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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27 -- 태백산 산행

태백산 산행

버스를 타고 태백산으로 출발했다.
시내를 벗어나자 따스한 햇살이 창살에 퍼진다. 일기예보에는
새벽에 눈이 온다고 했는데 시간이 지나자 맑아졌다.
버스는 고속도로를 쉼없이 달리고 창밖의 겨울색의 풍경은
빠르게 지나간다.

원래는 산이였을 고속도로 양옆에는 작은 나무가 흩어져 있지만
나름 질서를 갖추고 심어져 있다. 대충보니 수령 10년 미만으로
아이들 팔뚝만하다. 아마 도로를 만들고 빈약한 산을 감추고자
한꺼번에 심은 듯 싶다.

강원도 지역에 들어서자 제법 눈이 많이 남아 있다. 논에도, 밭에도,
농가 지붕에도, 농로에도.

휴게소에 들러 화장실에 가보니 사람이 그렇게 많은 건 처음 봤다.
여자화장실엔 입구 밖까지 줄 서 있고 남자화장실도 각 소변기마다
긴 줄이 늘어져 있다. 무슨 날인가 싶은데 죄다 등산복을 입고 있다.
강원도 지역이 인기가 많구나...

버스의 덜컹거림이 심해지는게 목적지에 가까워 졌나 보다.
버스에서 내려 태백산 유일사 매표소로 가는데 거기도 사람들이 줄 서 있다.
표를 사서 줄 서서 기다리는데 그 지역의 민간 산악구조대원(복장은
등산복인데 해병전우회같은 냄새가 난다.) 같은 사람이 소리친다.

"각 산악회 등반대장님들..지금 등산객이 너무 많이 몰려 산행이 상당히
지체되고 있습니다. 지금 산에 오르면 해가 저물수도 있습니다. 저 같으면
산행을 포기하겠습니다."
다 좋은데 "저 같으면..."이라는 말이 귀에 거슬린다.
산 들머리 매표소에서 산을 오르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둘러보니 산행을 포기하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어 보인다.
우리 일행도 일단 줄 서서라도 산에 들기로 하고 산을 오른다.

얼마나 갔을까?
우르르 오르는 사람들 틈에서 레밍쥐처럼 산을 오르다가 길이
좁아져서 등산객이 많이 밀려있다. 이참에 밥이나 먹자고 해서
식사를 했다. 식사를 하고나자 사람들이 많이 줄어들었다.

정상에 오르니 푸른 하늘과 산자락아래 마을이 보인다. 무엇보다
눈을 옷처럼 두르고 있는 잔나무 가지와 솔잎가지가 눈에 든다.
이렇게 추운데도 봄이면 새싹이 움트는걸 생각하니 가슴속 한 끝이
아리다.

자연은 늘 그렇게 있는 그대로, 주면 주는대로 살아가는구나.
산에 오르며 다시금 자연의 자연스러움에 대해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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