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의 날 / 애증

분류없음 2013/09/03 10:15

1. 노동자의 날

Labour Day. 어쩐지 관제 냄새가 물씬 나는 노동자의 날이다. 9월 첫째 주 월요일.

그렇지만 나는 일을 했고 - 그래 노동자로서 노동자의 위상을 확인하는 거지 - 저녁 무렵 퇴근길에 장을 봐서 밥을 먹는 전형적인 임노동자의 삶을 재현했다. 오늘 일터에서 읽은 아티클 가운데 인상적인 두 개를 여기에 남긴다. 그리고 아주 아주 알흠다운 사진 한 장이 있는데 그것은 나중에 링크하도록 한다. 넘흐 알흠답기 때문에 여기에 남기면 때 탄다.

 

“So why did you get into it?” 14 Ways Sex Work Is Real Work

이것은 전에 일하던 일터의 상사 페이스북에서 본 것인데 바로 링크하면 내가 그 양반을 흠모(?)하고 있다는 것이 탄로날까봐 그냥 읽고 나중에 다른 글을 통해 내 페이스북에 링크했다. 개(게 아님)거품 물 숭고하신 맑시스트들이 몇 분 계시겠지만 아마 그들은 내 블로그를 읽진 않을테니, 하며 넘어가도록 한다. (아 시발, 성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노임을 받는 노동이 노동이 아니면 뭐냐고요!)

 

The Autonomous Roots of the Real Democracy Movement

이것은 당운동-조직운동주의자들에겐 풀리지 않는 신비, 자유로운 개인들의 개인적인 운동들의 집합체가 되어버린 현대 저항운동에 대한 소고. 이미 한국사회에선 2000년대 초반부터 두드러지게 구현됐다가 이명박 가카 시절 완전체를 보는 듯했으나 다시 사그러들었다가 요즘, 박근혜 대통령님께서 못내 불편하시어 칼을 빼어들게 만든 촛불 시위 등 '시민'들의 자유롭고 발칙한 운동의 의미에 대해 논평한 글. 한국의 몇몇 분들들에게는 새로울 것이 없으나 여전히 그분들도 새롭지 않게 활동하시는 터, 늘 새로운 글이 되겠다. 실상, 나로선 한국의 글에 접근할 기회가 많이 없어 이러한 성격의 글이 새로운지 아니면 여전히 구태인지조차 알지 못하겠지만 이석기 (의원님) 처럼 뱅가드파티만이 최고라 여기는 사람들에겐 아무래도 단내나는 소리일 수도. 읽어보시라. 민중이-서발턴이 뭘 원하는지 알 수 있을지도 몰라. 단 하나, 여전히 막히는 것은 "리좀적"이라는 표현을 대체할 완벽한 한국어로는 무엇이 있을까. 의미는 알겠다만 그림으로 그리지 않고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이 갑갑함. 알긴 아시오?

 

2. 애증

학교 다닐 때부터 엔엘 애들하고는 대중운동 외에 일을 같이 안해 봐서 순진한 건가. 아님 덜 당한 건가. 한국 진보 (it meant "progressive" not "radical") 운동이 진보하려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문제를 해결하고 가야 한다. 오해마시라. 국가보안법을 저촉하지 않는 운동을 하자는 게 아니다. 어떤 분처럼 안의 운동을 하자는 것도 아니고, 누구처럼 오락가락하시다가 결국 자질을 회복한 것처럼 비추이는 운동을 하자는 것도 아니다. 하던대로 하자, 다만 이른바 '북한' 문제는 풀고 가자. 다른 건 다 좋다고 쳐도 3대 부자 세습, 이건 아니지 않나? 무슨 교회도 아니고. 제발 좀 이런 건 아니라고 얘기하자. 따라서 국가보안법, 이건 말도 안된다고 하자 좀 제발. 어려운 얘기 하지 말자는 거다. 그래서 종북이란 게 얼마나 웃긴 얘긴지 같이 터놓고 얘기하잔 말이다. 이건 뭐, 지금이 김두한, 이정재가 설치는 해방 뒤냐? 뭔 놈의 개새끼가 설쳐, 설치긴(그나저나, 맞춤법 좀, 아씨 "여기가 어디라고 있으냐"?)

 

그래서 투쟁을 어떻게 함께 벌여나갈 건데? 일사분란하게 어떻게 하자는 건데?

 

우리 모두 다 내란음모죄 및 국가보안법 위반죄 자진 신고대회 같은 거라도 열자. "우리 모두", 여기엔 물론 130여 명의 당신들 조직원들이 우선 나서야 가능한 일이다. 자, 박근혜. 우리 모두를 잡아가시오. 내가 니 법을 위반하였소.

국민들 모두 알고 있는데 얘기하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 씹새들이 지들만 잘 살고 돈지랄하려 국민을 수단으로 삼는 거, 국민들 모두 다 알고 있다. 가랑잎 타고 압록강 건널 수 없듯이 밥통으로 혁명할 수 없다는 거, 국민들 모두 다 알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우리들은 어떻게 하면 맛난 밥 먹을 수 있는지, 그것은 알고 있다. 그게 중요하다. 당이고 무당이고 거기에서 시작하면 된다.

 

 

 

2013/09/03 10:15 2013/09/03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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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일몽 2013/09/03 13:33 Modify/Delete Reply

    성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노임을 받는 것이 아니라 봉사료를 받는겁니다. 여기에 서비스 제공자의 나이가 어리거나 외모가 아름답거나 등등의 이유로 봉사료가 더욱 올라가는 겁니다.

    http://www.aidsmap.com/Female-sex-workers-frequently-offered-larger-fees-by-their-clients-in-return-for-sex-without-a-condom/page/2669595/

  2. 일몽 2013/09/03 13:48 Modify/Delete Reply

    노동자가 업소에 고용되어 있을 경우에는 봉사료가 아니라 수익의 몇 %를 받습니다.

    What fees does the brothel charge and what is my cut? - See more at: http://aidsaction.org.au/swop/workers_resource_kit/general_info/starting_out.php#sthash.uijusoW1.dpuf

  3. 일몽 2013/09/03 13:54 Modify/Delete Reply

    노동자가 고용되어 있는 경우에도 거래는 사적인 공간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추가적인 봉사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http://www.brisbanetimes.com.au/news/queensland/my-day-in-a-brisbane-brothel/2007/03/27/1174761471112.html?page=fullpage

    "It's a business transaction out here, and by the time you go to the room, both you and the girl know exactly what you're doing and what you've paid for," the manager told me.

    In terms of money, brothel owners don't receive a cut of the cost of sex - only a portion of the cost charged to rent the room.

    And sex is sex - anything extra, like kissing, anal sex or oral sex performed on the service provider has an additional cost.

  4. 일몽 2013/09/03 14:10 Modify/Delete Reply

    안마업소와 출장 마사지가 비싼 이유는 아래의 글을 읽어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http://cluster1.cafe.daum.net/_c21_/bbs_search_read?grpid=1CJVx&fldid=ONZI&datanum=698&openArticle=true&docid=1CJVxONZI69820120821105121

    http://blog.daum.net/yuinha/7734068

  5. 일몽 2013/09/04 12:37 Modify/Delete Reply

    잠시 이 문제에 대해서 좀 더 알아봤습니다. 님은 성노동자가 노임을 받는다고 주장하지만 제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노임은 시간당 임금이고 급료는 월단위, 혹은 연단위로 받는 임금입니다. 성노동자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이것을 저의 어떤 편견에 기반한 것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지금으로서는 그것이 임금인지 매우 의심스럽습니다. 왜냐하면 현실에서는 완전히 임노동자화된 업소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http://www.businessinsider.com/prostitution-legal-nevada-prostitutes-brothels-sex-2011-12?op=1

    성매매가 합법화된 네바다주에서는 업소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개인사업자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왜냐하면 노동자는 업주와 수입을 나누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업주와 노동자의 관계는 동업자 관계입니다.

    http://www.amsterdamlogue.com/amsterdam-brothels.html

    Some might find it surprising that this classy and pressure-free experience is actually (sort of) cheaper than the window girls in the Red Light District. In the RLD you’ll normally get what they call a “suck and fuck” for a standard €50, but this lasts only 15-20 minutes on a small bed and usually includes nothing more than you’ve distinctly agreed to beforehand. At the private house brothels the usual hourly charge is €80 for a full hour, or €55 for half an hour, and this includes everything normal, although a bath (and sometimes even a shower) will cost from €10 to €40 extra. If you have special desires that some girls might object to (and they often will object) then that will cost extra if they agree, but aside from that it’s all-inclusive.

    http://www.businessinsider.com/switzerlands-new-drive-in-brothel-goes-live-2013-8

    이것은 우리나라에서도 성행하고 있는 드라이브인 무인텔 같습니다. 국가가 성매매를 보장 또는 보호해주면 얼마든지 포주에게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것은 장사입니다.

  6. 일몽 2013/09/04 12:44 Modify/Delete Reply

    한가지 덧붙인다면, 어떤 분은 골프 캐디도 피를 받지 않냐고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그들은 임금이 아니라 봉사료를 받습니다. 제 친구는 일본인 관광안내원인데 역시 실질적인 수입은 손님이 주는 팁, 손님이 사는 물건에 대한 수수료, 옵션 상품을 판매한 것에 대한 수수료 등등에서 나옵니다. 그러나 그들이 받는 돈은 임금의 변형된 형태일 뿐입니다. 그 주된 이유는 이 직군에서 나타나는 비수기 시즌에서 오는 손실을 노동자들에게 떠넘기기 위함입니다. 골프장은 계절적으로 겨울이 비수기이며 관광업의 경우에는 일본의 경제적 상황, 한국의 정치적 상황 등등으로 인한 장기적인 비수기가 존재합니다.

    그러나 경기 보조원이나 관광 안내원이 하는 일은 회사가 판매하는 상품에서 본질적인 부분을 구성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손님에게 돈을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이 손님을 대상으로 장사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7. 일몽 2013/09/04 13:22 Modify/Delete Reply

    그리고 한가지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성노동주의자들 중에서도 님처럼 임노동자론을 주장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는겁니다. 오히려 성노동은 임노동과는 다른 형태의 노동이라는 근거를 들고 있습니다. 만일 정말 성노동자가 임노동자화되었다고 가정해봅시다. 성노동자가 손님과 가격협상을 할 여지는 없어집니다. 협상은 판매자인 자본과 구매자인 손님 사이에서만 존재할 뿐입니다. 그렇게 되면 말이 좋아 노동자지 사실상 자본이 소유한 상품에 불과하게 됩니다. 성노동자들은 인간이기 때문에 폭력이 아닌 이상 이런 일은 가능하지 않습니다.

  8. 꽃개 2013/09/04 13:51 Modify/Delete Reply

    안녕하세요, 일몽님. 1번부터 4번까지는 한글로 쓰인 부분을 먼저 읽었는데 애써 링크까지 읽어야 하나 싶어서 링크한 것은 읽지 않았어요. 5번부터 7번까지는 새로 달렸네요. 네, 좋아요. 노임이든, 봉사료든, 팁이든, 뭐든간에 저는 그런 것보다는 성노동자들이 '노동하는 인간'이라는 데에 관심이 있어요. 그리고 저는 자신의 연단 (블로그 등의 개인 매체) 을 가진 분들과 토론하는 것에 관심이 있어요. 이번 기회에 진보넷 블로그 하나 만드시면 어떨까 조심스레 권해 봅니다. 싫으시면 어쩔 수 없고요. 이미 있으면 좀 알려주시면 좋겠구요. 안녕히 가세요.

  9. 일몽 2013/09/04 14:00 Modify/Delete Reply

    6월 30일경에 이집트 문제로 블로그를 만들 필요성을 느껴서 다시 만들어보려고 했으나 하루가 지난 후에 만들 수 있다고 해서 그만뒀습니다. 그리고 여기 블로그를 사용하는 분들 중 대다수가 익명과는 토론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10. 일몽 2013/09/04 14:03 Modify/Delete Reply

    성노동자들이 노동하는 인간이라는 데에 관심이 있다는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모르겠네요. 님이 생각하는 노동이 무엇인지 제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설마 인류가 시작한 시기부터 존재했던 노동은 아니겠지요?

  11. 일몽 2013/09/04 14:09 Modify/Delete Reply

    덧붙여 성노동자들이 노동하는 인간이라는 데에 관심이 있는 분이 링크는 관심 없다면 어디에서 정보를 축적하고 계시는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성노동자들의 노동에 대한 정보는 어디에서 얻고 계시나요?

  12. 일몽 2013/09/04 14:11 Modify/Delete Reply

    하긴 님과 토론하기 위해서는 여기에 블로그를 만들어야 하니 답변은 기대도 하지 않아요.

  13. 일몽 2013/09/04 14:15 Modify/Delete Reply

    1. 아 시발, 성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노임을 받는 노동이 노동이 아니면 뭐냐고요!

    2. 안녕하세요, 일몽님. 1번부터 4번까지는 한글로 쓰인 부분을 먼저 읽었는데 애써 링크까지 읽어야 하나 싶어서 링크한 것은 "읽지 않았어요." 5번부터 7번까지는 새로 달렸네요. 네, 좋아요. 노임이든, 봉사료든, 팁이든, "뭐든간에" 저는 "그런 것보다는" 성노동자들이 '노동하는 인간'이라는 데에 관심이 있어요. 그리고 저는 자신의 연단 (블로그 등의 개인 매체) 을 가진 분들과 토론하는 것에 "관심이 있어요." 이번 기회에 진보넷 블로그 하나 만드시면 어떨까 조심스레 "권해 봅니다." 싫으시면 "어쩔 수 없고요." 이미 있으면 좀 알려주시면 "좋겠구요." "안녕히 가세요."

    블로그하니 참 편하네요.

    • 일몽 2013/09/04 14:27 Modify/Delete

      "이건 뭐냐. 신종 바이러슨가."

      한 줄 쓰려고 블로그 포스팅까지.

      블로그 유료화해야겠네요.

      그나저나 왜 트랙백도, 댓글도 못하게 해놓으셨을까?

      궁금하다.

    • 일몽 2013/09/04 14:33 Modify/Delete

      할 말이 없으면 지르지를 말든가. 구차한 변명이나 늘어놓고 자기 블로그에 숨으면 누가 소녀답다고 할까봐.

  14. 일몽 2013/09/04 17:18 Modify/Delete Reply

    엔엘 패권주의는 통이나 크지. 공짜로 사용하면서 블로그 가진게 무슨 유세라고 남보고 블로그 만들라 말라야.

  15. 일몽 2013/09/04 17:26 Modify/Delete Reply

    이젠 성노동이 노동 아니라면 개거품 물고 달려들 네 친구들 없냐? 혼자선 아무것도 아닌게.

  16. 일몽 2013/09/04 21:48 Modify/Delete Reply

    꽃개야. 네가 "민중이-서발턴이 뭘 원하는지 알 수 있을지도 몰라"라고 한 링크 열어봤어. 로어맥이잖아.

    서발턴이 뭔지 모르는 모양인데 서발턴은 말할 수 없는 주체야. 왜 말할 수 없느냐. 우리나라의 여공 담론을 생각하면 돼. 여공의 이야기가 아닌 여공에 대한 지식인의 이야기지.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 사람들도 서발턴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지만, 로어맥을 읽으면 어째서 이집트나 시리아 민중이 뭘 원하는지 알 수 있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 로어맥은 활동가들의 글이 올라오는 웹사이트란다. 그것도 영어로.

  17. 일몽 2013/09/04 21:59 Modify/Delete Reply

    서발턴과 봉기에 관한 출판사 서평을 읽어봐라. 네가 "이것은 당운동-조직운동주의자들에겐 풀리지 않는 신비, 자유로운 개인들의 개인적인 운동들의 집합체가 되어버린 현대 저항운동에 대한 소고"라고 소개한 로어맥 글과 어디가 닮았는지.

    저자의 이력에서 알 수 있듯이, “서발턴 연구” 집단은 기본적으로 맑스주의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정통’을 자처하는 맑스주의자들이 봉기를 자신들이 생각하는 정치, 조직, 의식 등의 기준에 견주는 것에 서발턴 연구 집단은 반대한다. 예를 들면, 대표적인 맑스주의 역사가인 홉스봄 역시 구하에게는 비판의 대상이다.

    저자 구하는 식민 시대 인도 농민들의 봉기를 묘사함에 있어서, ‘봉기’라는 말 대신에 ‘딩’, ‘비드로하’, ‘울굴란’, ‘훌’, ‘휘뚜리’ 등을 사용한다. 모두 인도 여러 부족에서 ‘봉기’를 가리키는 말들이다. 이 뿐만이 아니라 지주, 고리대금업자, 경찰서장 등을 가리키는 말들도 당시 인도 여러 부족의 언어를 그대로 차용하고 있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그것이 “농촌 대중의 그 행위를 특징짓는 의식의 이름”이기 때문이다.

    구하가 보기에, 영국의 지배를 받던 인도에서 벌어진 농민 봉기는 그 자체로 정치적이다. 그리고 이 책의 원제 “식민 인도에서의 농민 봉기의 기초적 측면들”이 말하듯, 구하는 그 여러 봉기들의 기초적 측면들을 고찰한다. 그리고 각 장의 제목에 나타나 있듯, 부정, 모호성, 양상, 연대, 전파, 영토성 등에서 그 기초적 측면을 확인할 수 있다.

    농민들의 저항은 기존의 것에 대한 ‘부정’에서 시작된다. 명확한 방향을 지니지 않고 시작되는 ‘부정’은 그저 전복일 수도 있고, 뒤죽박죽으로 만들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서발턴에게는 ‘부정’ 자체가 중요하다. 그 부정은 지배층과 자신들 사이의 차이 또는 거리의 부정이다.

    ‘모호성’ 역시 기초적 측면의 하나이다. 도대체 산적질과 봉기 사이의 구분이 모호하다. 어디까지가 개인의 범죄인지 어디부터 사회적 의미를 갖는 봉기인지 경계가 애매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인도 농민들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다면 식민 인도에서 농민 봉기의 ‘양상’은 어떠했을까? 때려 부수기, 불 지르기, 먹기, 빼앗기! 적의 권위의 상징을 부수고, 적의 화려한 주택과 관공서에 불을 지르고, 지주와 대금업자의 가축을 먹어 치우고, 금품을 빼앗는다. 각각으로 보면 그저 파괴와 약탈처럼 보이는 이 행위들은 적절한 형식으로 결합함으로써 식민 인도에서 봉기의 요소가 될 수 있었다.

    당연히 봉기에는, 곧 딩, 비드로하, 울굴란, 훌, 휘뚜리에는 ‘연대’가 필요하다. 인도에서 그 연대는 기본적으로 “5개의 번외 카스트” 사이에서 이루어졌다. 그리고 전통적인 맑스주의에서 말하는 계급의식으로 무장되지는 않았으나, 배신자들에 대한 배제와 처벌은 무시무시했다.

    한 곳에서 시작된 봉기는 ‘전파’된다. 영국과 인도의 관리들은 이를 ‘전염’ 또는 ‘감염’이라 부르지만, 농민은 봉기를 ‘집단 사업’으로 인식했던 것이다. 그들은 농촌에서 협동하며 농사를 짓듯이, 집단 사냥을 나가고 집단 어로 활동를 하듯이, 봉기에서 함께했다. 그리고 이 전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루머’였다. 과학적 인식과 정확한 지휘가 아닌 루머!

    끝으로 ‘영토성’이 기초적 측면의 하나였다. ‘쑤드’ 또는 ‘디쿠’라 불린 외지인이 자신의 영토에서 벌이는 행위에 대한 반감과 배타가 식민지 인도의 농민 봉기에서 분명 중요한 작용을 한 것이다. 이방인이 출현하기 이전인 ‘그때’와 이방인이 출현한 ‘지금’을 비교하면서, 인도의 농민들은 새로운 천년왕국을 준비한 것이다.

    저자는 독일 농민전쟁을 연구한 치머만과 엥겔스, 프랑스혁명기 농민의 운동을 다룬 르페브르, 중국혁명을 이끈 마오쩌둥, ‘서발턴’의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 그람시 등의 논지를 자신의 소결과 연결시킨다. 비록 특정한 시기에 특정한 지역에서 벌어진 운동들이지만 그것들 모두에 공통된 어떤 것이 있는 것이다.

    오랜 전통의 힌두 경전, 매우 낯선 인도 방언들은 독서를 방해하기보다는 식민 인도 서발턴인 농민들의 모습을 생생하기 전달하기 위한 도구처럼 느껴진다. “식민 인도에서의 농민 봉기의 기초적 측면들”이라는 원제가 매우 딱딱하게 느껴질지 모르나, <서발턴과 봉기>는 마치 <수호전>과 같은 매우 재미있는 역사서이다.

  18. 일몽 2013/09/04 22:04 Modify/Delete Reply

    "다른 건 다 좋다고 쳐도 3대 부자 세습, 이건 아니지 않나?"

    북한에 대해서 알고는 있는거니? 김정은 체제는 북한에서 처음으로 집단적 지도체제의 출현이야. 김정은은 나이가 어리잖아. 북한에 대해서 조사 안했지?

  19. 일몽 2013/09/04 22:07 Modify/Delete Reply

    결론적으로 정세가 궁금한 사람들은 너처럼 로어맥이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월스트리트저널이나 파이낸셜 타임즈를 열심히 읽고 있어. 로어맥은 참세상 정은희도 보고 있지만 그애가 뭘 아니?

  20. 일몽 2013/09/04 22:46 Modify/Delete Reply

    로어맥 보는 사람들은 있어.

    http://babodool.tistory.com/233

    아무 도움 안 돼.

  21. 일몽 2013/09/04 23:09 Modify/Delete Reply

    정은희도 로어맥을 보고 있어.

    http://roarmag.org/2013/07/egypt-morsi-revolution-army-protests/

    Still, the hardcore activists who have struggled ceaselessly to defend their revolution over the past two-and-a-half years remember the lies and brutalities of the military junta that they themselves helped to push from power, and continue to call for total liberation: “No Mubarak, No Military, No Morsi!”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category2=192&nid=70893

    그러나 지난 2년 반 동안 혁명을 지키기 위해 투쟁했던 활동가들은 군사 정권의 거짓말과 잔혹성을 기억하며 “무바라크 반대, 군부 반대, 무르시 반대”를 외치고 있다.

    출처도 안 밝히고 베끼고 있어.

  22. 일몽 2013/09/04 23:14 Modify/Delete Reply

    사람들이 바보인 줄 알아. 이런 하찮은 수작은 다 알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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