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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세상]비정규직 여성노동자, ‘권리 찾기 선언’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권리 찾기 선언’

17일, 제2회 서울여성조합원대회 개최...‘여성노동자의 권리를 말한다’

윤지연 기자 2011.12.17 19:33

청소, 급식, 보육, 서비스, 간병노동자 등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이 모여 자신들의 권리를 선언하고 나섰다.

 


민주노총을 비롯한 정당, 시민사회 단체 등은 17일 오후, 이화여대에서 ‘제2회 서울여성조합원대회, 여성노동자 권리를 말하다’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약 450여 명의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이 참석해 직접 무대와 공연을 꾸미고, 권리 선포식을 진행했다.

 


사회적 필수, 공공 영역인 청소, 간병, 보육, 서비스 노동자들은 대개 여성 노동자들이지만, 이들은 비정규직이나 사내하청 신분으로 열악한 임금과 근로환경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여성노동자의 투쟁이 알려지며, 여성 비정규직에 대한 직장 내 성희롱이 사회적 문제로 불거졌으며, ‘특수고용직’으로 노동권을 인정받지 못하는 간병노동자들 역시 오래 전부터 산재 인정 등 처우 개선을 요구해 왔다.

 

때문에 이 자리에는 급식, 간병, 청소, 서비스 노동자들이 직접 연극과 노래공연 등을 선보이며 열악한 근로환경을 이야기했다. 독산고등학교에서 특수교육지원 업무를 하고 있는 이명숙 교사는 “처음 배치된 초등학교에서는 2개월 후 보조업무가 적성에 맞지 않는 것 같다고 해고를 통보했고, 다른 학교에서는 교사들의 음식수발, 개인수발을 하다 해고를 통보받았다”며 “또한 다른 중학교에서는 근무성적은 좋으나 더욱 전문적인 사람을 뽑겠다며 또 다시 해고를 통보했고,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며 직장에서 쫓겨났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보육교사, 특수아동지도사, 사회복지사 등 많은 자격증을 취득하고 내 일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일을 해보려 했지만, 계속 해고를 당하는 상황에서 나의 권리를 찾기 위해 노조에 가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윤명숙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부지부장 역시 “매일 땀 흘리며 일하는 여성 비정규직 청소노동자가 없다며, 학교와 사회도 존재할 수 없지만 우리의 임금은 생활임금 조차 되지 않는다”며 “고려대와 고려대병원, 이대, 연대, 홍대 경희대 등 6개 사업장은 집단교섭을 통해 2012년 시급 5,410원을 쟁취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경옥 서비스연맹 사무처장은 “유통, 대형할인매장의 경쟁적 연장 영업으로 여성 비정규직 서비스 노동자들은 심야노동과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며 “때문에 면세점과 백화점 등 서비스 여성노동자들은 노조 조직을 통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장시간 노동을 제한하는 특별법 발의와 교섭에서의 감정수당과 감정휴가까지 쟁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여성노동자대회에서는 직장 내 성희롱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피해 여성노동자의 대리인으로 활동해 왔던 권수정 씨는 “노동현장에서 성희롱이 공공연하게 발생하는 것은, 자본이 생산현장을 통제하기 위해 성희롱을 수단으로 삼고 국가기관 또한 이를 비호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권 씨는 “단 한명으로 시작했던 현대차 사내하청 여성노동자의 싸움이었지만, 다른 여성노동자들과 시민들의 지지와 엄호로 싸움이 승리했다”며 “현대자동차를 상대로 한 단 한명의 여성노동자의 싸움도 승리했는데, 못 이길 싸움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참가자들은 △여성 노동자가 처한 현실을 변화시키는 투쟁에 함께 할 것 △여성이 돌봄노동과 가사노동의 짐을 지지 않도록 투쟁할 것 △여성들의 집단적인 힘과 목소리로 노동조합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 등을 선언하고 “우리 여성노동자는 여성을 값싸게 부려먹는 자본에 맞서, 노동자로서의 권리와 여성으로서의 존엄성과 권리 침해에 맞서, 우리의 권리를 우리 손으로 되찾기 위해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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