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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자취

 

1주일 뒤면 마지막 술자리를 한 지 1년이 된다.
마지막 담배 개피를 문 지도 이미 반년이 넘었다.
의식적으로 애써 참는 것도 아니고 스스로 금주나 금연을 하고 있다고도 생각 않지만,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오랜동안 늘 너무 당연하게 내 구성 성분인 줄 알았던 것들이 낯설어지는 걸
이번에 치료하는 과정을 거치며 여러 모로 많이 겪었다.
모든 게 조각조각 해체되어 부서졌다가,
이제는 조각들을 새삼 일일이 들여다본 뒤에 재조립하는 느낌이다.
 
습관은 기억에 남아있다.
셀 수도 없는 술자리에 가졌던 감흥들,
담배를 태워 무는 손과 입술에 느껴지는 감촉들.
기억에 남아있는 그 느낌들을 다시 마주하게 될까-
-라고 생각해보는 것이, 어쩐지 생경하다.
분명히 내가 겪어 알고 있는 감각들임에도 마치 남의 일인 것 같다.
그렇다고 내가 앞으로 평생 누군가와 술자리를 하지 않을 거라고도 생각할 수 없다.
술을 절대 마시지 않는 인생 역시 남의 일처럼 느껴지긴 마찬가지다.
습관의 기억이, 그렇게 느끼도록 만든다.
아마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서 마시게는 될 거라 생각한다.
다만 이젠, 음주가 다시는 그저 익숙한 행위이진 못할 것이다.
 
 
2010년 6월 7일 뉴욕 JFK, 두려움과 화와 외로움이 범벅이 되어 반쯤 취한 채 비행기에 올랐다.
2010년 11월 25일 미금역 할리스, 덜덜덜 떨리는 손으로 피워 문 담배는 무슨 맛인지 알 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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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25일 미금역 할리스, 덜덜덜 떨리는 손으로 피워 문 담배는 무슨 맛인지 알 수도 없었다.1주일 뒤면 마지막 술자리를 한 지 1년이 된다.
마지막 담배 개피를 문 지도 이미 반년이 넘었다.
의식적으로 애써 참는 것도 아니고 스스로 금주나 금연을 하고 있다고도 생각 않지만,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오랜동안 늘 너무 당연하게 내 구성 성분인 줄 알았던 것들이 낯설어지는 걸
이번에 치료하는 과정을 거치며 여러 모로 많이 겪었다.
모든 게 조각조각 해체되어 부서졌다가,
이제는 조각들을 새삼 일일이 들여다본 뒤에 재조립하는 느낌이다.
 
습관은 기억에 남아있다.
셀 수도 없는 술자리에 가졌던 감흥들,
담배를 태워 무는 손과 입술에 느껴지는 감촉들.
기억에 남아있는 그 느낌들을 다시 마주하게 될까-
-라고 생각해보는 것이, 어쩐지 생경하다.
분명히 내가 겪어 알고 있는 감각들임에도 마치 남의 일인 것 같다.
그렇다고 내가 앞으로 평생 누군가와 술자리를 하지 않을 거라고도 생각할 수 없다.
술을 절대 마시지 않는 인생 역시 남의 일처럼 느껴지긴 마찬가지다.
습관의 기억이, 그렇게 느끼도록 만든다.
아마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서 마시게는 될 거라 생각한다.
다만 이젠, 음주가 다시는 그저 익숙한 행위이진 못할 것이다.
 
2010년 6월 7일 뉴욕 JFK, 두려움과 화와 외로움이 범벅이 되어 반쯤 취한 채 비행기에 올랐다.
2010년 11월 25일 미금역 할리스, 덜덜덜 떨리는 손으로 피워 문 담배는 무슨 맛인지 알 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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