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드일구

분류없음 2020/05/22 13:42

아 정말 간만이구나. 이곳은 그대로인데 모든 것은 변했다. 꽃개가 지금 사는 곳에선 코비드나인틴이라 하고 한국에선 코비드일구라고 하니 한우자리 꽃개는 코비드일구라 해야겠다. 

 

코비드일구가 한국에서 페이션트 31 을 위시로 들불처럼 번질 때 - 그러니까 아마도 2월 말이었던 것 같은데 회사 사람들과 꽃개 주변 사람들은 뉴스를 볼 때마다 꽃개를 쳐다보았다. 꽃개는 그냥 말없이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회사에서 2월 27일, 코비드일구와 관련지어 첫 프로시져 도입 전체메일을 보냈다. --- 클라이언트 스크리닝에 관한 것이었는데 "최근에 중국 우한 지방을 여행하신 적이 있습니까? " "중국, 한국, 이란에서 여행 후 돌아오셨습니까?" 등의 질문. 맙소사. 결국 중국과 이란 같은 나라와 어깨를 나란히... 그런데 곰곰이 한국발 뉴스를 살펴보니 매우 잘하고 있는 게 아닌가. 공격적인 테스트와 그 어느 나라도 해내지 못할 꼼꼼한 역학 조사...

 

역시나 한국인 교회에 다니며 유투브를 사랑하시는 나이드신 한국인 동료께서 한 말씀 하셨다. "요즘 한국사람인 게 증말 챙피해. 아휴 그냥. 문재인 되고나서 되는 일이 하나도 없어. 저게 뭐야. 요즘엔 그냥 중국사람이라고 하고 다닐까봐." 꽃개는 단호하게 한 말씀 드렸다. "걱정마세요. 딱 한 달 뒤에 보세요. 잠자코 계시다가 사람들이 한국에 대해 뭐라고 말하는지 한 번 보세요. 딱 한 달만 있어 보세요." 그 분의 표정은 정말 벙찌다는, 아니 뭐 저런 도그문빠가 다 있어. 

 

한 달 뒤에 의기양양하게 나타난 이 분. 사람들에게 메이드인코리아 마스크를 종류별로 자랑하며 뭐든지 메이드인코리아가 좋다고 으쓱대고 계셨다. 그렇다. 한국 정부가 정말 잘하고 있다. 코비드일구 대처능력만큼은 한국 정부가 짱이다. 최고다. 할 수만 있다면 금박을 잔뜩 박아 표창장을 드리고 싶은. 무엇보다 최전선에서 고생하고 계신 헬스케어 종사자들, 케어기버들에게 격렬한 사랑과 연대의 마음을 담아 박수를. 짝짝짝.  

 

꽃개도 나름대로 전선에서 싸우다보니 벌써 두 번이나 테스트를 받았다. 모두 네가티브. 유일하게 FAIL 해야만 기쁜 테스트 - 코비드일구 테스트. 

 

이제 정말로 격이 다른 새로운 노멀 시대 (new normal era) 가 다가온다. 악수도, 허그도, 얼굴을 부비는 인사도 이젠 영영 과거의 일이 되어버렸다. 분기별로 호텔 볼룸을 빌려 전체 스탭이 모여 인사하고 음식을 나누던 (우린 이것을 시니어매니지먼트의 장기자랑이라고 불렀다) 전체 스탭 미팅도 과거의 것으로 되어버렸다. 대신 마이크로소프트팀스가 그 자릴 대신한다. 줌은 보안문제 때문에 쓰면 안된단다. 한 달에 한 번 팀 회의도 2월을 끝으로 열리지 않고 있다. 호기롭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스카보로 헬스네트워크 팀과 콜라보도 준비했는데 모두 모두 ------- 중단됐다. 언제 복구할 수 있을지, 지금으로선 아무 것도 알 수 없다. 

 

*코비드십구, 라고 했다가 코비드일구로 고쳤다. 한국에선 십구보다 일구를 선호하는 모양이다. 이천십구년 (2019)을 그럼 이공일구년이라 부르는지...? 고친날 8월 28일 

 

2020/05/22 13:42 2020/05/22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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