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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4/11/01
    보육노동자의 둥지를 찾다.
    푸른 솔
  2. 2004/10/21
    그러려니 하고 사는 사람, 못살게 굴기.(1)
    푸른 솔
  3. 2004/10/09
    이상한 불꽃놀이(3)
    푸른 솔
  4. 2004/09/28
    더이상 남의 문제가 아니다.
    푸른 솔
  5. 2004/09/19
    열우당, 플랭카드를 내려라.(1)
    푸른 솔
  6. 2004/09/17
    보육노동자의 퍼포먼스
    푸른 솔
  7. 2004/08/27
    보육운동의 전망에 대한 단상
    푸른 솔
  8. 2004/08/13
    가장 약한 자를 향한 용서받지 못할 폭력.
    푸른 솔
  9. 2004/08/09
    경제가 불황이면 노동자가 참아야 한다?
    푸른 솔
  10. 2004/08/03
    최저임금제도화와 보육교사
    푸른 솔

보육노동자의 둥지를 찾다.

전국보육노조(준) 홈피가 드디어 개통을 했다고 해서 구경갔다. 흠, 나름대로 신선하다. 첫 화면에 알록달록 색색의 구호가 뜨는 것도 기존 노조 홈피에선 보기 어려운 모습이다. 뭐, 아직까지 구경못한 노조 홈피도 많으테니 단정하긴 이를테지만..^^* 어제는 공공노동자대회에 가서 선전물도 뿌리고.. 보육교사들이 많이 보는 유아잡지에 노조가 만들어진다는 기사도 실리고.. 이제 남은 일은 보육노조가 진짜 보육노동자들이 많이 찾아오도록 하는 일이다. 서로 힘든 일 기쁜 일 털어놓고 말도 안되는 일도 같이 해결하고 (얼마전 어떤 게시판에서 본 말도 안되는 일 하나. 어린이집에서 일했던 경력교사가 그만두고 새로 법인어린이집에 취업했는데 똑같은 어린이집이건만 법인어린이집에서 일하는 것은 처음이니 3개월 수습하라고 해서 3개월동안 50만원밖에 못 받고 일했다고 한다. 참고로 법인어린이집이나 시립어린이집이나 민간어린이집이나 보육교사가 하는 일은 다 똑같다.) 보육노조(준)가 보육노동자들의 진정한 둥지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홈피 주소 : http://kcwu.no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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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려니 하고 사는 사람, 못살게 굴기.

단체 상근자로 오면서 현장에서 일하는 보육교사를 만나는 일이 점점 줄어든다. 특히 단체에 소속된 회원이 아닌 일반(?) 보육교사를 만나는 일은 인터넷이나 전화로 상담을 해주거나 많은 보육교사를 모아놓고 교육을 진행할 때를 빼면 거의 없다. 그러다 보니 내가 아는 보육교사는 원장때문에 고생하고 있는 비참한(?) 상황이거나 아니면, 전문가가 되기위해 기를 쓰고 공부하는 두 가지 부류가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나는 우리가 보육노조를 만들기만 하면 벌떼같이 보육교사들이 모여들거나 아니면 무서워하는 보육교사를 설득하기 위해 진땀을 빼리라 혼자 생각하고 있었다. 나의 보육노조 준비는 주로 이 두가지에 촛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며칠전에 예전에 같이 일했던 아는 보육교사를 만났다. 노동조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더니 "아무 생각없는데?" 이러는거다.- 참고로 이 교사 지금 보육교사 경력 10년차다. 설득을 좀 해보려고 나> 너, 월급 얼마 받는데? 보육교사> 음~ 대충 00만원? 나> 너 그 월급이 니가 일한 것에 대한 정당한 금액이라고 생각드냐? 보육교사> 그래도 나는 국공립이잖아, 딴데는 더 적은데 뭐. 나> 야, 너 퇴직금도 매년 정산한다며, 그럼 더 손해인거 알어? 보육교사> 응, 알어 나> 근데 원장한테 아무 말도 안해봤어? 보육교사> 글쎄, 그런 생각 못했네. 그냥 그렇게 하기로 했다니까.. 나> 한달에 제때 퇴근 하는 날이 며칠이나 되니? 보육교사> 글쎄 한 70%는 제때 퇴근하지? 아마? 나> 정말? 잘 생각해봐, 너 당직 얼마나 서니? 보육교사> 보통 두달에 1주일정도?(여긴 보육교사 수가 좀 많은 곳이다.14명) 나> 그리고 교사회의는? 보육교사> 월요일 아침마다 좀 일찍 와서 하는 회의 있고, 한달에 한번 저녁에 회의있고 나> 행사있을땐? 보육교사> 보통 한달에 한두번 행사 있지. 그럼 한 며칠 늦게 들어가고 나> 신학기엔? 보육교사> 학기 준비할 때는 한 1~2주일동안 야간까지 일하지. 나> 1년에 4번 구청 감사 나올때마다 야근 한다며? 보육교사> 아 맞아. 그것도 있었지. 작년엔 구청에서 무슨 행사하는 데 우리보고 강당 꾸미기 하라고 해서 일주일동안 야간작업했어 나> 잘 계산해봐. 보육교사> 진짜 많으네. 그럼 한달에 한 1주일 이상은 늘 늦게 퇴근하는 거네. 나> 그렇다고 초과근무수당 받냐? 보육교사> 아니. 그런거 없어. 나> 월차나 휴가는? 보육교사> 그런거 없어 나> 안 힘들어? 보육교사> 물론 힘들지만 그냥 그러려니 하고 사는거지. 그날 밤 맥주 한잔씩 마시면서 그러려니 하고 산다는 이 보육교사를 보육노동자로 각성시켜보려고 무던히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보았지만, '맞아 노동조합이 필요하겠다.' 이 한마디를 못 건졌다.-_- 그러나 그이도 나이를 먹어갈수록 보육교사로서는 생계를 유지하기는 어렵다고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아이들을 많이 사랑해주고 싶지만 점점 지치고 피곤해서 예전만큼 해주기가 어렵다고 이야기 한다. 아이들에게 늘 미안하다는 이 보육교사. 장시간 일하고 제대로 대우를 못 받고 있는 것이 자기를 지치게 하는 원인이라는 사실조차 모르고 살고있다. 그러려니 하고 사는 보육교사가 '이게 아니다' 하고 느끼고 행동을 시작하는 날. 8만 보육노동자가 모여서 노동조합을 만들고 인권보육실현! 보육노동자 근로조건 개선! 보육의 공공성 쟁취!를 외치며 싸우는 날. 그날이 올때까지 나는 계속 보육교사들을 만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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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불꽃놀이

지하철을 타고 한강을 건너는데 차창밖으로 오색찬연한 불빛이 번쩍인다. 여의도에서 진행 중인 세계불꽃대축제에서 쏘아올린 불꽃이다. 88올림픽때가 생각났다. 그때 한창 마지막 철거투쟁이 있었고 우리들은 그런 노래를 지어불렀었다. " 누구는 방한칸 없어 거리로 쫓겨가는데 돈이 탄다 돈이 타, 재가 되어 날라간다.~" 당시에 불꽃놀이용 불꽃 한번 쏘아올리는데 소 한마리값이라는 소리를 듣고 몹시도 분개했었다. 그때 최저임금이 얼마였는지 생각나지 않지만 내가 92년도 국공립어린이집 근무를 시작하며 첫 월급으로 39만원을 받았으니까 88년 당시 소한마리값은 상당했을 것이다. 나같은 사람 월급보다 많았다는 말이다. 광주학살을 일으킨 놈이 생각하는 것이 그저 저거밖에 안되지 하는 마음과 함께 세상이 참 불공평하다는 생각을 했다. 근데 오늘 한강을 지나는 내내 하늘을 수놓는 불꽃을 보니 여전히 이 세상이 정상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에서는 노동자들이 자기 권리를 지키기 위해 파업하다 불법으로 몰려 월급은 손배가압류 당하고 생활비가 없어 새벽 우유배달까지 해야 하는데 한편에서는 국민이 낸 세금으로 펑펑 잘도 생색을 내는구나. 아직도 결식아동이 몇십만명이라 하는데 어제밤 뉴스에도 50대 부부가 빚때문에 동반자살을 했다고 하는데... 보육의 공공성 확대하겠다는 이 정부 아래서 하루 12시간 일하고도 60~70만원받는 보육교사들은 시간외근무수당 지급이 무슨 말인지도 모르고.... 이런 이상한 세상에서 우리가 사는구나. 그래도 아, 불꽃은 참 화려하기도 하구나. 저렇게 한 순간에 스러지면서도 만인이 올려 보는구나. 정말 정말 이상한 불꽃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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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남의 문제가 아니다.

* 이 글은 빼미님의 [“총파업 이번엔 정말 잘되겠습니까?”] 에 대한 트랙백 입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이조차 제대로 모르고 살아왔지만 이번 노동부가 입법예고한 법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화가 치밀어 오른다. 보육현장은 노동의 특수성때문에 비정규직이라는 용어가 낯선 것이 사실이지만 결국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거대한 흐름을 막아내지 못한다면 언제고 여기에도 닥칠 문제다.


올 초에 청와대 고령화및 미래사회위원회에서 발표한 육아지원정책은 언뜻 보면 장미빛처럼 보이지만 가정보육교사파견제도 등 보육현장까지 비정규직을 확대하려는 의도가 담겨있었다. 가정보육교사 파견제도란, 육아지원이 필요한 가정 중에 시설에 아이를 맡기고 싶어하지 않는 가정이 자기집으로 보육교사를 파견해 달라고 요청하면 파견해 주는 제도이다. 부모의 입장에서 아이를 좀더 좋은 환경에서 양육하고 싶다는 소망은 알겠다. 그러나 지금도 영아보육에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고(민간시설에 맡길 경우 월 30~40만원)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명의 아이를 돌보는 보육교사의 임금은 월 80만원남짓인 상황에서 한명의 아이를 돌보기 위해 파견되는 보육교사의 임금은 어느 수준으로 결정될 것이며 또 부모는 얼마나 비용을 부담해야 되는가? 처음 이 제도가 언급되었을 때도 등록된 시설조차 정부가 제대로 관리를 못해 온갖 비리며 문제가 생기는데 보육교사를 개별 가정에 파견하여 아이를 돌보게 하면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거기서 만에 하나 문제가 생길 경우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바 있다. 그런데 이 제도가 만에 하나 시행될 경우 나타날 파견 보육교사들의 노동자성, 근무기간, 임금수준에 대한 문제에 생각이 미치자 이는 더욱 큰 문제로 다가온다. 가정에서 필요한만큼만 이용하는 제도로 운영하겠다니 그럼 이 사람들의 고용은 누가 책임지는 건가? 보육은 아이들과 보육교사가 정서적으로 깊은 유대관계를 맺으며 수행되는 노동이다. 잠깐 지나쳐 가는 노동이 아니다. 사람을 키우는 일까지 파견노동으로 해결하려는 정부가 비정규직을 확대하기 위해 무슨 짓을 못 하겠는가? 아직 구체적인 발표가 되지 않아 더 지켜봐야 되겠지만 요즘 우리 사회를 떠도는 비정규직 확대라는 유령을 생각하니 보육노동자도 가슴이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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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우당, 플랭카드를 내려라.

오늘 여의도에서 차별철폐대행진 마무리 행사를 마치고 열린우리당사앞에서 진행된 파견법 개악 저지 농성단 지지 집회에 참석하였다. 5~60여명의 비정규직노동자와 노동단체 활동가들이 모여 2시간정도 집회를 진행하였다. 열린우리당 의장실을 점거하고 4일째 파견법 개악저지를 위해 농성 중인 15명의 농성단을 지지하기 위해 진행된 집회였다. 사실 평소같으면 이런 일이 있는지도 잘 모르고 지나갔을텐데 철폐연대에 가입한 덕택에 일이 생기면 시시때때로 휴대폰 문자메세지로 상황이 날라오고 집회참석을 요청하는 메세지가 오는 통에 한번은 참석해야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마침 오늘 시간이 나서 간 것이다. 이번에 국회에 제출된 파견법은 말이 좋아 비정규직 차별 개선이지 사실상 전 노동자의 비정규직화를 가져올 수 있는 악법이다. 내용인즉, 여태까지는 파견직으로 채용할 수 있는 업종을 제한해서 그나마 정규직으로 근무할 수 있는 직업이 제법 되었는데 3년 연속 계약을 갱신하여 근무한 노동자는 함부로 해고할 수 없다는 알량한 조항 하나 던져 놓고 파견업무가 가능한 직종을 사실상 거의 전업종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도대체 어떤 머리나쁘고 인심좋은 자본가가 이런 법 안에서 3년씩 노동자를 고용하겠는가? 이건 그냥 모든 노동자를 2년짜리 단기고용상태로 몰아넣으려는 수작이다. 나도 열받는데 현장 노동자들은 오죽할까? 그런데 명색히 집권여당의 의장실을 4일이나 점거하고 단식까지 하는 이 상황에 대해 언론은 그동안 단 한줄의 기사도 쓰지 않았다. 하긴 그런 기사를 제대로 쓴다면 한국언론이 아니지. 좌우지간 집회를 하는 내내 내 눈에 띄인것은 열린우리당사 건물에 커다랗게 붙어 있는 플랭카드였다. "국민의 소리를 하늘의 소리로 듣겠습니다." 아이구, 행여나.. 아니, 저들의 국민은 우리는 아닌게지 천만 노동자는 국민도 아닌게지. 노동자가 분신을 하든 말든, 손배가압류로 밥을 굶든 말든, 고용불안에 떨든 말든 그래서 부당한 업무지시나 자본가의 온갖 모욕에도 침묵하도록 굴종을 당하든 말든 아무 상관이 없는게지. 그저 기업하기 좋은 나라 만드는 것이 자기 과제일 뿐이지 저들의 국민은 사업주, 자본가, 가진 자들 뿐인 게지 어제 울산에 갔다. 하루 12시간 일하고 월 65만원받는 민간보육교사들과 이야기를 하고왔다. 영등포 청과물시장 한귀퉁이 차지하고 마치 평범한 서민속에 살고 있는 것처럼 꾸미지만 50명의 노동자들을 200명의 전경으로 둘러쌀 만큼 자기 본질을 알고 있는 게지. 사실은 자신들이 노동자의 적이라는 것을. 열우당, 가증스런 플랭카드를 내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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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노동자의 퍼포먼스

9월 14일 차별없는 세상 만들기 걷기 대행진에 참여하고 여성 차별을 주제로 집회를 하는데 우리 팀이 준비해 간 것은 <돌봄이 사라진 자리> 라는 내용의 그림동화였다. 우리가, 보육노동자가 잘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준비하자고 한것인데 드린 공에 비하면 전달 효과는 글쎄?? 그림 그리고 색칠하고 고생한 걸 생각하면.. 개사곡 하나 가지고도 히트친 다른 팀을 보면서 담부터는 좀더 쉬운 방법으로 해야지 굳세게 맘 먹었다. 그리고 그 고생한 그림 사진이미지로 좀 올리려는데 잘 안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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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운동의 전망에 대한 단상

70년대 경제성장의 그늘, 거기에 여성노동자들이 있었다. 여성의 경제활동이 증가하던 그 시절, 그러나 자아실현이니 사회활동이니 하는 포장은 그녀들에겐 사치였다. 먹고 살기 위해 일터로 나가야 했던 이들 여성노동자들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저임금에 시달리고 출산, 육아라는 또 다른 짐까지 져야했다. 이른 아침 아이들에게 밥을 먹이고 출근 준비를 하면서 아이들을 따로 돌봐 줄 사람이 없어 긴 하루해를 보낼 먹을거리 장만해 놓고, 행여 길거리로 나가면 유괴 되지 않을까 사고 나지 않을까 걱정스러운 마음에 문을 꼭 잠그고 일터로 향했던 여성 노동자들. 그렇게 남겨진 아이들을 위해 탁아소 운동이 시작되었다. 80년대 공단과 빈곤지역에서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한 탁아소들은 가난한 아이들도, 노동자의 자식들도 건강하게, 즐겁게, 생활하고 배울 권리가 있다는 신념으로 뭉친 탁아활동가들의 열정의 산물이었다. 그것이 보육운동의 시작이다. 부모에게는 일할 권리를, 아이들에겐 보호받을 권리를! 영유아보육법 제정이후 수많은 어린이집이 만들어지고 보육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갈수록 높아갔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민연금 기금 융자, 시설 설치기준 완화 등 보육시설 확충 3개년 계획을 발표한다. 이 시기 1년에 천 개 이상의 어린이집이 새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IMF 가 터지면서 융자를 받아 운영하던 많은 어린이집이 도산하고 보육료를 내지 못하는 아이들이 어린이집에서 나와 다시 거리로 떠돌고 정원 감소로 인한 보육교사들의 정리해고가 진행되었다. 또 시설들은 수지타산을 맞추기 위해 정원초과, 부실 급식 등을 자행하여 보육의 질은 갈수록 나빠지기 시작했다. 이에 1999년, 보육교사가 바로 서야 보육이 바로 설 수 있다는 믿음으로 한국보육교사회에서는 현장 보육교사로 구성된 교사정책단을 구성하였다. 아이들과 가장 가까운 위치였던 보육교사의 눈으로 보육의 문제를 분석하고 논의하기 시작한 것이다. 2000년대 나타난 출산율의 급감은 보육을 새로운 눈으로 보게 하였고 언론과 정치권은 보육문제에 예전보다 더욱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관심의 어느 부분에도 20여년 현장을 지켜온 보육교사들의 헌신과 희생은 포함되지 못하였다. 이제 보육교사 대중이 스스로 자신들의 자주적 조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오랫동안 안으로 곪아들어 이제 숨길 수 없는 악취가 진동하는 온갖 시설 비리, 횡령, 부실한 급간식 등 보육시설내부의 문제에 대해 보육교사들이 의연히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하였다. 해고의 위협을 무릅쓰고 시설장과 싸우고,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보육교사들이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보육운동은 누가 대신 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노력하는 보육교사로부터 시작된다는 의식과 자각이 보육교사 내부로부터 자라나고 있다. 또한 자신의 일이 더 이상 의미 없는 희생이 아니라 당당한 노동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보육노동자의 노동조합이 필요하다는 것에 대한 깨달음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직은 비록 소수이지만 전국보육노조가 보육운동의 새 길을 열어갈 희망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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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약한 자를 향한 용서받지 못할 폭력.

8월 12일자 서울신문에 다음과 같은 기사가 실렸다. "친아버지와 계모,같은 마을 주민 등 모두 7명이 어린 남매를 3년 가까이 집단폭행하고 8살짜리 여아가 사망하자 암매장"했다는 것이다. 충북 충주경찰서는 12일 정모(36·무직·주거부정)·손모(여·29)씨 부부를 비롯,최모(30·회사원·충주시 이류면)·이모(32·여)씨 부부,그리고 같은 마을 주민인 배모(52·여)·신모(46·여)·최모(47·노동·주거부정)씨 등 모두 7명을 살인 또는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긴급체포했다.경찰에 따르면 계모 손씨는 정씨가 전처 황모씨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12)과 딸(8)을 평소 밥도 제대로 주지 않고 학대하였고 배가 고픈 남매가 집에 있는 돈과 이웃 슈퍼마켓의 과자를 훔치는 등 도벽이 심해지자 정씨와 함께 남매를 수시로 폭행했다는 것이다. 또 지난 4월18일 이들 부부와 주민들로부터 폭행을 당한 정씨의 딸이 아무런 치료도 받지 못한 채 다음날 집에서 숨지자 최모(30)씨 등 주민 4명은 자신들의 범행이 드러날 경우 처벌을 받을 것을 우려,같은 날 오후 7시쯤 최씨의 승용차에 이불로 싼 시체를 싣고 제천시 백운면 다릿재 부근으로 가 야산에 암매장했다.이들로부터 함께 폭행을 당한 아들은 현재 할머니가 보호하고 있으나 대인기피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12일 낮 이들의 진술을 토대로 정씨 부부와 암매장에 가담했던 주민들을 다릿재 부근으로 데려가 발굴작업을 벌여 시체를 찾아냈다.-서울신문- 한국이 아동학대에서 세계 수위를 달리고 있다는 부끄러운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처럼 선명한 폭력으로 꺽여버린 어린 생명의 소식 앞에서는 할말을 잃게 된다. 도대체 방어의 능력도 없는 저 연약한 존재에게 집단적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자들의 마음속에는 무엇이 들어있는 것일까? 우리는 도대체 이 부끄러운 현실을 바꾸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그저 폭력을 행사한 사람들에 대해 비난과 분노를 느끼는 것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인가? 그 아이들은 그저 운이 나빠서 그런 부모를 만나고 그런 어른들을 이웃으로 가졌더란 말인가? 처음에는 아마 작은 폭력으로 시작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폭력은 그 속성상 일단 시작되면 점점 강도를 높여가면서 지속되는 특징이 있다. 그 속에서 인간은 스스로의 양심을 무디게 하고 결국 가장 끔찍한 결과를 낳게 된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 불쌍한 생명의 주변에는 양심을 가진 어른이 단 한명도 없었더란 말인가? 아니다. 그럴수는 없다. 생명의 소중함을 믿는 사람이라면 아니, 최소한 사람으로서의 양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가장 약한 자를 향한 이러한 폭력에 대해 분노 이상의 것을 가져야 한다. 학대받는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사회적 시스템과 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구체적인 싸움을 해야 한다. 사회전체가 아무리 미쳐돌아가도 그 피해를 아이들이 받도록 해서는 안된다. 폭력이 아무리 일상화되어 있다고 해도 그것이 아이들을 향하게 해서는 안된다. 아이들아, 너희에게 정말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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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불황이면 노동자가 참아야 한다?

내수 시장 침체, 유가 상승, 실업문제.. 방송을 보다 보면 요즘처럼 경기가 안 좋은 적이 없었다고 아우성치는 사람들이 많다. 오늘 아침 MBC 에서는 LG정유 파업에 대한 기획방송을 내보내면서 경기침체로 모두가 어려운 상황에서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노동자의 파업이 설득력을 얻지 못한 것이 파업실패의 요인이었다고 나름대로 진단을 내렸다. 사람들은 노동귀족들의 기득권 수호에 대해 불만들이 많다는 것이다. (오호라~ 경력 11년차의 노동자 가족 5명이 24평아파트에서 모여 사는 것이 '귀족'이라면 단칸방에서 밥이나 먹는 사람들은 모두 중산층이겠군.) 마침 바로 앞에는 여름휴가를 떠난 피서객조차 비용을 아끼려고 집에서 음식을 싸오거나 텐트나 심지어 자동차(!)에서 자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살기가 어려워졌다는 이야기를 방송하였다. (얼마나 어려우면 며칠씩밖에 휴가를 가지 못하고 휴가 가서 마음껏 돈도 못 쓰고 있나에 대한 리포트의 동정어린 말에 공감해야할지... 참고로 얼마전 한 보육교사는 상담에서, 몸이 아파 병가처리를 해달라는 요청을 원장이 묵살하는 바람에 1년에 4일밖에 없는 연가를 고스란히 집에 누워 보내, 여름휴가가 하나도 없는 것을 하소연하였다.) 한국과 같이 영세자영업의 비율이 높은 산업구조에서는 내수시장의 침체는 바로 경제위기의 주요요인이 된다고 한다. 그런데 사람들이 피서지에서 돈도 안쓰고 백화점에서 새 옷도 안사니 이만 저만 큰일이 아니란다. 그런데 이런 저런 방송을 보다가 드는 한가지 의문은 그렇다면 내수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법은 결국 소비를 촉진시키는 것인데 그 소비는 노동자가 제대로 임금을 받아야만 가능한 것이 아닌가? 얼마전 광주에서 체불임금 2천여만원을 받기 위해 고공(크레인)농성을 벌인 노동자의 이야기가 나왔다. 최저임금 현실화 요구는 대답없는 메아리이고 노동자들은 언제 짤릴지모르는 불안감에 하루 하루를 살고 있는데 무슨 수로 소비 촉진? 지갑에 든 것이 있어야 지갑을 풀 것이 아닌가? 그런데도 자본은 경기가 어려우니 잠시(?) 참으라 한다. 이런 이상한 논리가 가능한 세상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 기분. ** 사족으로 한마디 더, 그래도 이라크에 군대 보낼 돈은 있나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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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제도화와 보육교사

난생 처음 최저임금과 관련 된 집회에 다녀왔다.

참석한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집회하는 곳을 다녀왔다.

보육노동자들을 어떻게 조직할 것인가? 를

머리로만 생각지 않기 위하여 생각해 낸 첫번째 실천의 방법이

최저임금제도화를 위한 집회에 참석해보자는 것이었다.

 

8월 2일,

많은 정규직과 또 그럴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더위를 피해 떠난

휴가철의 중간에

최저임금위원회 앞에서 진행되는 집회에 얼마나 사람이 올 것인가? 의문을 가지고

게으른 몸을 일으켜 오전 7시부터 시작한다는 집회 장소인

최저임금위원회 건물 앞 도로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30분이나 지나있었다. -_-; 

 

실천의 가장 큰 장애물은 자본도 공권력도 아닌

자기 자신의 나태함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면서..

도착한 그 자리에는

질서정연한 대오를 이루고 있는 100여명의 사람들이 있었다.

 

위원회로 들어가는 정문을 사이에 두고

인도 양쪽으로 앉아 있는 집회 참가자들의 결연한 모습에 눌려 대오에 끼어들지 못하고

(지각한 것이 부끄럽기도 하고.. 누가 오라 한것은 아니지만..)

뒷쪽에 서서 1시간 30분정도 집회의 진행을 지켜보았다.

 

최저임금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2002년 전국보육교사 근무실태조사를 통해

실제 보육교사들도 최저임금수준으로 받고 있는 사람이 상당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보육노동은 육체와 정신을 모두 소모하는 복잡하고 강도 높은 노동이다.

대부분의 보육노동자(보육교사)는 하루 10시간정도 중간 휴식시간도 없이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그런데도 민간시설에서 근무하는 경우 월 60만원정도를 받고 있는 것이다.

물론 최근 들어 지방자치단체에서 일부 지원금이 나오는 곳도 있지만

지방의 경우에는 심하게는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급여를 받는 경우조차 있다.

보육노동자 중에는 최저임금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사람도 있고.

 

모든 노동이 다 신성하지만

사람을 가르치고 키우는 일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과 대접은

그 노동의 중요성이나 신성함에 비해 너무나 낮은 것이다.

만약 노동자들이 주장하는대로 노동자 평균임금의 50%로 최저임금을 제도화 한다면

보육교사, 아니 보육노동자들 중에서도 혜택을 받는 사람들이 많이 생길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집회를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든다.

자기 노동의 가치는 저렇게 스스로 투쟁하는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것인데

보육교사들이 할 수 있을까?

저렇게 더운 여른날 거리에 앉아서 대오를 사수하며 집회를 하고

자기 요구를 목청껏 외칠만큼 절박한가?

 

그저 아이를 돌보는 것은 사랑과 봉사로 해야 한다는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혀

정작 자신을 끊임없이 소진시키다 말지 않을까?

자기 노동에 대한 자긍심과 그에 따른  정당한 댓가를 얻었을 때

오히려 아이들 앞에서 더 당당하고 책임있는 보육교사가 될 수 있을텐데..

 

이제 이런 문제를 어떻게 현장 보육교사와 함께 나눌 것인가?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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