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영 씨의 고백

김미영 씨의 고백 (전 노원구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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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망설였다. 이글을 써 올릴 것인가? 자랑도 아닌 범죄사실에 대해 굳이 스스로 글을 올려 비난을 받을 필요가 있을까? 그러나 결정했다.

공직선거에 출마하며 이미 공개된 사실이기도 하고 현재 대한민국의 여당 대선후보도 전과 4범인데 그의 전과에 대하여 무엇이 문제냐 문제없다, 일만 잘하면 대통령으로 선출해 줄 의사가 있다는 생각을 가진 국민이 35% 이상이나 된다는 사실에 나의 전과도 그의 전과처럼 보호받고 두둔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풀 작정으로 이 글을 쓴다.

풀리지 않을 의문임을 알고 있지만,

나는 전과 3범이다. 음주운전이라는 범죄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나의 불찰이니 지금도 반성하며 살고 있다.

무면허 운전과 사기라는 범죄는 내 인생을 살아오며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생겨난 범죄이다. 남편의 사업이 거의 파산의 지경에 이르게 될 무렵, 나에게 일산의 어느 거래처에 가면 거래대금을 받을 수 있으니 다녀와 주길 부탁하였고 수중에 교통비조차 없던 나는 어쩔 수 없이 운전을 하게 되었다.

나의 명의로 운영되던 사업체에 미지급 대금 칠백만원으로 인하여 사기라는 범죄 협의를 받고 있었으며 나는 수배 중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경찰을 통해 알게 되었다.

(자주 이사를 다닐 수밖에 없었지만 왜 한 번도 집에는 오지 않았을까! 그 경찰들은)

교통비조차 없어 허덕이고 있는 나에게 칠백만원이라는 돈이 수중에 있을 리 없었기에 남편에게 채무를 상환하라고 독촉하는 일이 밖에 달리 방법이 없었다.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이 계속 되었고 나는 위의 일을 까맣게 잊은 채 하루하루를 견디며 살아야만 했다.

경제적 파탄은 우리의 가정을 해체하기에 이르렀다. 지금 생각하면 아이들의 아빠는 나보다 더한 상실감에 시달렸을 것이 분명했지만 어리고 서툴렀던 나는 나를 힘들게 만드는 남편을 이해하려 노력하지 못했고 가정을 돌보지 않는 그를 원망하기만 했다.

위 과정은 내가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단 한 번의 실패로 인하여 가정이 해체되고 다시 재기 할 수 있는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이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정치라고 생각했고, 민주노동당에 입당하여 과거와는 조금은 다른 삶을 시작하게 되었다.

2014년 공직선거에 출마하기 위하여 범죄경력회보서를 받아들고 나는 출마를 포기 할까 많은 고심을 하였다.

위 언급한 칠백만원의 채무는 해결되지 못한 채, 여러 과정은 공시송달을 통해 진행되었으며 나는 소명의 기회도 없이 재판 한번 받지 못하고 사기 전과자가 되어 있었고

스스로 출마의 자격이 있는가를 고민하였지만, 결국 비난을 감수하고라도 출마를 결정하였고 당에서도 나의 소명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기에 공천을 받아 당선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이혼 경력이 있고 전과 3범의 젊은 여성을 공천했다는 이유로 모진 비난과 억측을 감내 했던 당내 주변 사람들은 나의 선거를 돕지 않았고 공직선거 출마자라는 이유로 두 아들을 키우며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냈던 나의 시간을 이해해 주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70세가 넘은 어머니와 갓 성년이 된 나의 어린 아들이 비를 맞으며 사람들에게 명함을 나눠주는 모습을 보며 결국 참았던 눈물을 흘리고 말았던 기억은 아직도 내 가슴을 후벼 파는 아픔으로 남아있다.

당선 후 칠백만원의 채권자는 민사 소송을 통해 채무상환을 요구하였고, 이자를 포함한 일천이백만원을 상환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기 전과자라는 오명은 내 평생 짊어지고 가야할 짐으로 남아있고 지금도 타인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그러나 이겨 내고 싶고 이겨 내려 노력한다. 타인들이 내 인생의 주인공이 아니기에 역경을 이겨내고 스스로 떳떳한 삶을 살겠다고 다짐 한 내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며 살고 있다.

그런데 나에게 그토록 가혹한 검증을 요구했던 전과 3범이라는 오명이 어떤 공직선거 후보자에게는 매우 관대하다. 그가 대선후보이기 때문인지 남성이기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

앞으로 내가 다시 공직선거에 출마할 경우 공천심사위원들이 나의 전과에 대해서도 지금과같 이 관대한 포용이 가능할까? 생각해 본다. 또 구민들은 어떨까도 생각해 본다.

우리 사회가 좀 더 공평하고 공정해 지길 바란다.

대선 후보자의 전과가 미화 되어서는 안 된다. 나의 전과가 미화될 수 없듯이

대선후보의 부인이 잘못된 행위들이 미화되고 두둔되어도 안 될 것이다. 잘못된 일은 사과하고 개선해 나가야 한다.

일반 국민들은 생각할 수 없고 시도할 수도 없는 일들이 무수하게 일어나는, 그들만의 세계에서 최소한 기초의원 출마자에게 겨누었던 칼날 보다는 좀 더 날카로운 칼날이 필요할 거라 생각된다.

그 칼날을 가벼이 여긴 후과는 더 말할 필요가 없이 가까이서 보고 있지 않은가?

정권교체를 원한다. 전과4범, 가족에게 쌍욕을 서슴치 않는 사람, 주변사람들이 죽어나가도 웃을 수 있는 그 사람이 대통령인 세상에서 살고 싶지는 않다. 그저 공평하고 공정한 세상에서 살고 싶다.

더하여 앞으로 나와 같은 고통을 겪는 여성들이 없는 사회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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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7 16:28 2021/12/27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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