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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 원자 보기 또 도전

계속 같은 주제 실험하고 있습니다. 팁에 철 코팅하고 텅스텐 위에 입혀진 철박막을 보는겁니다. 철박막의 첫번째 층은 앤티페로고 두번째 층부터 페로입니다. 첫번째층을 원자 분해능으로 보는게 필요하죠. 계속 팁과 시료 사이의 거리를 줄입니다. 갑자기 팅 하더니 팁 박네요. 자리 바꿔서 다시 어프로치 해보니 팁의 길이가 거의 수십 nm 나 짧아졌네요. 흐미 그리고 그전까지 크게 나오던 자기 신호 (MFM 신호)가 사라졌습니다. 팁에 코팅되있던 철이 샘플에 붙은 거죠. 즉 팁 코팅이 다 날라간 셈입니다. 뭐 이제 원자 봐바야 소용없습니다. 자기 팁으로 원자를 보는게 목적이니까요. 그래도 걍 시도합니다. 어차피 할 일도 없으니까... 원자인지 뭔지 노이즈만 보이네요. FFT 하면 그래도 가까스로 원자의 피크가 보이네요. 뭐 여하튼 의미없는 일이죠. 여지껏 팁 세개 해봤는데 다 같은 현상을 보이네요. 즉 원자를 보기전에 먼저 팁에 붙은 철이 시료로 옮겨갑니다. 사실 상식적으로 철이 동족인 철에게 더 잘붙겠지 팁 물질인 실리콘 산화막에 더 잘 붙어있겠습니까? 뭐 이런 이유로 이런류의 실험은 물건너간것 같기도 하네요. 어찌보면 단순한건데도 실험해보기전까지는 모르는거죠. 산화막을 없애고 해보면 잘 될려나. 실리콘과 철은 잘 붙어있을지도 모르죠.  영우 말대로 우리는 정말 아는게 없죠. 아는게 없기 때문에 운이 중요합니다.

 

SPSTM 의 성공은 아마도 철이 텅스텐에 잘 붙어있기때문인듯 하네요. 이게 다 운이죠. STM 의 팁으로 많이 사용되는 텅스텐은 철 잘 잡고 있는데 왜 AFM 팁으로 사용되는 실리콘은 이걸 못잡고 있는지... 산화막 벗겨내도 안된다면 다음엔 아예 시료를 철에서 망간 (역시 AF 임) 으로 바꿔봐야겠네요.

 

이 프로젝트는 영 맘에 안드네요. 내가 생각한게 있는데 그걸 할 시간이 있을지 모르겠네요. 원자 이미지 안보고도 exchange coupling 을 AFM 으로 측정하는건데 여러모로 난점이 많아서 선뜻 이거하자고 주장하기도 어렵군요. 미스컷된 철기판에 은이나 금을 입히고 그 위에서 철 코팅된 팁으로 이미지하는건데, 금이나 은은 철과 합금을 형성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으니 좀 더 가능성있어 보이네요. 근데 어떤 논문 보니까 미세 스케일에서는 합금을 이루기도 한다고... 뭐 이래저래 아는건 없죠. 제가 여러 논문 찾아서 원래는 합금 안이루는데 이루기도 한다는 논문이 있더라 뭐 이런식으로 애들한테 얘기하니까 애들 시큰둥한 반응...

이래서 뭔가를 하려면 적당히 남을 속여야 하나봅니다. 솔직히 모든걸 말하면 듣는사람 오히려 짜증냅니다. 논문쓸때 특히 그렇죠. Abstract 에 쓴대로 모든 데이터가 다 들어맞지는 않습니다. 그건 이런 이유때문이고 저런 이유때문이고 주절주절 써대면... 레프리들 상당히 머리아파 합니다. 왜 인생 그렇게 어렵게 사냐는 듯 얘기하죠. 때론 아주 친절히 걍 그런 복잡한 사설은 빼고 쉬운 내용만 넣어. 이렇게 말해주는 레프리도 있습니다. 아주 고맙죠. 그런거 빼면 억셉트 시켜주겠다는 거니까.

 

논리에 맞는 데이터만 끼워 넣으면 아주 좋아들 합니다. 보통 그렇게 하는데 때론 약점이 있는 데이터를 어쩔 수 없이 끼워넣어야 하죠. 약점을 커멘트 안하고 넘어가기도 하는데 혹시 레프리가 이걸 꼬투리 잡으면 어쩌나 하고 고민합니다. 그래서 논문 쓰는 시간이 더 길어지죠. 하지만... 레프리들은 대부분 인식 못합니다. 전혀 엉뚱한거 지적하는게 대부분. 그러나 약점을 정확히 집어내는 극소수의 레프리를 만났을때의 희열감!

 

존경스럽죠. 특히 레프리의 다음과 같은 반응이 가장 존경스럽습니다.

이 논문은 어떤 어떤 점을 연구했고 어떤 의미가 있으며 ... 그래서 매우 잘 씌여진 논문이고 출판하는데 동의한다. 하. 지. 만. 이런이런... 점은 좀 이상하며 커멘트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약점을 집어낼때...

 

가장 실망스러운 레프리의 답변은

아 씨바 별 흥미있는 주제도 아니고 영어도 제대로 쓴것 같지 않으니 네이티브 스피커한테 교정도 좀 받아야 하고 우리 저널에 낼만한 수준이 아니니 대략 다음과 같은 하급저널에 "영어교정 후" 내는 걸 추천한다. 

 

흠 왜 이런걸 쓰고 있나.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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