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수다방  2009/07/22 17:12

공간놀이

아이들과 우정영화제를 준비하면서 공간을 이야기하자고 했다.

물론 장소섭외가 안되면서

진행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다만 조금 재미난 실험(?)...놀이 정도로 국한되어져서 진행한 느낌이다.

 

우선 우리가 익숙한 공간을 재구성한다는 것에 대하여

여전히 익숙함에서 오는 무엇인가가

그리고 그 익숙함에 지배당한 공간이 주는 힘을 느끼면서

아이들은 당황하거나 혹은 머릿속에 그려보지 못한다.

 

나 또한 조금은 당황하긴 했지만

언제나 그렇듯 공간을 어떤 식으로든 손을 대면

새로운 무엇인가를 준다는 사실을 믿기에 진행했다.

 

 

아이들이 공부방에 와서 일상적으로 겪고 경험하는 공간이다,

이번 영화제의 메인 공간이고

또 부대행사로 진행하는 장터 혹은 시장의 메인 공간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기존의 공간적 틀에서 칸막이 정도로 구획정리를 하는 것으로

아이들은 생각한 듯 하다.

하지만 내가 강조한 것은 최대한 기존의 공간의 냄새를 없에고

우리가 구현하려고 하는 어떤 미이지들을 제현하는 것

그리고 그 속에 공간에 대한 동적 흐름 즉, 동선을 구현해 보는 것으로 이야기를 했다,

문제는

공간수업 자체가 그냥 이미지 메이킹이 아니라 실제 작업을 직행하여

구현해야 하는 약간의 노가다(?)식 기술공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아이들이 작업 공구들을 다루지 못한다는 것과

이런 작업에 익숙하지 ㅇ낳다는 것

그리고 자신들의 작업에 전혀 믿음을 가지지 못한다는 것 때문에

작업내내 말들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모습은 어른들끼리 작업을 해도 마찬가지이다.

완벽한 도면이 존재하지 않는 한...언제나 이런저런 설왕설래가 많아진다는 것이다.

특히 준비된 목재가 워낙 한가지 종류였다는 것..(1치 각재)...에서 오는 불안감

(1치 각재가 다루기는 부담없으니 기둥 혹은 건물의 중요부분에서는 너무 가벼운 것이 문제이다.

연결부위는 어떤 식으로든 보강되지만 길게 이어지는 부분은 너무 가벼워서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여하튼 아이들의 불안감을 무시하고 뼈대를 세우고

벽을 형상화할 지지대를 만들어 보았다.

 

 

 

대략적인 뼈대 완성....ㅎㅎ

나는 나름 재미나게 쳐다보고 있었으나 아이들은 계속 믿지 못하겠다는 눈치...ㅎㅎ

아마도 아직까지도 머릿속에 공간이 닫히고 열리는 것이 상상이 안가는 탓도 있고

왠지 엉성해 보이는 뼈대가 곧이라도 무너져 버릴듯 불안한 탓이기도 하다.

 

아이들이 대충 마무리한 것을 이리저리 손을 보아 주었다,

우선 아이들이 나름 치수를 재고 작업을 했으나 무대쪽과 뒷면의 치수가 상당히 어긋나 버렸고

기둥과 일종의 도리(?)간의 높낮이 그리고 못질을 한 방향들이 제각각이다보니

전체적인 안정감들이 들지 않는 것 같았다.

여하튼 이곳저곳 손을 보고 대략적으로 스크린을 걸어보니 나름 괜찮은 무대공간...메인공간이

생겨났다....ㅎ

이 다음부터는 아이들 스스로도 나름 뿌듯한듯 그리고 이런 작업이 주는

일종의 충분하지는 않지만 상당한 충만감을 느끼는 듯 했다.

 

 

그리고 나서 잠깐의 휴식타임....ㅎㅎ

언제나 그렇듯 이런 작업은 너무 서두르면 안된다...

아이들이 충분이 그 변화과정을 느끼도록

다소 지루할 정도로 느릿느릿 작업해 주는 것이 아이들에게도 그리고

이런 공간 작업을 가지고 아이들과 놀고 싶은 교사에게도 나름 유의미한 듯 싶다.

여하튼 이것은 놀이겸 실험이지

실제 건설 노가다는 아니니 말이다.

 

 

여하튼 결국

공간 작업은  아주 작은 목수일과

천을 이용한 구획 재구성 정도로 진행되었다,

 

충분한 사전 논의나

공간에 대한 총체적인 교육등이 이루어지지 않은 탓에

아주많이 아쉬운 작업이었다

 

 

가장 아쉬운 것은

시간상의 촉박함탓도 있지만

실은 나 스스로도 실내작업이라는 생각으로 너무 당연시한 부분

즉, 지붕에 대한 고민들을 하지 않은 것이 아쉽다,.

 

어찌 보면 지붕의 처리를 가지고 아이들에게 더 많은 이야기들과

보다 흥분된 공간의 경험들을 하게 해 줄 수도 있었을텐데

아이들만 당황한 것이 아닌듯 나도 많은 것들을 놓치고 갔다.

 

여튼

아이들이 혹은 함께 한 이들이 흐믓해한

실내 공간구성을 통한 나름 조그마한 극장이 생겨 났다....ㅎㅎ

 

 

 

 

우정영화제를 준비한 아이들이다....ㅎㅎ

다들 훌륭한 친구들이다. 

교사들인 우리보다도......ㅎㅎ

 

여튼 다음엔 진짜로 야외에서 

진짜 극장을 한번 만들어 봐...?...하는 실없는 생각이

뭉게뭉게 일어난다.....크크크크 

 

기타 작업사진

 

 

남는 나무를 가지고 형석이가 놀았다....ㅎㅎ

톱질을 처음해보는 듯.....다소 어색해하면서도 만지작 만지작...ㅎㅎ

 

 

무엇을 만드나 봤더니 작은 수납장을 만드는 모양이었다.....ㅎㅎ

그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주면서 형석이 작업에 동참.....ㅎㅎ

 

 

사포질도 꼼꼼이.....ㅎㅎ

그리고 락카도 뿌려서 제법 운치나는(?) 조그마한 수납장 만듬....ㅎㅎ

아마도 형석이의 작품 1....이 아닌가 ....싶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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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중산책  | 2009/07/22 17:21
생각해 보면 아이들이 당황하거나 어른인 우리들이 당호아하는 것은 어쩌면 공간에 대한 잘못된 생각들 때문인 것 같다.
즉, 공간하면 자꾸 건축에서의 평면도라고 생가하는 것
혹은 우리들이 어떤 건물에 들어갔을때 보게 되는 시각적인 어떤 대상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실제로는 공간은 비어있음이다.
즉, 우리가 목수 작업을 하면서 내내 고민하고 생각했어야 하는 것은
빈 공간의 창출인 것이다.
어떤 집을 가던지 우리가 보는 시선을 이젠 벽체나 장식이 아닌
사람이 이동하는 혹은 주거하는 빈공간을 느끼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잘 지은 건물인 예쁜 집이 아니라
이동하거나 살기 편한 빈공간일 것이다..
빈공간...이것이 나는 건축의 핵심이라는 생각을 한다.
긴 호흡  | 2009/07/23 04:01
음~ 그러네요! 저도 이번 공간 작업할 때 설치할 거를 만드는 일 중심으로 생각했던 거 같아요~ 그러면서 감도 못 잡고;;; 건축의 핵심은 빈 공간이다! 이 말 참 멋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