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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밤

길에서 아기(는 아닐지어도 어른도 아닌) 고양이를 보았다.

어디선가 다쳤는지 꼬리 끝부분이 몹시 상한 채로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었다, 허겁지겁.

사람들에게와 마찬가지로 고양이들에게도 비호감 인상인 나는

감히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고 멀리서 말을 걸었다.

 

이봐 너 알고있니?

알파벳의 기원이 너희 고양이들이란 걸.

 

물론 그는 들은 체도 안했다.

 

뭔 소린가 하겠지만 잘 봐봐.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들의 '눈'을 뭐라 하지?

그래 "eye"라고 하잖아~~~

자 자 잘 봐보라고!

멋지게 갈라진 세모꼴의 "y"를 사이에 두고

동그랑고 귀여운 "e" 두 개가 있는 모습,

너희 고양이들의 얼굴 모습 그대로 아니냐 응!!!

어때 어때!!!

자, 이제 그 밖의 글자들이 또 너희들과

어떻게 연관되어있는지 밝혀줄게~~~

 

그 순간 고양이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채

털이 많이 빠져 애처로운 꼬리 끝으로

휘적휘적 공중에 무언가를 쓰고는 저리로 가버렸다.

그것은 대문자로 쓴 "EYE"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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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거북이눈은 거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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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저냥요... by turtle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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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urtle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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