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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07 -- 도시 심리학

*도시 심리학
글쓴이 : 하지현, 펴낸 곳 : 해냄, 초판 1쇄 20090530 / 초판 4쇄 20090625

 

*읽고나서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들, 아니 생각하고는 있었지만
머리 속으론 정리해 보지 않았던 문제들이 하나하나
글로 표현된다.
역시 글쓴이가 정신과 의사라서 그런지 생각에 대한 나름의
분석이 날카롭고 재미있다.
 
손 전화(소통), 술 문화, 다문화가정, 종교, 영어열풍, 커피,
성형수술, 폭력, 취미, 자살, 사주관상, 소비, 고시열풍, 24시간,
대리운전, 성매매, 노래방문화, 복수, 정(情), 기러기아빠,
패거리문화(혈연, 지연, 학연...) 등
삶과 문화가 분석되고 생각들이 파헤쳐진다.

 

글쓴이는 현대인의 고통과 우울감의 본질에 대해 알고 싶다고 한다.
그리하여 조금이라도 치유될 수 있고, 뒤틀린 관계를 더 행복한
방향으로 조정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일단 구조적인 사회모순은 접어두고, 나 자신의 모습을 투영시켜보고
올바로 돌아본다는 점에서 이 책을 읽는 묘미가 있다.

 

*글쓴이
하지현-서울에서 의학을 공부했고 용인 정신병원 정신의학연구소에서 근무,
캐나다 연수, 현재 건국대 의과대학 교수
"소통의 기술" "관계의 재구성" "당신의 속마음" "통쾌한 비즈니스 심리학"등의
책을 쓰다.

 

*좋은 글
-사람들에게 휴대전화로 통화할때 가장 불쾌한 말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부분 "지금 어디야?"하는 말이라고 한다.

 

-독일은 게르만의 우수성을 내세우며, 프랑스는 골족을 소재로 "아스테릭스"라는
만화까지 만들어 내며 은밀하게 타민족과의 융화를 거부하고 있다.
단일민족을 자랑하는 우리도 만만치 않다.

 

-반도체 공장에서 수율을 높이기 위해 클린 룸을 만들기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붓는 것 같이, 균질함의 순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집단적으로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가장 가까이는 일제 강정기라는 뼈아픈 시기가 있었기에 힘든 일이 발생하면
'우리민족은 자랑스러운 민족이나 외부의 침략에 피해를 입어 지금 힘들게
살고 있다."는 피해자 논리가 습한 날 곰팡이같이 순식간에 퍼진다.
끊임없이 '나와 남' '우리와 남들'로 분류하고 나누며 튕겨낸다.

 

-흔히 종교의 근원을 인간은 알 수 없는 자연의 섭리를 설명하기 위해,
천재지변 앞에서 무력한 인간의 의존성을 달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런데 이제는 자연현상을 웬만하면 다 설명 할 수 있고, 인간의 독립성도 그 어느
시기보다도 강해졌다.
그럼에도 21세기에 도리어 종교인의 수가 늘고 있다는 것은 어떻게 설명 할 수 있을까?

 

-신데렐라가 왕자와 결혼하는 것, 독사과를 먹고 누워있던 백설공주가 왕자를
만나는 것, 새끼오리가 백조가 된 것, 어느 하나 주인공의 노력은 없다는 것이다.
백조는 오리들과 원래 피가 다른 종이다. 신데렐라는 타고난 미모가 있었고,
백설공주는 왕족이다. 여기에 '나도 살만 좀 빼고, 턱만 좀 깎으면' 왕자를 만날
수 있다는 비현실적인 환상의 씨앗이 도사리고 있다.

 

-재즈와 와인의 공통점
1. 두 가지 모두 종류가 너무 많아서 헤아릴 수 없다.
2. 연도별, 지역별로 정리 할 수 있고, 관련 서적도 많이 나와 있다.
3. 들으면 들을수록, 알면 알수록, 그 오묘한 맛에서 헤어나기 힘들다.
그저 무식하게 대강 즐길 때가 속 편하다.
4. 재즈에서도 빅밴드, 쿼텟편성, 웨스트 코스트, 쿨 재즈만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듯이 와인도 특정 지역이나 품종의 와인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다.
5. 많이 알면 알수록 남들에게 자랑거리가 생기고, 존경 받을 수 있다.
자랑을 할 순간이 없더라도 모아 놓은 와인/재즈 음반을 보는 것은 인생의 희열이다.

 

-삶은 불완전하다. 한 대 맞았다고 제대로 싸워 보지도 않고 수건을 던지고 항복을
선언 할 이유가 없다. 불완전함과 미흡함, 상처가 있음을 받아 들일때 마음은 한 뼘
커질 수 있다.
힘들면 잠시 한 호흡 쉬고 그늘 있는 벤치에 앉자, 자나가는 바람을 잠깐 맞으면서 땀을
식히자. 그리고 이제 다시 맷집 좋게 뚜벅 뚜벅 걸어가자.
비극의 주인공이거나 맥없이 총에 맞고 화면에서 사라지는 엑스트라라고만 생각하지
말자. 삶은 의외의 전개가 펼쳐질 가능성이 있기에 더 흥미진진한 것이다.

 

-용서라는 행위를 하는 순간 피해자는 무의식적으로 가해자와 위치변경을
할 수 있게 되는 동시에 자신의 분노를 가해자에게 세련되게 전가할 기회를 갖는다.
그런 의미에서 용서는 환상 혹은 현실에서 무의식적으로 이행되는 건강한 복수의
일환이라고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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