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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가장 어려운 일은 역시 일상의 무던함을 견뎌내는 일이다.
꾸준한 지속성을 필요로하는 이 운동에는
객관성을 투영시키는 이성적 논리정연함의 과잉도,
정념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의욕과 열정의 과잉도
전혀 필요하지가 않다.
현실을 지탱하는 순서와 법칙에 적합한 양과 질의
부족함도, 넘침도 없는
딱 그만큼의 것만이
탄탄하게 필요할 뿐이다,
일련의 숫자를 뛰어건너
한 2에서 7정도까지 뛰어넘어 가고 싶어
혹은 역으로 0에서 마이너스 8정도로
훌쩍 되돌아 가고 싶어
눈도 감아본다.
정신을 일부러 딴 곳에 두어 그 휘양찬란한 '도약' 을 억지로 감행해보려 한다.
하지만 다시 눈을 떴을 때,
내가 여전히 그 2의 자리에 꿈쩍도 않한 채, 그대로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금의 나로서는 진심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모든 것은, 움직이고 변화하는 것에는
순서와 시간이 필요하다.
이 엄격한 법칙이 단 한번도 어겨진 적이 없다는 사실을
어쨌건 나는 대충은 알고 있다.
내가 우연하게도 마주쳐
오랜시간동안 알 수없을 정도로 깊게 파묻혀있었던
그 짙은 물질의 실체는
진정 누군가에 대한 강렬한 애정이었는지,
스스로에게 홀로 선사한 위안이었는지,
그냥 일종의 삶에 대한 열정이었는지,
알 수는 없다.
얼마간의 시간이 흘러
자연스럽게,
혹은 억지스럽게
그것으로부터 빠져나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졌던
그 모든 느낌과 감정과 말과 웃음과 눈물들이,
점점 옅어지던 방향이던 아니면 반대로 더 점점 짙어지는 방향이던
나는 분명 어디론가
전혀 다른 곳으로 가야만 한다.
그것에는 일렬로 늘어서, 한치의 오차도 없이 존재하고야 마는
시간과 순서의 법칙에
가뿐히 올라타는 도리밖에 없다는 걸
문득 깨닫는다.
그래도 여전히 나는
왜 2다음에 반드시 3밖에 오지 않는지
숫자는 왜 쉽게 바뀌지 않는지를
온전히 이해할 수가 없다.
이 진실을
그냥 대충 머리로 알고 있는 거 말고
또한 굴종섞인 조소로 고개를 떨구는 거 말고
나는
아주 구체적으로 하나씩
이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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