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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장 일기] 6월 28일 화요일 농성 27일차-모처럼 개인 날 즐겁게 진행된 촛불문화제

 

6월 28일 화요일 농성 27일차

 

오래간만에 비가 그치고 햇살 좋았습니다. 침낭을 모두 꺼내 말려 뽀송뽀송 합니다. 지난 일주일 동안 비가 오지 않은 날이 하루도 없어 온몸이 눅눅했는데 몸과 마음을 모두 널어 말리고 나니 기분이 좋아집니다.

햇살과 함께 반갑지 않은 손님, 구청직원들이 와서 텐트 사진을 찍고 자진 철거하라고 한바탕 소란을 떨고 갔습니다. 여성가족부앞 인도 한구석의 조그만 텐트가 뭐그리 시민들을 불편하게 할거라고 시민들의 불편함을 내세워 지랄들을 합니다. 비가 오는동안 잠잠하더니 당장 철거를 하지는 않더라도 순서를 밟는 느낌입니다.

 

저녁에는 지원대책위 참가 단체중 사회주의 노동자정당 건설준비모임 주관으로 촛불문화제를 했습니다. 사노위 서울지역위 김인선동지는 손수 김밥을 싸와서 촛불에 참가하신 모든 동지들이 배불리 먹었습니다. 남은 김밥은 청계광장을 관리하시는 아저씨들, 편의점 아르바이트 학생들까지 나누어 먹었습니다. 손크고 통큰 동지의 넉넉한 마음이 감사합니다.

 

이화여대 민중연대 실천단 ‘거침없이’ 동지들이 노란색 티를 맞춰입고 오셔서 젊고 푸른 기운을 나누어 주셨습니다. 노래공연을 해주신 정면돌파동지들은 이화여대 동지들에 비하면 연륜과 여유가 듬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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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땅 구석구석에서 벌어지는 크고작은 싸움들을 영상에 담아 소중한 기록을 남겨주셨던 숲속홍길동님의 갑작스런 죽음에 애도를 표하며 마음을 담아 민들레처럼을 불러주신 권영주 동지 감사합니다.

 

마직막으로 오늘 촛불문화제의 하이라이트는 언니의 ‘아침이슬’이었습니다. 지난 겨울 아산공장앞에서 농성할때는 텐트는 고사하고 쏟아지는 폭설을 가리려고 비닐 한 장을 덮어도 정규직 관리자들과 경비들이 나와서 철거해 가며 우리를 조롱했었는데, 이제 싸움을 시작한지 열달만에 서울 여가부앞에서 드디어 집이 생겼고, 남들은 작은 텐트라고 하지만 언니에게는 호텔부럽지 않다고 모든 동지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도 하셨습니다.

교회 성가대 소프라노인 언니가 서초서앞 농성장에서 매연으로 목을 많이 상해 실력발휘를 못하셨습니다. 노래를 다 하더니 스스로 흡족하지 않다고, 다음에 목이 회복되면 다시한번 불러주신답니다. 동지들 기대해 주세요.

 

 


 거침없이 동지들은 촛불이 끝난후에도 가지않고 비가 오는데도 둘러앉아 이야기 꽃을 피웠습니다. 지나가던 시민이 날이 추우니 먹으라며 컵라면을 20개사주고 가십니다.

“내가 요앞 편의점에다가 여기서 사람이 오면 귀찮아 말고 뜨거운 물도 주라고 다 말해놨으니 먹으면서 해요.”

컵라면을 주고가신지 얼마안되어 다른분이 지나가는 길이라며 도넛을 주고 가십니다.

 

현대자동차와 경찰에게 모시당하고 폭행당해 야윈 언니의 마음이 동지들, 시민들 덕분에 한결 풍요로워진 하루였습니다. 동지들 감사합니다.

 

 

농성 27일, 현대차는 여전히 말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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