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16

2010/10/16 20:34 분류없음

mutant message를 읽고 나서 인상적이었던 부분들을 따로 적어놨었다. 

 

그것들을 절에 있을 때 -그냥 그러고 싶어서- 한번 종이에 다시 한번 쭉 적어보았었다.

 

그리고 어젯밤에 갑자기 또 삘이 꽂혀서 책이나 여기저기서 들은 말 등등을 적어놓는 노트에 옮겨적었다.  

 

아마 나도 그런 여행을 했는 지 모른다. 글귀들을 옮겨적다보니 다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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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마음을 파악하는 것 만큼이나 나의 몸을 파악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요새 참 실감한다. 얼굴에 너무나 표가 나는 상태라, 너무 많은 사람들이 '걱정'이라는 명목으로 참 많은 말을 한다. 그래서 가끔 정말 눈물이 핑 돌 때가 있다. 사실 화엄사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는 데, 뭔가 이 사람들이 나를 '걱정'한다고 말하면서 각자 지식과 사상에 기반해서 말을 하고 있는 데, 나는 그걸 모르겠는 거다. 이 사람들이 정말 나를 '걱정'하는 건지, 혹은 각자의 지식과 사상을 '증명'하고 싶은 건지.

 

한의사는 한의사대로 강하게 의견을 피력한다. 듣고 있으면 그래 그렇지 싶다. 하지만 항상 전화통화를 할 때마다 모자란 느낌이 든다.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그 사람과 통화를 하기 위해서는 중간에 누군가에게 부탁을 해서 그 전화를 기다려야하는 시스템이라 항상 어떤 얘기를 할 것인지 까먹지 않도록 대기모드여야하고, 그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려고 하는 데 그게 생각보다 스트레스고 참 쉽지도 않다. 그리고 무시할 수 없는 것이 그 사람과의 물리적인 거리여서, 뭐 집 앞에 있는 한의원을 다닌다 하더라도 매일 가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냥 막연한 불안감이 있다. 이 사람이 정말 내 건강을 책임져줄까 하는. 

 

양의사는 또 양의사대로 자신의 세계가 있다. 각종 수치와 항생제의 세계가 있다. 그 사람 입장에서는 참 어리석어 보일 것이다. 약먹고 주사 맞으면 직빵인데 왜 저러고 있을까 부터 시작해서, 검사 수치가 정상이면 병이 없는 건데 뭐 이런것 까지. 

 

국선도 선생님은 선생님대로 얼굴 사진을 찍어놓으라고 하시면서 내 상태에 주목하신다. 수련하러 갈 때마다 얼굴을 유심히 살피시고 내장에 뭉친 부분들도 매일 마사지 해주시고. 고맙다. 하지만 참 사람 심리 더러운것이 그게 좀 이상하게 기분이 좋지만은 않다. 왜 그런지 정확히 설명은 잘 못하겠는 데... 이 분은 나에게 한약이 간을 망치고 양약도 안 좋으니 그냥 수련만 하라고 하신다. 얼마나 빨리 좋아지는 지 보라고 하시면서. 사실 나는 아직 국선도에서 "재미"를 느끼지는 않고 있어서, 얼른 좋아져서 다시 춤을 추러 다니고 싶다. 나한테 이미 여러모로 너무나 잘해주시고 감사한 분이긴 한데, 뭔가... 그냥 부담스럽기도 하고... 아주 나쁘게 말하면 나에게 '말하는' 사람들 중에 한 분이기도 하다. 

 

 

 

내가 지금 이순간 그나마 유력한 원인이라고 믿는 부분은 유산균에 대한 것이다. 우유가 나에게 염증을 일으킨다는 것을 알고 끊었던 그 순간에 우유 발효식품들도 철저히 끊었던 것이 실수였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3년을 보냈고, 다른 발효식품들, 그러니까 김치류나 청국장 같은 것도 많이 안먹었으니까... 된장국은 좀 먹긴 했지만.. 그 상태에서 각종 종기와 염증으로 항생제를 자주 맞고 먹었던 것을 생각하면 내 몸에 유산균들이 아주 많이 없어졌다..라는 것이 지금 나에게는 가장 설득력있는 이야기로 들린다. 유산균 부족이 간 등의 해독작용을 하는 장기에 영향을 강하게 미친다는 얘기도 들었다. 한약빨인지 국선도 빨인지 우연히 얻은 유산균 제재의 효능인지 어제 오늘 조금 몸이 좋아진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그러니까, 결국 진단은 내가  한거다 아하하 

 

 

이게 주는 허무함이랄까 아이러니가 참 크다. 전문지식이라는 이름으로 그렇게 고고하게 굴던 의학분야는 결국 내 인생에 어떻게 도움이 되고 계시는 건지. 아무리 의학 발전이 어쩌구 새로운 기구가 어쩌구 해도 나같은 애들의 삶은 결국 후시딘 밖에 없는 것 같다. 

 

 

건강에 신경쓰고 먹을거리에 나름 목숨걸던 내가 면역이 무너졌다는 것이 도무지 납득이 안되었는 데, 뭔가 유산균 부분에서 여러가지가 설명되는 것 같다....고 어제 결론에 도달했다. 우유가 치즈 요거트랑 그렇게 다를 줄 낸들 알았나. 

 

 

한동안 절 빨로 얼굴 스트레스 안 받았는 데, 이제 슬슬 괴롭다. 활동반경도 굉장히 소극적으로 되고... 거울 볼 때마다 지금 이게 내 얼굴이라는 게 믿을 수가 없고.. 너무 우울해지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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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16 20:34 2010/10/16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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