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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 소리가 선정한 2005년 10대 뉴스

민중의소리 선정 2005년 10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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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소리    메일보내기  

  다사다난했던 2005년의 한 해가 저물어간다. 어느 해보다 큼직한 이슈들로 한국사회는 시끌벅적했다.
  
  <민중의소리>는 다음과 같이 2005년을 뜨겁게 달궜던 주요 뉴스 10가지를 선정했다. 
  



1. WTO 신자유주의에 맞선 농민들

  
△지난 11월 15일 농민대회 현장에서 경찰폭력에 쓰러진 고 전용철 농민을 옮기는 농민들. ⓒ민중의소리 자료사진

  "다운 다운 WTO!" 올 한 해 동안 WTO와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물결은 한국 농민들의 생존권을 철저히 짓밟았다. 이면합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대책없는 쌀협상 비준안이 통과되면서 농민들은 처절한 싸움을 벌여야 했다.
  
  특히, 11월 15일 농민대회에서 경찰의 폭력진압에 사망한 고 전용철, 홍덕표씨 사건은 농민과 노동자의 연대투쟁을 불러왔고, 시민사회단체까지 합세해 범국민적인 투쟁을 일궈냈다. 농민들은 이역만리 홍콩까지 날아가 WTO와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본질을 똑똑히 폭로하기도 했다.
  
  고 전용철씨의 죽음 이후 한달이 넘게 지속된 투쟁은 결국, 노무현 대통령의 대국민사과와 허준영 경찰청장의 사퇴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여전히 농업을 살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하는 과제를 남겼다.





   
  

2. 활화산처럼 터져나온 비정규직 투쟁

  
△11월 3일. 확약서 조인식을 마친 뒤 61명의 현대하이스코 농성노동자들이 9시 25분경 경찰 출두를 결정한 뒤 비정규직철폐가를 부르며 경찰에 자진 출두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자료사진

  비정규직이란 말은 억압과 차별의 대명사가 됐다. 상시로 고용불안에 시달리면서도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스스로 떨쳐 일어났다.
  
  울산 플랜트노조, 현대하이스코, 하이닉스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목숨을 건 투쟁이 활화산처럼 터져나왔고, 이들의 투쟁은 비정규직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의제화 하는데 성공했다.
  
  정규직 노동자가 주력이라는 민주노총도 한 해동안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총파업을 불사했다. 국회에서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입법 논의가 이뤄졌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근본적인 시각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문제는 심각한 사회 양극화 문제와 얽히면서, 2006년에도 더욱 뜨거운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3. 비대위, 비대위....진보진영의 위기

  
△10월 20일 사퇴의사를 밝힌 이수호 위원장이 민주노총을 떠나기 전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자료사진

  2005년은 진보진영의 입장에서 시련의 시기였다. 민주노총 수석 부위원장의 독직사건은 노동운동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안겼고, 이 사건으로 결국 이수호 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가 사퇴하고 비상대책위를 구성하기에 이르렀다.
  
  민주노동당도 재보궐 선거에서의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최고위원 전원이 사퇴하면서 비상대책위 체계로 전환했다.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의 이러한 사태는 진보진영에게 있어서 보다 책임성 있는 자기 운동을 가져갈 것을 주문하고 있다.

  
4. 6자 회담, 북미대결의 새국면

  
△북핵 6자회담장 전경. ⓒ네이버

  이른바 북핵문제를 둘러싼 북미간의 공방도 치열하게 벌어진 한 해였다. 핵문제를 빌미로 계속되는 미국의 노골적인 대북적대정책은 한반도에 전운을 드리운다는 점에서 매우 불행하고 엄중한 사건이었다.
  
  북미와 한반도 주변국가들이 모여 6자회담을 열고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했고, 결국 9월 19일 공동성명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냈다. 이때까지만해도 진척되는가 싶던 북미관계는 다시 미국이 대북 금융제재를 강화하고, 위폐 문제를 거론하면서 원점으로 돌아가고 있다.
  
  다시금 시작되는 북미간 대결은 2006년에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5. 북 대표단의 국립 현충원 참배

  
△8월 14일 국립 현충원을 사상 최초로 방문한 북측 대표단이 참배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자료사진

  분단이후 최초로 북 대표단이 국립 현충원을 참배했다. 보수진영에서는 이 사건을 두고 '이벤트'로 치부하며 폄하하려고 애썼다. 그러나, 이 사건은 남북간의 화해와 협력을 드높이는 매우 상징적인 사건으로 기록됐다.
  
  남북간의 공조를 드높인 데에는 남북 축구경기도 한몫했다. 한 목소리로 남과 북이 아닌 우리 민족의 통일을 염원하는 응원전도 장관을 이뤘다.
  
  조선노동당 창건 55돌 기념 행사로 치러진 아리랑 공연에 남측에서 수천명의 시민들이 관람하면서 더욱 높아진 민족공조의 기운을 확인할 수 있었다.

  
6. 강남 아줌마들과의 전쟁

  
△정부는 8.31부동산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부동산 가격안정화를 노렸지만 한나라당의 반발로 후속입법이 계속 지연됐다. ⓒ네이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부동산가격은 한 해 내내 화제였다. 갈수록 심화되는 부익부 빈익빈 속에서 터무니없는 부동산 거품은 상대적 빈곤감을 더욱 확산시켰고, 이 부동산을 안정시키지 못한다면 그야말로 정권의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노무현 정부는 결국 8.31 부동산대책을 발표하고, 강남 아줌마들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종합대책이 발표된 이후 한 때 거품이 빠지기도 했지만 한나라당의 반발로 국회에서의 후속조치들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다시 부동산가격이 상승하기도 했다.
  
  정부와 강남 아줌마들과의 전쟁은 여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다.

  
7. 미군기지 반대 투쟁의 전국화

  
△7월 10일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 인간띠잇기는 전선이 기지 철망을 따라 넓고 길게 형성됐다. 인간띠잇기 와중에 경찰과 참가자들이 얽혀있다. ⓒ민중의소리 자료사진

  광주 송정리 패트리어트 미사일 기지 철거 투쟁, 평택 미군기지 확장저지 투쟁 등 올 한 해도 어김없이 미군기지 반대 투쟁이 불 붙었다.
  
  특히, 올해는 주민들 뿐만 아니라 농민, 노동자, 청년학생, 시민사회단체 등 각계각층이 이 투쟁에 달라붙었으며, 자칫 지역사안으로 그칠 수 있는 싸움을 전국화 해내는 데 성공했다.
  
  평택의 경우는 정부의 강제토지수용정책에도 불구하고, 1년이 넘는 촛불투쟁을 지속하는 등 끈질긴 싸움을 전개하고 있다. 2006년에도 미군기지를 막아내고 평화로운 삶을 살기 위한 싸움은 계속된다.

  
8. 되살아난 국가보안법의 망령

  
△강정구 교수는 10월 4일 옥인동 대공분실로 출두하기 앞서 "이번 기고문은 색깔로 바라보지 말고 이성적 논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중의소리 자료사진

  역사의 박물관으로 보내졌어야 할 국가보안법의 망령이 다시 살아난 한 해였다. 맥아더 동상 철거문제에서 비롯된 시비는 결국 '6.25는 통일전쟁'이라는 주장을 했다는 이유로 강정구 교수를 사법처리하기에 이르렀다.
  
  한나라당과 조선일보를 비롯한 극우세력들은 강정구 교수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면서 국가보안법을 되살리기 위해 혈안이 됐다.
  
  한편, 천정배 법무부장관이 강 교수에 대한 불구속 수사 지휘를 내리면서 이에 반발한 검찰총장이 사퇴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기도 했다.
  
  진작에 사망신고를 냈어야 할 국가보안법을 2004년 폐지시키지 못한 후과를 톡톡히 치른 셈이다.

  
9. 삼성공화국에 돌을 던지다

  
△110여개 단체로 구성된 '시민사회단체 X파일 공동대책위원회'(X파일 공대위)는 8월 30일 오후, 서울 명동 우리은행 앞에서 '범국민 서명운동'의 발대식을 가졌다. X파일 공대위는 이건희씨와 홍석현씨의 얼굴 모양을 본딴 탈을 쓰고 '정-경-검-언 유착'에 관한 퍼포먼스를

  삼성공화국이 흔들렸다. 결국, 떡값검사 혹은 삼성장학생이라고 불리우는 검찰에 의해 무혐의 처분되면서 삼성 이건희 회장은 실질적인 타격을 입지 않고 지나갔지만 안기부 도청테잎으로부터 불거진 삼성공화국의 실체는 온 사회에 충격을 던져줬다.
  
  그러나, 정치권은 여전히 도청테이프 공개를 둘러싸고 공방을 벌이며 특검법과 특별법 어느 것도 처리를 하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안기부 불법 도청테이프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고 삼성공화국의 추악한 이면을 폭로했던 MBC 이상호 기자는 사법처리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벌어져 분노를 사기도 했다.

  
10. 황우석 교수와 언론, 그리고 진실

  
△황우석 교수 파문. 결국 진실은 밝혀졌지만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네이버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를 둘러싼 진실공방도 한 해를 달궜다. 애초 연구과정에서의 난자제공의 윤리문제로 불거진 의혹은 2005년 연구논문에 대한 의혹으로 번졌다.
  
  그러나, 진실을 밝혀야 할 언론들이 앞장서서 '국익론'을 방패삼아 의혹을 제기하는 이들을 싸잡아 공격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면서 우리 사회는 한바탕 '비이성'이 장악하는 기현상을 목격해야 했다.
  
  결국, 젊은 과학자들과 MBC PD수첩팀의 끈질긴 추적으로 2005년 논문이 허위라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파문은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외에도 초록의 공명을 일깨운 지율스님의 단식, 정치권을 한바탕 뒤흔들었던 노 대통령의 '연정론' 파문, 사립학교법 개정안의 통과와 한나라당의 장외투쟁도 일대 사건이라고 할 만 하다. 여기에 두발자유화를 외치며 거리로 나선 청소년들의 행동도 주목할 만한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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