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대중조직을 위한 전국 순회간담회 -광주 간담회" 후기 

 

 

 

 어제 광주에서 청소년 대중조직을 위한 전국순회간담회를 가졌습니다. 수도권 간담회 이후 비수도권 지역 중에서는 첫 스타트를 끊은 셈인데요, 참석하신 분 중에는 아수나로 광주지부에서 활동하는 청소년활동가들도 있었고 전교조 조합원이신 교사 분도 있었습니다. 아직 청소년운동을 해본 적은 없지만 관심을 갖고 있다가 찾아오신 분도 있었고요.

아시겠지만, 청소년 대중조직을 위한 전국순회간담회는 청소년 대중조직의 계획을 세워 실제로 시도해보자고 모인 청소년 대중조직 추진모임에서 주최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준비해간 것은 청소년 대중조직을 왜 지금 시도하려는 것이며, 우리는 어떤 대중조직의 상을 그리고 있고, 앞으로 어떤 것이 필요하고 어떤 단계를 밟아나가야 할 것으로 예상하는지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대부분 대중조직이란 것에 관심과 필요성을 느끼고 오셨던 덕분인지 대중조직의 필요성 자체에는 공감대가 형성된 느낌이었고, 대중조직의 상과 대중조직을 만드는 계획 및 전략에 대한 논의가 있었습니다. 제가 느꼈던 이번 간담회에서 나온 주요한 논의지점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었어요.

 

1. 문제를 해결해주는 곳이 아니라 아래에서부터의 운동을 만들어내는 대중조직


 참석하신 분 중 한 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청소년 대중조직이 노동조합처럼 지도부가 존재하고 조합원들이 겪는 문제를 해결해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면,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에 한정될까봐 우려가 되는 것이 있다. 청소년운동에서 말하는 것 중에 ‘인권은 셀프’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청소년들의 행동을 이끌어내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 
 운동이 문제를 해결해주는 신고센터처럼 역할을 하게 되지 않을까 우려하게 되는 것은, 문제 해결을 위해 운동에 문을 두드렸던 청소년들이 운동에 남지 않게 되는 것을 우려하게 되는 것이죠. 청소년 대중조직을 문제를 해결해주는 신고센터와 같은 상으로 그리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의 청소년운동이 역할을 하고 있듯 청소년 인권침해가 발생했을 때 당사자를 지원하고 조직적으로 대응에 함께하게 될 겁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층위의 욕구를 가지고 운동에 문을 두드렸던 청소년들이 최대한 조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이 대중조직이 아래에서부터의 운동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도록 장치를 마련해야겠지요.

 

2. 청소년 관련 정책이나 예산이 편성되는 사업에 개입과 실질적 의견 개진, 정책 협상이 가능한 대표성 있는 조직으로 부상해야


 광주 지방자치 차원에서 ‘어린이 청소년 친화도시’를 만들기 위해, 또 ‘민주시민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정책이 추진되고 예산이 편성되고 있는데, 그 과정에 청소년운동의 개입이 어렵고 청소년 주체들이 드러나지 않아 다른 기관 등에서 청소년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청소년 관련 정책, 청소년 사업으로 집행되는 예산은 물론 양적으로도 부족하지만 질적으로 청소년을 보호대상으로 한정하거나 오히려 억압하는, 혹은 청소년의 현실에 무지해서 예산 낭비를 하는 경향이 있어 더욱 문제입니다. 이런 문제가 나타나는 이유는 정책과 사업을 기획할 때 청소년 집단을 통제해야 할, 시혜의 대상인, 단일하고 단순한 존재로 간주하기 때문이며, 이러한 잘못된 접근을 교정할 수 있는 청소년 관점의 자문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바깥에서 청소년운동은 여러 이야기를 다 하고 있는데 이 운동이 아직 그만큼의 역량이나 공식적 대표성은 가지지 못하였기에 ‘제도권’에 대한 개입이 어려운 것이죠. 대중조직이 필요한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유의미한 대표성을 가졌다고 제도권 안팎에서 인정할 수밖에 없는 규모와 힘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3. 청소년 활동가, 청소년 당사자들만이 아니라 지역 시민사회단체들도 우리가 만나러 다니고 설득하고 이해시키고 조직화해야


 청소년 대중을 어떻게 조직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논의되었습니다. 변화한 이 시대에 청소년 대중을 본격적으로 조직해본 경험이 청소년운동에 부족하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겪으며 여러 시도들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고, 청소년활동가의 숫자가 부족하고 청소년을 조직할 수 있는 공간-학교 등-에 있는 청소년 당사자 활동가도 부족한 부분이 한계일 수 있는 부분으로 지적되었습니다. 때문에 어느 정도 규모로 대중조직이 성장하기 전까지는 만나는 청소년의 숫자가 확보된 지역의 단체들과, 교사 단체 및 학부모 단체들의 지원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래서 대중조직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우리가 설득하고 만나야 할 대상은 청소년활동가들과 청소년 당사자들만이 아니고, 각 지역의 시민사회단체들도 우리가 적극적으로 조직해야 할 대상입니다. 청소년이 동네에서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단체로 대중조직의 상을 그리고 있기 때문에, 출범 이후에도 공간거점 및 기타 자원을 마련하는 데에 지역 단체들의 협조와 지지가 필요하겠죠.

 

 광주 간담회 참가자 중에는 90년대 초반 광주에서 청소년 조직에 함께했던 분이 계셨습니다. 당시 규모가 꽤 있었고, 발행하는 신문의 구독자만 만 명이 되었으며, 신문은 청소년 주체들이 배달선이 되어 청소년 구독자들에게 전달되었다고 합니다. 광주의 권역마다 ‘토요교실’을 열었는데 학교 앞에서 홍보지를 나눠주며 조직했고 집회에 권역별 깃발을 들고 나가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는 이야기를 나눠주셨습니다. 과거의 경험과 현재에 대한 진단을 토대로, 시행착오를 예상하면서도 담대하게 한 걸음씩 떼려고 합니다. 부디 많은 분들이 이 시도에 조언을 해 주시고, 지지를 보내 주시고, 무엇보다 함께해주시기를 바랍니다. 다음 지역순회간담회는 20일 부산에서 진행됩니다. (글쓴이: 쥬리)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6/03/02 17:00 2016/03/02 17:00
태그 :
트랙백 주소 : http://blog.jinbo.net/walls/trackback/28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머슴둘레 2016/03/08 21:56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청소년들은 러시아혁명사를 공부하라!!

  2. 머슴둘레 2016/03/08 21:57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청소년들은 마르크스주의 입문서를 읽어라!!

  3. 하쿠노미야 마르코 2016/03/12 12:33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http://cafe.daum.net/Labour/
    공산당 창당준비위원회입니다. 많이 사랑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