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인토로
분류없음 2018/09/06 00:57한국에 있을 적에 개 ㅈ 같은 회사 생활을 미리 경험했으면 이 나라에서 일하고 살면서 이렇게 스트레스 받진 않았을 것 같은데, 면역력이 부족해서 그러는 거야... 하면서 쓸데없는 탓을 하다가 가만히 되돌려 생각해보니 쌍놈의 ㅈ 같은 회사를 경험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는... 기억을 복구했다.
물경 십여 군데 넘는 말도 안되는 회사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했던 기억들... ... 월급을 계산하는 페이롤 담당자를 치받았던 일도, 사장과 맞짱떴던 일도, 노동부에 부당노동행위를 제소했던 일도, 야간노동을 하면서 열이 뻗쳐 금연 사무실에 앉아 담배를 뻑뻑 피웠던 일도 있었다. 그런데 그런 일들을 그냥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던 것.
왜 그랬는지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태도 (자세) 의 문제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런 일들을 하면서 그렇게 말도 안되는 고용주들을 대하면서도 "이것이 나의 일", 그러니까 이 일로 밥을 먹고 살아간다, 는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 같다. 나아가 이 일이 아니면 나는 밥벌어 먹을 수 없다, 는 절실함과 한계에 몰린 상황 같은 것도 없었던 것 같다. 아니 돈이 한 푼도 없어 절대적인 한계상황인 것은 분명한데 그걸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 같다. 없으면 굶지 뭐. 씨발, 때려치지 뭐. 그냥 그렇게 살지 않았나 싶다. "생활인" 의 자세가 아니었던 것 같다. 너무 어렸지... 싶다.
지금 하는 일은 ---
나에게 이 일은 소중하다. 자부심도 크다. 그리고 꼭 해야만 하는 일이다. 한편, 없는 집에 제사 돌아오듯 되풀이되는 집세내는 날 (매달 첫 날) 에 맞춰 발란스를 유지해야 하고 또 역시 없는 집에 제사처럼 반복되는 월경날짜에 맞춰 생리대도 두둑하게 구비해놓아야 하고 (아 씨발 이거 언제까지 해야 되는 거야) ... ... 생활인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ㅆㅂㅅ동료들이 열받게 해도 참는 방법을 연구하고 책을 읽고 매니저가 되도 않는 말을 해도 일단은 실행해놓고 대들거나 입에 지퍼를 채운다. 다들 이렇게 살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