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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호수 -문병란-

"호수" 문병란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온 밤에
꼭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무수한 어깨들 사이에서
무수한 눈길의 번득임 사이에서
더욱더 가슴 저미는 고독을 안고
시간의 변두리로 밀려나면
비로소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수많은 사람 사이를 지나고
수많은 사람을 사랑해버린 다음
비로소 만나야 할 사람
비로소 사랑해야 할 사람
이 긴 기다림은 무엇인가.

바람같은 목마름을 안고
모든 사람과 헤어진 다음
모든 사랑이 끝난 다음
비로소 사랑하고 싶은 사람이여
이 어쩔 수 없는 그리움이여.

.....................................................

바쁜 일상을 벗어나고 싶다.
뒤돌아 볼 여유없이 달려온 며칠간의 날들이
계속 나를 옥죄고 있다.

내 옆에 와 놓여 있는 스산한 의자 하나...
깊은 겨울을 재촉하는 하얀 눈송이들...

떠오르는 얼굴 하나...
그리움의 대상...

내님은 지금쯤 무엇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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