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20100207 -- 지리산 산행

지리산 산행


예전에 필름카메라 쓸 때 니콘 FM-2라는 카메라 기종이 있었다.
수동카메라의 셔터맛과 다양한 기능, 무엇보다 튼튼하다는 것.
심지어 어느 외국드라마에서는 괴한을 물리치고자 FM-2카메라를 휘둘러
괴한은 나가 떨어지고 카메라는 멀쩡한 채로 나온 장면도 있었다.
또 망치대신 FM-2카메라로 못을 박는 영상도 보았다.

그러다 보니 사진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은 너나 할 것없이 무조건
FM-2만 찾는다. 대부분 중고시장에서 거래되었는데 수요가 많다보니
자연히 가격도 올라갔다. 주수요층은 사진학과 초년생이였다.

문제는 FM-2카메라가 좋은 하지만 거품이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의 기능을
갖추고 또 그 이상의 기능을 갖춘 카메라 기종도 있지만 FM-2만큼 대우를 못
받는건 정말 이해가 안되었다.

각 카메라 기종이 가진 장단점을 파악하지 않고 무조건적인 편애는
타기종에 대한 불신과 편견으로 기자재에 대한 왜곡된 의식을 심어주었다.

지리산을 보면 FM-2카메라 기종이 생각난다.
분명히 지리산은 크고, 넓고, 깊고, 역사의 산이라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지리산 만큼 크진 않더라도 더 깊은 산이 있고
더 역사가 어려있는 산도 있다.

사람들은 자꾸 자연을 등급매기려 하고 서열화시켜 사람의 기준으로
자연을 나누려 하는 것에 마음이 불편하다. 그리고 국립공원이니
도립공원이니 하며 지자체의 홍보수단으로 이용하려는 저의를 볼때 마다
눈살이 찌푸려진다. - 그게 자기 껀가? -

작년 지리산에서 일행의 작은 사고로 119구급차를 이용한 적이 있다.
그때 같이 동행한 구급대원도 산행을 즐기는 사람이였는데 그이가
한 말 중에 몇마디 옮겨 보자.

"사람들이 지리산을 많이 찾는데 지리산이 좋긴 하지만 등산하기에는
안 좋습니다. 왜냐하면 지리산을 국립공원화하면서 온 갖 흙길을 없애고
돌 계단이나 나무 계단을 깔았는데 그 계단길을 오르내리면 등산객의
무릎에 엄청난 충격을 줍니다. 그래서 아는 등산객들은 지리산 자락의
아직 덜 개발된 작은 산의 흙길을 밟고 산을 오르고 있습니다."

지라산을 폄훼하고자 하는 뜻은 없다. 하지만 큰 산이든 작은 산이든
모두 자연이 있건만 자꾸 유명한 산에만 몰리고, 의미부여하고, 개발하고,
차별화 시키는 건 마음 아픈 일이다.



#1



#2



#3



#4



#5  밝은 낮에 찍었지만 수동노출로 선만 살려보았습니다.
시들었지만 생명이 살아있는 이름 모를 꽃입니다.



#6



#7



#8



#9  같이 산을 오른 분중에 작은 사고를 당해 사고 뒷처리하고
혼자서 고기리에서 정령치로 산을 올랐습니다.
혼자서 밥먹고, 사진찍고, 술먹고, 간식먹고....
아스팔트 길이지만 폐쇄되었기에 사람도 없고 차도 없는
호젓한 산행이였습니다.



#10



#11 도로위에 아직 녹지 않은 눈이 있었습니다.
조금씩 녹아내리고 있었는데 혼자서 상상력을 키워보았습니다.



#12



#13



#14



#15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