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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국정원개혁 국민결의대회를 열었다. 8월 마지막 토요일인 오후 5시 30분에 서울역 광장에서다. 김한길 총재와 당 최고위원과 소속 국회의원과 전국의 각 지구당위원장들 그리고 민주당 당원들,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민주시민들이 자리를 함께한 시간이었다.

며칠 사이로 찜통더위는 사라지고 오후가 되자 바람까지 간간히 불었다. 프레스센터에서 은평구에 사는 최선생과의 볼일이 있다. 가까운 거리 서울역에서 집회로 넘어가리라 생각을 하고 집에서부터 카메라를 챙겨 나섰다. 지지난 주 '생명사랑밤길걷기대회' 봉사 차 카메라를 들고 나섰을 때 청계광장을 지나게 됐다. 서울광장에 천막을 치고 있던 민주당은 다른 때 같으면 국민보고대회를 이곳에서 할테지만 '생명사랑밤길걷기'와 행사가 겹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일찌감치 청계광장 쪽으로 옮겨서 하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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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사랑밤길걷기' 5km 코스가 마침 광화문 쪽이라서 청계광장을 오른 쪽 옆구리에 끼고 지나가게 되었다. 참새가 방앗간을 보고 그냥 지나갈 수 없듯이 민주당의 시국보고대회와 촛불들이 집결하게 될 그곳을 잠시 들여다볼 양으로 군중 속으로 들어갔다. 누군가 나를 보고 큰소리를 치며 반갑게 손을 흔든다. S님이었다. 몇컷 찍었다. 그러다가 발걸음을 뗄 때마다 여기저기서 아는 사람을 계속 만났다. 그중에서 대륙으로 가는 길 체격 큰 분, 또 다른 팀장의 모습도 카메라에 담았다.

그나저나 이* 송* 등 민주당 당직자를 찾아 몇컷 찍고 '생명사랑밤길걷기' 쪽으로 넘어가려는데 두리번거렸는데도 눈에 띄지를 않았다. 앞으로 나아가는데 또 누가 아는채 한다. L씨다. 여기서는 셔터를 누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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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게 서운했던 모양이다. 월요일 날 이**님은 "카메라를 가져왔으면 국회의원들만 찍지 말고 몇장 찍고 지나가야지!"하는 속내를 말했다. 그말을 듣고 보니 아차 싶었다. "아 죄송해요. 정말 그러네요. 다음부턴 만나 뵙게 되면 꼭 찍을게요." 말이 되는 것 같았다.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다. 프레스센터까지 왔는데 서울역에서 열리는 국정원개혁을 위한 국민결의대회를 그냥 지나치면 안 되겠다 싶어서 집을 나설 때 2주만에 다시 카메라를 챙겼다.

4시 경에 최선생을 프레스센터에서 만났다. 대화가 끝나자 서울역까지 데려다줬다. 덕분에 편하게 왔다. 그 뿐만 아니라 혹시 바삐 취재나갈 일이 있으면 차량도움을 주겠다며 언제든지 말만 하라고 했다. "고맙지만, 남의 도움이라는 것은 많아야 한 두번인 거지 어찌 번번이 신세질 순 없습니다." 마음 속엔 이미 결론이 내려졌기 때문에 그리 말했다. 남에게 신세지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아~~ 말이 길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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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반이 되자 어느덧 사람들은 서울역광장에 한가득 모여 있었다. 설치된 단상으로 아줌마 합창단에 올라가서 시작을 열었다. 그리고 4인조 노래패들이 세네곡 메들리로 노래를 들려줬다. 노래패들이 아마추어인지 프로인지 전혀 짐작이 안 갔다. 아는 바가 없으니 그렇기도 하거니와 노래를 썩 잘 부르는 것 같지 않다는 느낌이 들어서다.

김한길 대표가 단상에 올라가서 한바탕 심경을 토로했다. 다음으로는 전병헌 원내대표가 올랐고. 그 다음에는 사회자인 서영교의원이 '이번에는 당 상임고문들께서도 장외투쟁에 동참했습니다. 여러분!" 하고 멘트를 날리더니 정세균 씨와 정동영 씨가 차례로 단상에 올라서 열변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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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다 막상막하 사자후를 토해내듯이 최선을 다했지만 아무래도 정동영 씨 측이 우세했다. 목소리나 제스처나 내용면에서 그리고 청중들의 호응면에서. 단상에서의 연설은 이것으로 끝나고 참석자 모두 일어서서 구호제창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구호제창이 끝나려는 순간부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어서 하게 될 촛불집회는 어떻게 하려나?" 퍼뜩 든 생각이었다.

모임의 여운은 집회 참석자들과 지지하는 정치인들 간의 교류로 이어졌다. 이런 순간만은 정치인들은 보람 만땅이겠다. 힘든 일은 잠시 잊고 더 열심히 일해야겠구나! 결심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필자는 많은 정치인들 중에서 정동영 고문을 보면서 몇 컷 찍었다. 빗줄기가 점점 거세지자 광장에 있는 사람들도 어쩔 수 없이 몸을 피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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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혼란과 무질서라는 그림이 펼처졌다. 그러나 이 모습 자체가 대열을 짓거나 조용하지 않았다 하는 그런 것을 말하려는 것은 아니고 자연현상 앞에서 비를 피하는 모습 자체를 말한 것뿐이고 그 어떤 일이 벌어졌다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서 일시에 서울역 처마 밑으로 다가들면서 이를 어째, 금방 그칠 비는 아니네, 아쿠! 마메라 푸렘을 풀어 넣었어야 하는데 깨지기라고 하면 큰일인데 사람들 틈에 끼어 옴짝달싹도 못할 지경이었다. 그래도 후레시를 풀고 뚜껑을 풀어서 가방 속에 넣었다.

눈을 들어보니 이종걸 의원의 뒷모습이 보이고 김현미 의원이 보였다. 김현미 의원은 의원회관으로 한 번 오십시오! 하고 말했다. 그러나 '공적인 명분도 없이 의원회관을 기웃거리는 사람이 될 순 없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비가 점점 더 거세졌다. 쉽사리 그칠 것 같지는 않다. 갑자기 내리는 비가 이쯤이면 다음 행사는 어떻게 할까. 촛불은 장대비에 과연 꺼지고 말까. 아니었다. 그 자리를 서둘러서 빠져나오긴 했지만 나중에 확인하니 이정희 대표를 비롯한 통진당과 시민연대는 상당한 성황을 이뤄 촛불집회를 마쳤다고 한다. 이글에는 최소한의 사진 몇 장을 담아 넣고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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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01 12:45 2013/09/01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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