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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공이 너무 많아~~

홍아는 기적같다. 보고만 있어도 시간이 가고 행복해진다.

꼬물거리는 입이나 손이나 발, 하나도 안 이쁜 구석이 없다.

 

처음엔 밤에 젖을 먹이고, 아이의 신호를 못 알아들어 고생을 좀 했으나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아 얼굴이 붉어지게 힘을 주고 젖을 물려도 고개를 돌리면 좀 있다 응가를 하는구나.

응가도 아닌데 고개를 획획 돌리면 트림이나 젖을 올리려 하는 거구나.

 

그런데 우리 둘의 관계 말고 홍아를 둘러싼 사람들의 관계는 갈수록 좀 힘이 든다.

나와 홍아를 돌보느라 엄마와 아빠가 와 계시는데 말걸기와는 생활 방식이 너무~~~ 다르다.

특히 위생 관념의 경우에. 한 이는 걸레를 빨아 어른 건조대에 올려놓고, 한 이는 이를 보고 깜짝 놀란다.

한 이는 흐르는 젖을 흡수하기 위한 수유 패드를 바닥에 놓고, 한 이는 지저분한 바닥에 가슴에 대는 것을 놓았다고 불편해 한다.

쉬가 묻은 기저귀를(기저귀가 좋은지 소변이 좀 묻어도 티가 잘 안 난다.) 갈려 하면

누군가는 아직 쓸 수 있는데 벌써 간다고 한 소리를 한다.

누구는 아이가 눕는 이불을 아이 세탁기로만 빨아야 한다 하고,

다른 이는 어른 세탁기로 돌리면 어떠냐 한다.

(황송하게도 이번에 아이 빨래 삶는 세탁기를 선물로 받았다.)

아이가 대소변을 누면 매번 가제수건을 적셔 엉덩이를 닦아 주고 있는데

한 이는 어른들이 쓰는 빨래비누로 수건을 빨아 삶고자 하고

(때론 삶는 것도 건너 뛰면 어떠냐 하고)

한 이는 유아용 세제로 유아용 세탁기로만 삶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젖을 먹이다 기저귀를 갈아주는 일도 자주 있는데

기저귀를 간 손으로 어찌 젖을 물리냐며 중간에 손을 닦아야 한다는 생각과

그렇게까지 하는 것은 너무 불편하고 아이에게 큰 해도 없을 거라는 생각이 있다.

 

누군가의 눈에는 세상이 세균이나 더러운 것으로 가득찬 것 같고,

또 다른 이는 위생 관념이라곤 심각하게 없는 것 같다.

 

아이를 키우는 방법에도 사공이 많다.

내 아빠는 아이의 정서나 유대감 형성을 위해 아이를 많이 안아주고 스킨쉽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말걸기의 엄마는 아이가 손을 탄다고 절대 안아주지 말라고 당부를 한다.

 

나는 중간에서 양쪽의 입장을 알고 있기에 마찰에 끼여 매우 괴롭다.

나도 입장이 있어서 때론 이쪽과 때론 저쪽과 부딪힌다.

나 홀로 아이를 키우고, 집안을 청소하고, 먹을 것을 만들고, 설거지를 하고, 빨래를 한다면 문제될 것이 없겠으나,

다른 이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기에 내 뜻대로만 할 수도 없다. 아 홍아가 부른다.

 

ㅠㅠ 힘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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