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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세상 탓이라고는 말하지 않을 것이다.
나의 오류, 나의 잘못, 나의 잘못된 선택이 야기한 결과는 결국 나의 탓이다.
나의 무능과 나의 어리석음 탓이다.
한때 편하고 좋은 의자였을지도 모르지만
지금 낡고 망가진 쓸모 없는 의자는 낡고 망가진 쓸모 없는 물건일 뿐이다.
옛날에 쓸모 있었다는 말은 아무 위로도 되지 못한다.
지금/여기 현실이 중요하다.
술을 마셨다.
그래도 잠이 오지 않는다.
수다를 떨었고 여행계획을 세웠다.
다시 술을 마셨다.
맛이 없다.
술이란...
포도주에 멸치 안주는 절대 먹지 말기를 권한다.
포도주는 맛을 증폭시킨다.
적은 단맛이 아주 달콤하게 바뀌고
적은 비린내가 견딜 수 없어진다.
사랑하는 사람을 설득할 수 없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다.
술이 취해서도 말을 할 수 없다는 것은 더욱 끔찍한 일이다.
인생을 헛살았다.
이뤘다고 생각한 그 모든 것들이 모두 가짜다.
오늘은 아주 중요한 날이다.
내가 생애에서 두번째로 중요한 결정을 내린 날이다.
오늘 나는 완벽하게 혼자가 되었다.
아무도 의지할 수 없게 되었고
그 어떤 쓸모도 확신할 수 없게 되었다.
결국 아버지 말씀이 옳았던 거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딸년들 중에도 막내딸년....
쓸모를 만들어보려고 40년 가까이 노력해 왔지만
결국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도 않았을 뿐더러
나 따위가 없어도 아무 문제도 발생하지 않는 것이다.
모든 것이 미망이다.
단순히 노동을 판다는 것은 정말 끔찍한 일이다.
화려한 수사를 구사하고
없는 것을 있는 듯이 과장하며
모르는 것을 아는 듯이 말한다.
그 모든 기만적인 행위가 가능한 것은 오랫동안 돈을 쳐들이면서
학교를 다니고 공부를 한 덕분이다.
나의 말과 나의 행동이 오로지 , 고용된 입장이라는 것 하나만으로
정당화될 수 있는가?
나는 그때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인가?
밤새 두통과 열이 나서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자꾸 사는 게 이게 뭔가 하는 생각이 난다.
오디오가 고장 나서 음악을 들을 수가 없다.
컴퓨터에서는 CD가 도는 소리가 시끄럽다.
날씨가 변덕스러워지니 히터가 돌아가는 소리도 신경을 거스른다.
몇년 전으로 소급해 보아도 시간에 빚을 지지 않고 살았던 기억이 없다.
늘 밀린 일들, 일들....
일은 괜찮다.
하지만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말할 수 없으니...
일을 해야 할 이유가 약해진다.
오래 전에 스스로 썼다.
"나는 용감한 사람, 행복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정말 그런가?
얼마 전에는 진지하게 그런 생각을 했다.
결코 행복해지지 못할 것 같다고...
나는 가방끈도 길고 공부도 많이 했다.
나는 내가 아는 걸 제법 재미있게 설명할 줄도 알고 사람들과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노는 것도 좋아한다. 10000원만 있어도 맛있는 걸 해먹으며 재미있게 놀 수 있고 그렇게 노는 것이 정말 좋다.
요컨대 나는 돈이 많이 안드는 인간인데..
뭐 좀 돈을 막, 많이 쓰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없으면 없는 대로도 살 수 있는데...
사는 것에 왜 이렇게 자신이 없는 걸까?
왜 이렇게 겁 많은 인간이 되었을까?
요새는 영어학원을 다닌다.
총기가 예전만 못해서 도대체 문장을 외울 수가 없다.
하긴 뭘 억지로 외워본 경험이 없기는 하다.
중학교 이후로 영어 실력이라는 게 중단되었다고도 할 수 있겠고....
글구 영어 선생이란 작자들은 왜 그렇게 쌀쌀맞고 사람을 경멸하는 태도를 갖고 있는 거냐.
난 오히려 선생질 할 때 더 다정해지는 편인데.. 쳇...
어제는 만가지 바쁜 일을 제쳐두고 밀린 영어숙제를 했다.
나중에는 꾀가 나서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서 답을 가르쳐 달래려고 했더니
나쁜 친구년도 영어에 관해서는 나쁜 영어선생보다 나을 게 없었다.
결국 끙끙대며 간신히 해결했는데...
세상에 정답이 책 뒤에 있었다. 띠바..
채점을 해보니 두어 문제인가 틀렸을 뿐 거의 다 맞아서 기분이 무척 좋아졌는데..
오늘 학원에 가서 도로 잡치고 왔다.
내일 또 시험본다는데... 걍 때려쳐 버릴까 하는 회의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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