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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장 일기] 세번째 일기

이 글은 현재 여성가족부 앞에서 농성하고 계시는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피해자께서 직접 작성하셨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금속노조에 가서 샤워를 하고 왔다. 청계천의 물소리를 들으면서 짜짜로니를 하나 먹는다. 사흘만에 샤워하고 머리를 감았더니 개운하고 시원하다. 청계천 여가부앞에서 노숙하는 신세지만 와~~ 좋구나. 바람도 시원하고 늘 내옆에서 분신처럼 나의 일을 도맡아서 해주는 수정씨도 오랜만에 내 눈 앞에서 이것저것 피켓이며 텐트를 만지면서 분주하다. 며칠 못보고 보니 더 예뻐 보인다. 혼자있을 동안의 막연한 불안했던 마음이 안정이 되는 기분이다.

 

역시 연대의 힘은 아름답다. 나의 마음을 다시금 추켜세운다. 목요일은 우리 조합원들이 양회삼 부지회장과 같이 왔다. 넘 좋았다. 이날은 금속 강정주 동지와 또한분이 농성장으로 점심 도시락을 싸왓다. 마침 유성동지들도 오셔서 함께 점심을 먹었다. 유성동지들이 가면서 “우리보다 먼저 복직하시면 밥사세요.” 하고 말해 한바탕 웃었다.

 

오늘은 국민참여당에서 점심을 싸와서 간담회를 나누고 갔다. 살구 쨈을 주고 가셧는데 맛있다. 여러 단체에서 많이 들 오시는구나, 여러 얘길 나누었다.

 

자다가 타는 냄새가 나서 벌떡 일어났더니 자기전에 피운 모기향이 텐트 앞부분에 떨어져서 불이 타고 있었다. 놀래서 순간적으로 옆에있던 수건으로 눌렀다. 에공~~, 길에서 죽을 뻔했당. 하하

 

수정씨가 프린터해주 가져다준 시를 봤다. 참고마운 분이다. 나의시를 다 써주다니. 해고 된것은 안된일이지만 해고되고 나서 호강한다. 나에 대한 시까지 생기고, 울산의 강성신 동지에게 고마움을 표하면서 꼭 승리하겠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강성신 동지의 시를 읽고 너무 감명 받았습니다. 평범한 사람이 정말 시인처럼 쓸수 있다는 것에 대한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현차지부가 현대자동차 공장장과 면담했는데 자기네들은 여전히 상관없는 일이라고 왜 우리한테 말하냐고 했단다. 내가 14년 동안 아산공장에서 현대차를 만졌는데 그럼 내가 만진 현대자동차도 공장장은 자기들과 상관없다고 할것인가. 정말 어이가 없다. 현대차 입장이 상관없는 일이라면 내가 만졌던 그 차들은 어느 기업의 차였단 말인가.

 

현대차의 입장을 들으니 지난 겨울 아산공장앞에서 너무 춥게 비닐 한 장도 없이 보냈는데, 올겨울은 어떻게 하면 잘 날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절로난다. 겨울이 되기전에 해결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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