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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자통합 관련 성명] 노동조합들은 자본가 정치세력과 단절하라!

 

노동조합들은 자본가 정치세력과 단절하라!

국참당과의 통합만이 아니라 야권연대에 반대하라!

 

 

1. 민노당과 새진보통합연대(노심조)가 자본가 정치세력인 국참당과 함께 이른바 통합진보정당 결성에 합의했다. 자본가 정당과 독립하여 노동자의 독자적 정치세력화 하겠다고 만든 것이 민주노동당이다. 그러나 민노당은 그 동안 민주대연합과 반MB 야권연대로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만신창이로 만들어 왔다. 그러더니 이제는 노동자 정치세력화라는 허울마저 거추장스럽다는 듯이 자본가 정당과 아예 통합하는 길로 가 버렸다.

 

2. 그 동안 우리 노동자혁명당 추진모임은 민노당과 진보신당, 민주노총 지도부 등이 추진하는 진보대통합이 결코 민주대연합과 대당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대연합으로 가는 수순에 불과한 것임을 거듭 폭로해 왔다. 야권대통합이 최종 목표임을 서슴없이 밝히고 있는 국참당과의 이번 통합 합의로 진보대통합이라는 게 결국 민주대연합으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현실로 드러났다.

 

3. 국참당과의 통합으로 진보대통합의 기만적인 본질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긴 했지만, 그 동안 진보대통합을 추진해 오면서 민노당과 진보신당, 민주노총 지도부는 이미 야권연대 이름으로 노동자계급과 민주노조운동을 민주당 등 자유주의 자본가 세력의 들러리로 만들어 왔었다. 과거 분당 이전의 민노당이 노무현정권 시절 열우당 2중대 노릇으로 비판을 받아 왔었고, 분당 이후에도 진보양당이 최근까지 노동자계급의 투쟁과 계급적 정치의식의 발전을 야권연대에 종속시켜 왔다. 작년 겨울 현대차 비정규직 투쟁을 야5당의 중재와 타협 종용으로 무너뜨린 것이 그렇고, 올해 희망버스의 ‘정리해고 없는 세상’을 위한 투쟁을 국회청문회, 국정조사 등 제도정치권과 의회로 몰고 가 기만적인 ‘국회권고안’으로 정리시키려 한 것이 또한 그렇다.

 

4. 따라서 국참당과의 통합만이 문제가 아니다. 이미 통합 전부터 이 같이 자본가 정치세력에 투항해 온 야권연대가 문제의 핵심이다. 설사 이번에 국참당이 빠지고 진보정당들만의 통합이었더라도 야권연대가 계속되는 한 노동자계급의 독자적 정치세력화가 난도질당하고, 정치적 독립성이 파괴되기는 마찬가지다. 국참당과의 통합은 이미 야권연대라는 몸 안의 암세포가 겉으로 표출된 하나의 결과일 뿐이다. 그러므로 근본적으로 야권연대 문제는 건드리지 않고 단지 국참당과의 통합에 대해서만 반대하는 것으론 몸통은 놓아두고 껍데기만 붙들고 싸우는 꼴이 된다.

 

5.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원순 선대본은 그 동안 진행되어 온 야권연대/ 민주대연합의 결정판이었다. 대중투쟁에서만이 아니라 선거에서조차도 노동자 정치세력화가 실종되고 완전히 끝장나 버렸음을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이 박원순 선대본에는 이번 국참당과의 통합에 합의한 민노당과 노심조만이 아니라 현 진보신당도 참가했다. “진보정당의 독자성은 지키되 유연한 야권연대는 계속해 나갈 것”이라는 홍세화 진보신당 대표 후보가 천명한 방침이 현실에서 구체화한 첫 번째 사례였다. 이것은 국참당과의 통합에 합의한 민노당과 노심조의 노골적인 민주대연합만이 아니라 진보신당의 은폐된 민주대연합도 문제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6. 현재 전 세계적인 자본주의 체제 위기 정세 속에서 공공연한 부르주아 정당들만이 아니라 진보정당들, 사민주의 정당들도 집권해서는 똑같이 자본의 위기를 노동자에게 전가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 당장 최근 며칠 사이에 똑같이 실각한 그리스와 스페인의 사민당 정부를 보라. 이들 사민주의 진보정당들은 형식적으로는 독자적으로 집권했음에도 민주대연합 못지않게 부르주아지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자본의 이해를 대변하고 집행해 왔다. 실로 이것이 모든 개량주의 진보정당의 본질적인 역할이었고, 지금까지도 그러하다.

 

7. 국참당 같은 자본가 정당과 통합하는 노골적인 민주대연합이든, “유연한 야권연대”만 하는 은폐된 민주대연합이든 개량주의 진보정당운동은 결코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방안일 수 없음이 최종적으로 드러났다. 이미 10 여년에 걸친 진보정당운동으로 노동자 정치세력화는 만신창이가 될 대로 됐다. 총연맹을 비롯하여 모든 노동조합들은 자본가 정당과 단절해야 한다. 나아가 이제 국참당과의 통합으로 더 이상 형식적인 차원에서조차도 노동자 정당이기를 포기한 민노당/3자통합당과도 단절해야 한다.

 

8. 교훈은 이것만이 아니다. 의회주의와 개량주의로는 결코 진정한 노동자 정치세력화와 노동해방을 이룰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노동자계급을 자본가 정당의 꼬리로 전락시키는 야권연대/민주대연합으로 빠져드는 것이 필연이다. 따라서 지금 국참당과의 통합에 대한 반대로 제한할 것이 아니라 야권연대에 대한 반대를 분명히 해야 한다. 나아가 원칙적으로 의회주의 · 개량주의와 선을 긋고 명확히 노동자 혁명정당의 깃발을 치켜들어야 할 때다. 진정한 노동자 정치세력화는 오직 사회주의 혁명정당 건설을 통해서만 올곧게 이루어질 수 있다.

 

 

2011년 11월 23일

노동자혁명당 추진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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