근을 막는 것에 비해 검색 능력의 독점은 처음부터 정보의 존재를 선별해 부정하려는 점에서 더 큰 현실 왜곡을 불러온다는 위기감도 거들었다. 얼마전 중국 당국이 무모하게 구글을 탄압해 오히려 구글이 정보 자유의 보루로까지 격상된 적이 있다. 구글 사랑이 권위에 대한 도전이 되고 민주주의의 수호로까지 칭송받는다. 반면 구글의 인기가 하늘을 찌를수록 잘못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점점 위축되기 마련이다. 구글경제를 잘 꾸리려면 검색 결과를 함부로 주물럭거리는 괴물이 안되도록 항상 지켜보는 네티즌의 부릅뜬 두 눈이 필요하다. 이광석/뉴미디어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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