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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3일 인사동 노암갤러리. 입양홍보릴레이사진전에 갔다가.
처음 첫째를 만나고 아이에게 약속한 것(물론 나 혼자)이 있었다. 네가 살아갈 세상에서 너와 같은 아이들이 편견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
일반적인(?) 형식에 따른 가족 구성이 아닌 것에 대한 저항은 참 깊고 넓더라. 지금과는 달리 우리가 첫째를 만났을 때까지만 해도 많은 가정은 비밀입양을 선택했었고, 공개입양(자녀에게 입양 사실을 알림)을 선택한 가정에서도 호적에서라도 차별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호적 상 친자로 등재하기로 했었어.
둘째를 만나기 위해 준비하던 시기, 입양기관에서 교육하던 관계자조차 초기 공개입양을 외치던 이들에 대해 폄하를 할 정도였으니 내 앞 세대는 얼마나 힘에 겨웠을까?
하지만 그 모든 어려움을 경험하더라도, 입양이라는 사회적 제도를 통해 조립된 가족으로 살아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만약 자녀에 대한 고민이 있다면 입양이라는 제도를 통해 가족이 되는 것도 생각을 해봐.
사진전을 위해 적었던 글이야.
서로 다른 배에서 태어난 네 사람이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둘보다는 셋이, 셋보다는 넷이 더욱 행복합니다.
갑상선암 수술(2024.11.04) 후 15일.
2024.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