숟가락취침

분류없음 2014/04/05 10:54

지난 밤에 숟가락으로 김밥을 먹다가 잠들었다. 소파에 앉아서 띄엄띄엄 숟가락으로 김밥을 떠 먹었던 것. 쇼파에 누워있으면 테이블이 너무 멀어서리...

아침에 --아침인지도 몰라자나-- 시끄러워서 깼더니 저쪽 방에 충전하느라 꽂아놓은 전화기 알람이 혼자 뜬금없이 울고 있었다. 부시시 일어나서 방으로 가 전화기 알람을 끄고 보니 여전히 왼손에 숟가락을 들고 있네그려.

나는 글쎄, 늦은 밤이나 새벽이겠거니 했다. 왜냐면 여전히 어두침침했으니까. 하지만 --- 먹다가 엎어져서 잠들었던 탓에 얼굴 앞면이 전반적으로 퉁퉁 부어서 아침햇살을 가로막고 있던 것이었던 것이었던 것이다.

 

숟가락 두 개를 급속 냉동하여 눈두덩이에 올려보았지만 별 무소득. 샤워는커녕 머리도 감지 못하고 고양이 세수만 한 채 급히 집을 탈출하여 출근길에 올랐으나 여전히 얼굴은 평소의 두 배. 눈은 잘 떠지지도 않고, 젠장.

매니저의 눈길을 계속 외면하며 부은 눈이 가라앉기를 기대했으나 오후 2시가 넘어 원상회복. 늙었어 늙었어 늙었어.

 

* 정신줄 나간 아침 그 나절에도 거울 보며 흰 머리카락을 세 개나 뽑았더랬지, 아마.

2014/04/05 10:54 2014/04/05 10:54
tags :
Trackback 0 : Comment 0

Trackback Address :: http://blog.jinbo.net/ys1917/trackback/983

Writ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