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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2/08
    20100207 -- 지리산 산행(4)
    땅의 사람
  2. 2010/02/08
    20100127 -- 태백산 산행
    땅의 사람

20100207 -- 지리산 산행

지리산 산행


예전에 필름카메라 쓸 때 니콘 FM-2라는 카메라 기종이 있었다.
수동카메라의 셔터맛과 다양한 기능, 무엇보다 튼튼하다는 것.
심지어 어느 외국드라마에서는 괴한을 물리치고자 FM-2카메라를 휘둘러
괴한은 나가 떨어지고 카메라는 멀쩡한 채로 나온 장면도 있었다.
또 망치대신 FM-2카메라로 못을 박는 영상도 보았다.

그러다 보니 사진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은 너나 할 것없이 무조건
FM-2만 찾는다. 대부분 중고시장에서 거래되었는데 수요가 많다보니
자연히 가격도 올라갔다. 주수요층은 사진학과 초년생이였다.

문제는 FM-2카메라가 좋은 하지만 거품이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의 기능을
갖추고 또 그 이상의 기능을 갖춘 카메라 기종도 있지만 FM-2만큼 대우를 못
받는건 정말 이해가 안되었다.

각 카메라 기종이 가진 장단점을 파악하지 않고 무조건적인 편애는
타기종에 대한 불신과 편견으로 기자재에 대한 왜곡된 의식을 심어주었다.

지리산을 보면 FM-2카메라 기종이 생각난다.
분명히 지리산은 크고, 넓고, 깊고, 역사의 산이라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지리산 만큼 크진 않더라도 더 깊은 산이 있고
더 역사가 어려있는 산도 있다.

사람들은 자꾸 자연을 등급매기려 하고 서열화시켜 사람의 기준으로
자연을 나누려 하는 것에 마음이 불편하다. 그리고 국립공원이니
도립공원이니 하며 지자체의 홍보수단으로 이용하려는 저의를 볼때 마다
눈살이 찌푸려진다. - 그게 자기 껀가? -

작년 지리산에서 일행의 작은 사고로 119구급차를 이용한 적이 있다.
그때 같이 동행한 구급대원도 산행을 즐기는 사람이였는데 그이가
한 말 중에 몇마디 옮겨 보자.

"사람들이 지리산을 많이 찾는데 지리산이 좋긴 하지만 등산하기에는
안 좋습니다. 왜냐하면 지리산을 국립공원화하면서 온 갖 흙길을 없애고
돌 계단이나 나무 계단을 깔았는데 그 계단길을 오르내리면 등산객의
무릎에 엄청난 충격을 줍니다. 그래서 아는 등산객들은 지리산 자락의
아직 덜 개발된 작은 산의 흙길을 밟고 산을 오르고 있습니다."

지라산을 폄훼하고자 하는 뜻은 없다. 하지만 큰 산이든 작은 산이든
모두 자연이 있건만 자꾸 유명한 산에만 몰리고, 의미부여하고, 개발하고,
차별화 시키는 건 마음 아픈 일이다.



#1



#2



#3



#4



#5  밝은 낮에 찍었지만 수동노출로 선만 살려보았습니다.
시들었지만 생명이 살아있는 이름 모를 꽃입니다.



#6



#7



#8



#9  같이 산을 오른 분중에 작은 사고를 당해 사고 뒷처리하고
혼자서 고기리에서 정령치로 산을 올랐습니다.
혼자서 밥먹고, 사진찍고, 술먹고, 간식먹고....
아스팔트 길이지만 폐쇄되었기에 사람도 없고 차도 없는
호젓한 산행이였습니다.



#10



#11 도로위에 아직 녹지 않은 눈이 있었습니다.
조금씩 녹아내리고 있었는데 혼자서 상상력을 키워보았습니다.



#12



#13



#1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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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27 -- 태백산 산행

태백산 산행

버스를 타고 태백산으로 출발했다.
시내를 벗어나자 따스한 햇살이 창살에 퍼진다. 일기예보에는
새벽에 눈이 온다고 했는데 시간이 지나자 맑아졌다.
버스는 고속도로를 쉼없이 달리고 창밖의 겨울색의 풍경은
빠르게 지나간다.

원래는 산이였을 고속도로 양옆에는 작은 나무가 흩어져 있지만
나름 질서를 갖추고 심어져 있다. 대충보니 수령 10년 미만으로
아이들 팔뚝만하다. 아마 도로를 만들고 빈약한 산을 감추고자
한꺼번에 심은 듯 싶다.

강원도 지역에 들어서자 제법 눈이 많이 남아 있다. 논에도, 밭에도,
농가 지붕에도, 농로에도.

휴게소에 들러 화장실에 가보니 사람이 그렇게 많은 건 처음 봤다.
여자화장실엔 입구 밖까지 줄 서 있고 남자화장실도 각 소변기마다
긴 줄이 늘어져 있다. 무슨 날인가 싶은데 죄다 등산복을 입고 있다.
강원도 지역이 인기가 많구나...

버스의 덜컹거림이 심해지는게 목적지에 가까워 졌나 보다.
버스에서 내려 태백산 유일사 매표소로 가는데 거기도 사람들이 줄 서 있다.
표를 사서 줄 서서 기다리는데 그 지역의 민간 산악구조대원(복장은
등산복인데 해병전우회같은 냄새가 난다.) 같은 사람이 소리친다.

"각 산악회 등반대장님들..지금 등산객이 너무 많이 몰려 산행이 상당히
지체되고 있습니다. 지금 산에 오르면 해가 저물수도 있습니다. 저 같으면
산행을 포기하겠습니다."
다 좋은데 "저 같으면..."이라는 말이 귀에 거슬린다.
산 들머리 매표소에서 산을 오르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둘러보니 산행을 포기하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어 보인다.
우리 일행도 일단 줄 서서라도 산에 들기로 하고 산을 오른다.

얼마나 갔을까?
우르르 오르는 사람들 틈에서 레밍쥐처럼 산을 오르다가 길이
좁아져서 등산객이 많이 밀려있다. 이참에 밥이나 먹자고 해서
식사를 했다. 식사를 하고나자 사람들이 많이 줄어들었다.

정상에 오르니 푸른 하늘과 산자락아래 마을이 보인다. 무엇보다
눈을 옷처럼 두르고 있는 잔나무 가지와 솔잎가지가 눈에 든다.
이렇게 추운데도 봄이면 새싹이 움트는걸 생각하니 가슴속 한 끝이
아리다.

자연은 늘 그렇게 있는 그대로, 주면 주는대로 살아가는구나.
산에 오르며 다시금 자연의 자연스러움에 대해 생각해 본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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