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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향한 폭주기관차를 멈추자

죽음을 향한 폭주기관차를 멈추자


끝이지 않는 지하철사고와 끝없이 악화되는 기관사들의 건강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나서 밝은 플랫폼으로 접어드는 순간 한 사람이 기관사를 향해 달려듭니다. 급히 열차를 세우고 사령에 보고를 한 후 철로로 내려가 갈갈이 찢겨진 시신을 자기 손으로 직접 수습하고, 다시 열차 시간에 쫓겨 열차운행을 재개합니다. 그 가슴 떨리는  처참함을 안고 열차 운행을 마치고 나면 공단에서는 3일의 휴가를 줄 뿐입니다.
부산지하철에서만 한 달에 2~3번씩 이런 일들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그 뿐 아니라 운행 중에 수시로 신경을 곤두세우게 하는 출입문사고 등 각종 안전사고는 내가 열차를 운행하는 도중에 발생하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안도할 뿐입니다. 그런 엄청난 스트레스와 불안감 속에 기관사들은 오늘도 열차를 운행하고 있습니다. 그 모든 책임은 기관사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는 ‘1인 승무’라는 악날한 노동조건이 무겁게 등을 짓누르고 있습니다.
그런 모든 고통을 운명처럼 받아들이던 승무 노동자들이 아름아름 앓고 있습니다. 엄청난 정신적 고통에 조용히 신경정신과를 찾기도 하고, 굿을 하기도 하고, 휴직을 내기도 합니다. 그 마저도 감내하지 못하는 노동자들은 조용히 지하철을 떠나거나, 그러지도 못하면서 고통을 참아내던 노동자는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합니다. 정신장애가 아니더라도 승무 노동자들은 불규칙한 노동시간과 출퇴근 시간, 지하환경에서의 전동차 운행 등의 노동환경으로 인해 위장장애와 소음성난청 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죽음을 향한 폭주기관차의 속도를 올려라!

승무 노동자들의 이런 처참한 노동현실과 건강의 악화는 아직 제대로 드러나지 않은 가운데, 공단은 최근 30분 연장운행을 일방적으로 강행하면서 노동자들을 더욱 몰아붙이고 있습니다.
98년 1인승무제 저지투쟁에 실패한 이후 2호선 개통에 따른 필요인원을 축소 보충하고, 노동조건을 전반적으로 악화시키면서 구조조정은 더욱 강화되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2005년 5월 3호선 개통을 앞두고 다시 필요인원을 축소시키고, 노동조건을 악화시키기 위해 30분 연장과 부당전보발령 등 구조조정 공세는 더욱 힘을 얻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공단의 공세는 이후 부산교통공단이 부산시로 이관되는 과정에서 더욱 강화될 것이고, 시이관 이후에는 재정악화 등을 이유로 수익성 원칙을 강화하면서 더욱 노동자들을 몰아칠 것입니다.
그 속에서 노동자들이 온갖 고통에 시달리든 말든, 또는 노동자들의 고통이 사회적으로 드러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서, 공단은 오늘도 죽음을 향한 폭주기관차의 속도를 올리라고 다그치고 있습니다.

우리의 생명을 저들에게 저당 잡히지 말자!

최근 승무지부는 공단의 계속되는 구조조정에 맞서기 위한 투쟁들을 힘겹게 벌여오는 가운데, 승무 노동자들의 건강의 매우 심각한 상황임을 깨닫고 그에 맞선 투쟁을 벌이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그를 위해 건강권과 현장개선투쟁을 위한 공식단위로 전술기획모임을 구성하여 이후 투쟁방향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으며, 현장사업들을 조합원들과 함께 벌여내기 위해 현장실천단 구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조합원들이 함께 이 투쟁에 참여 할 수 있도록 설문조사사업과 다양한 선전사업들을 벌이면서 대중적 분위기를 모아나가고 있습니다.
공황장애투쟁이라고 불리고 있는 승무지부의 투쟁은 승무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을 바꿔내기 위한 투쟁이고, 구조조정을 막아내기 위한 투쟁입니다. 지금까지의 투쟁이 공단에 의해 치밀하게 준비되어 밀려오는 공세에서 하나라도 덜 빼앗기려는 것이었다면, 지금의 건강권과 현장개선투쟁은 우리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저들에게 빼앗긴 것을 돌려받기 위한 투쟁입니다.
우리의 생명은 돈 몇 푼과 승진의 유혹으로 맞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몸뚱아리 하나로 살아가는 우리 노동자들에게 유일한 재산이고 생의 전부입니다. 저들에게 저당 잡히지 말아야 하는 최후의 보루인 우리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투쟁을 하자는 것입니다.
우리의 생명은 우리의 힘으로 지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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