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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택자의 한탄

고다카페에 재차 올린 글.

가버린 줄만 알았던 엄마냥이 나타나 상황이 좀 달라졌달까-_-;

여튼 지금 상황에서 내가 뭘 더 할 것이 있는지 물어보려는 의도에서 작성해 올린 글.

 

 

 

혹시 심심하시거나;; 하면 먼저글도 참조해 주시구요↓

그니깐  써머리하자면 상황이..

* 작년 초가을 무렵 동네 작은 수퍼에서 뒷다리 하나 없는 삼색길냥씨를 창고에서 지내도록 해 주었음

* 거기서 새끼를 낳았음

* 주인 아줌마는 어쨌든 귀여워함 + 손님들이 주는 주전부리 떡고물과 아주머니의 도움으로 생활
* 새끼냥은 그렇게 약 8개월 가량 자람. 걔의 마인드: "인간은 다 좋음, 여기는 내 집"
* 4월 23일 수퍼 폐업. 다른 사람에게 팔렸다고 함.
* 어미냥 안보임. 새끼냥만 자리보전. 귀여워했던 동네 사람들이 갖다주는 참치캔 꽁치캔 등등으로 생활.
* 어제 수퍼 리노베이션 공사 시작.
* 오늘 오전 인부들 들락날락. 새끼냥 어디론가 피신. 안보임.
* 오늘 오후 어미냥이 간만에 약간 떨어진 곳에서 등장. '옛집'에 다가가진 못하고 지켜봄.
* 조금 뒤 또 동네사람이 멸치를 들고 다가가니 새끼도 등장.
* 수퍼와 조금 떨어진 아파트 화단에서 둘이 함께 파우치 사료 3봉을 게눈 감추듯 해치우고 일광욕.

..까지 보고 조금 전에 집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저는 현재 부모님 집에 서식중이고 가족 중에 앨러지성 천식 환자가 있는 고로
입양이나 보호가 불가능합니다..


화단에서 맘마먹는 모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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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냥입니다. 카메라를 보고는 호기심을 보이며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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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엄마냥은 별반 사람에게 관심을 보이진 않습니다.
쓰다듬을 수 있으니 사람한테 익숙하긴 합니다만, 냥이 쪽에서 어필은 하지 않습니다.
묵묵히 식사+그루밍 뒤 나무 옆에서 일광욕. 관심을 끌어보려 했으나 무심시크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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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냥은 길냥이 포스가 남아계신 반면, 새끼냥은 완전히 인간친화적입니다.
사는 곳에 지붕만 없었지 집고양이에요 하는 짓은.
밥 먹고 나더니 발라당 신공 부리시는.;





지금 당장은 괜찮습니다. 특별히 해꼬지하는 사람도 없고, 밥주는 사람은 많고.
날씨도 당분간은 더워질 일만 남았구요.
헌데 이것저것 신경 쓰자면 마구 걸리는 모자입니다..
어미는- 아무리 길냥 포스가 남았다곤 해도 장애묘.
가까이서 보니 외양 상으로도 산전수전 다 겪은 모양새에다 귓속도 엉망이고..
중성화 안돼있음은 기본이고..(지금도 배가 꽤 뚱뚱하신데 그간 안보였던 게 발정탓은 아니었는지 두려워요ㅜㅜ)
새끼는- 실질적인 현재 상태는 유기묘라 봐야죠..
태어나서부터 자기 집이라 생각하던 곳에서 주인은 이사가고 그냥 남겨진 거나 결과가 마찬가지니까요.
더구나 현재 그 집마저 웬 아저씨들이 와서 뚝딱거리고 있고.

만일 가게에 들어올 차기 주인이 먼저 아줌마처럼 너그러이 이 모자에게 자리를 내어준다면
지금까지대로 '동네 공동 고양이'같은 상태로 살 수 있을 테지요.
데려다 품을 사람이 없는 마당엔 그나마 그게 최선일 거예요.
하지만 그게 안될 경우엔..?
또 새 가게가 오픈하기까지의 공사판과 환경 변화를 견뎌내는 건 수월할까..?
그밖에 이런 문제는? 저런 문제는?
..제가 데려올 수도 없는 주제에, 어느 선까진 신경 꺼야 한다고 생각은 되지만요.

저는 시설좋은 쉘터에서 중성화 다 돼있는 채로 데려다가 집안에서 돌본 경험밖에 없습니다.
(친구네 집에 잠시 신세지던 때요. 제가 얹혀있는 동안 입양을 했었죠)
그래서 혹시 이 여기까지 지리한;; 스크롤을 내려준 분이 계시다면,
이런 경우 그래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는지..
아님 보아하니 걔넨 그대로 놔둬도 되겠으니 괜스레 손대지 말라던지..
뭔가 도움말씀을 들을 수 있을까요.
요새 저 창고 구석의 꼬라지;를 보면 마음은 안타까운데,
뭘 어째야 좋은건지는 잘 모르겠는 답답한 심정이어서 이렇게 주절주절하고 갑니다..

 

 

 

예상은 했지만 역시 뾰족한 도움의 코멘트는 없었다.

지금 당장 매우 위험한 상황에 빠져있는 것도 아니면서

포획도, 검사도, 중성화도 되지 않은 애들을 선뜻 어떻게 해보겠다고/하라고 나설 사람이란 힘들지..

 

그런데 나도, 오늘 걔네들의 모습을 보고 나니 약간은 맘이 놓였다.

봐주던 사람이 없어지고 살던 곳은 공사판 되고-하는 '변화'에 아가가 대처할 수 있을까,

라는 게 당면한 주요 걱정이었는데,

오늘 가만 보아하니 밥 주는 사람들이 이렇게 존재하는 이상

엔간히 시끄럽다 해도 그 권역을 벗어나진 않을 듯해 보였다.

더구나 한동안 사라졌던 엄마냥도 슬그머니 나타나 다시 눌러앉을 태세를 하는 걸 보니

그곳이 괜찮은 장소라고 여전히 생각한단 의미일 거다.

한동안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난 길냥이 본능을 아직 간직한 어미냥이

그곳을 버리고 떠나갔다고 여겼었거든. 그래서 더 안타까웠고.

 

하지만 고다에서 리플 준 분들도 그랬듯 더 "확실한" 걱정인 건 아가보다 중성화 안된 어미다..

만일 진짜로 그간 발정땜에 나갔다가 '음 저번에 거기가 새끼 낳기에 괜찮았지'하고 돌아온 거면

정말로 아득하다;;;;

워낙에도 많이 움직이긴 힘든 애라 몸이 뚱뚱하긴 했지만

저 큰 배가 왠지 불안하다고.-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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