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을 크게~

2009/05/21 20:38

         

                           

 

5월5일, 올 들어 처음 시골집에 갔다.

마당에 핀 꽃을 찍고 있으니, 엄마가 따라다니시며 이건 무슨 꽃, 이건 어떤 꽃,,, 알려주신다.

가끔은 시골집에서 올라오기 싫을 때가 있다.

그러나, 다시 내 일상으로 돌아오면, 시골집은 다시 찾아가야 하는 '의무'가 되고 만다.

 

봄꽃이 가득 피었을 때 엄마랑 꽃구경을 실컷 하고싶기도 하고,

아니면 여름 장마비가 지겹도록 내릴 때 방 안에서 빗소리 들으며 엄마가 만들어주시는 수제비를 먹고 싶기도 하고,

선선한 가을바람 맞으며 잔디밭을 맨발로 걷다가 간지러우면 그냥 드러누워 책을 읽고싶기도 하다.

흰눈 소복히 쌓인 날 삶은 고구마 먹으며 아빠랑 티격태격해도 좋겠다 싶다.

 

다시 무엇인가가 내 안에 차곡차곡 쌓여가는 것 같다.

그것들이 내 속에 다 차서, 더 이상 숨을 들이쉴수도 밥을 먹을 수도 없게 되면

난 다시 그것들을 토해내느라 한참동안 웩웩거리겠지.

내 마음 속이 조금만 더 넓었으면 좋겠다.

이런 쓰레기같은 감정 따위는 흔적없이 삼켜버릴 수 있게 말이다. 마치 바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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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21 20:38 2009/05/21 20:38
Posted by 흐린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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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방문자
    2009/05/21 22:51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2. 2009/05/22 08:41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와 시골집 이쁠꺼같아 불독 시골집?은 이런거 하나도 없던디.
    • 2009/05/23 14:57
      댓글 주소 수정/삭제
      불독이랑 민우랑 같이 놀러오세요~
  3. 2009/05/23 15:23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나도 다시한번 가고 싶은 곳이야.
    상쾌한 공기에 어머님이 해주신 음식도 맛있었고...
    그때가 언제야, 이젠 무지 오래되었네...
    • 2009/05/25 15:24
      댓글 주소 수정/삭제
      언제든지 환영이지...
      근데, 내가 언제 갈 수 있을 지 원~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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