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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이야기'스캔들은 대한민국 도박공화국에서 빙산의 일각

'바다이야기'스캔들은 대한민국 도박공화국에서 빙산의 일각

안 빈 (편집위원)

우리사회를 떠들석하게 하고 있는 '바다이야기' 등 성인용 오락기 심의 과정과 상품권 발행업체 지정 등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에 대해 검찰이 전면적인 수사에 착수할 모양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것만 해도 성인오락기 심의를 맡는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과 예심위원들이 성인오락기 제조업체나 성인오락실 등에 친인척 관계거나 동업자였거나 후일 바다이야기 개발업체 취업자였으며 더욱이 노무현 대통령 조카 노지원씨 연루설까지 나올 정도니, 늘 그래왔듯이 권력을 지닌 못된 고양이한테 생선가게를 통째로 맡겨놓은 셈이 됐다.

규모도 어마어마하다. 검찰은 기존 오락기 개발·판매 업체들이 거둬들인 부당이득을 1천억원대로, '바다이야기' 제조·판매사가 거둔 순익을 900억원대로 보고 있다. 또 관계자들은 상품권과 관련하여 업체당 50억~ 100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한다. 경품용 상품권 지정 기업으로 선정된 기업은 총 19개로 지난해 8월부터 발행을 시작했다.

사실, 대한민국을 휩쓰는 도박 광풍에서 ‘바다이야기’ 스캔들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지난 한 해 경마, 경륜, 경정, 로또, 강원랜드카지노에 몰린 15조원은 공무원들의 75%를 1년 동안 먹여 살릴 인건비에 해당하는 거액이다. 문제는 서민들이다. 부자들이 심심풀이로 하는 도박이야 그렇다손 치더라도 서민들에게는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위험부담이 너무 큰 게임이기 때문이다. 절도죄의 35%가 도박과 관련이 있다는 통계는 합법적인 도박일지라도 서민들에게는 범죄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

우리사회가 ‘도박공화국’으로 급성장한 데는 지방자치제 실시 및 소위 문민정권의 태동과 관련이 깊다. 1991년부터 실시된 지방자치제가 문민정권을 만나 지자체의 권한이 대폭 강화되는 쪽으로 정책이 수립되자, 각 지자체는 너도나도 세수(稅收)확대를 명분으로 ‘도박산업’에 치중하게 되고 결국 전국이 도박장화의 길을 걷게 된다.

김영삼 정권 당시인 1993년경부터 도입된 ‘개인마주제’는 경마를 대중화로 과열 양상을 빚게 만들었다. 또 오늘날 카지노 도박중독으로 계속 사회적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는 (주)강원랜드는 1998년도에 설립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김대중 정권에 들어와선 정부와 지자체의 의욕(?)에 힘입어 전국적으로 도박이 더욱 번창하게 된다. 1999년에 경륜이, 2000년에 경정이, 2002년에는 로또가 문을 열고 국민들에게 도박중독을 더욱 부추긴다. 이때 강원랜드카지노도 급증세를 보이는데 2001년에 코스닥시장 등록을 마친 후 2002년에 방문객 200만명을 돌파한 후 2004년에는 무려 500만명이라는 신기록을 수립하게 된다. 이런 상태에서 현 참여정부가 '바다이야기'로 바톤을 이어 받았다고 보면 된다.

군사정권의 몰락과 동시에 권력에 진입한 문민정권과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는 지자체와 함께 전국을 합법적인 도박공화국으로 만들었다는 혐의를 받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를 변명할 방법은 달리 없어 보인다. 국민들은 합리적인 개혁정권과 민생을 챙기는 지자체를 기대했지만 그들은 이 땅을 도박천국으로 만들며 딴 생각에 몰두했다. 대한민국은 지금 모두들 천민 카지노자본주의에 열심인 기기괴괴(奇奇怪怪)한 나라가 돼버린 것이다.

도박이란 본디 삥(수수료) 뜯는 사람만이 확실하게 이기는 게임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업자들과 동업관계에서 이 짓거리를 즐기고 있는데, 애먼 국민들은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그곳에 우르르 몰려 다니니 가슴이 답답하다.

3년 전쯤인가 한겨울이었다. 필자가 사는 지역 경마장 인근 길거리에서 한 사람이 시체로 발견되었다. 사람들은 그를 경마장에서 많이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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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걱' 학원 월수강료가 600만원>

<'허걱' 학원 월수강료가 600만원>

 
강남 어학학원 1개반당 고교생 5명 SAT 교습

(서울=연합뉴스) 전준상 기자 = 서울 강남지역의 한 어학 학원이 월수강료로 600만원을 받으며 영업을 하다 교육당국에 적발됐다.

서울시 교육청은 최근 강남과 송파, 목동, 중계동 지역을 중심으로 학원 244곳에 대해 특별 단속을 실시한 결과 매월 1인당 600만원의 고액 수강료를 받은 강남지역 P어학학원 등 모두 183곳을 적발했다고 17일 밝혔다.

P어학학원은 1인당 월수강료 기준액이 45만620원인데도 실제로는 무려 600만원을 수강료로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학원의 경우에는 고교생 5명으로 1개반을 구성, SAT(Scholastic Aptitude Test)를 교습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SAT는 한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과 같은 미국의 표준화된 시험으로 미국 대학에 진학할 때 입학 사정에 반영된다.

시 교육청은 이 학원에 대해 교습 정지처분과 함께 세무당국에 통보하기로 했다.

P어학학원 외에 강남 Y보습학원은 기준액(102만9천128원)을 크게 초과한 156만5천원을 월수강료로 받았고, 강남 S외고반어학학원은 매월 65만원의 수강료를 받다 적발됐다.

강동의 Y어학학원도 월수강료로 57만원을, 중부 B보습 논술학원도 50만원을 받았다.

행정처분 내용을 보면 시정명령 및 기타가 122곳으로 가장 많고 경고 47곳, 정지 12곳, 등록말소 및 폐지 2곳 등이다.

이와 함께 교육당국에 등록하지 않고 교습을 했던 5개 학원은 고발 조치됐고 수강료 허위 게시 등을 한 학원 3곳은 과태료가 부과됐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2008학년도부터 새로운 대학입시 제도가 적용됨에 따라 일부 입시 및 보습학원이 고액 과외를 하고 있어 서울 전체지역에서 특별단속을 실시하게 됐다"며 "이번에 고액 수강료를 받다가 단속된 학원 상당수는 소수정예반을 운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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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늘어났는데 ‘내집’은 없다

집 늘어났는데 ‘내집’은 없다


[한겨레] 주택 보급률이 최근 5년간 크게 늘어 100%를 넘어섰으나, 자가점유율은 55%선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수가 가구 수보다 많아졌지만 정작 내집을 갖고 있는 가구는 크게 늘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국토연구원 윤주현 선임연구위원은 “돈있는 사람이 집을 많이 사고 없는 사람은 집을 못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국토연구원은 17일 발간한 ‘국토정책 브리프’에서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주거실태 변화 특성을 조사한 결과, 주택의 대량 공급 및 주택보급률 증가에 비해 자가점유율의 증가는 매우 미미한 수준”이라며 “이제는 대규모, 대량 주택 공급 정책을 바꿔 여러 형태의 맞춤형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1~2005년 빈집을 포함한 주택 재고는 175만가구, 혈연가구는 56만1천가구가 각각 늘어 주택보급률이 96.2%에서 105.9%로 증가했다. 그러나 자기집에 사는 자가점유율은 95년 53.3%에서 지난해 55.6%로 10년간 변화율이 2.3% 포인트에 불과했다. 또 주거 점유형태는 전세가 지난해 22.4%로 5년 전의 28.2%에 비해 크게 줄어든 반면, 월세는 14.8%에서 19%로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저소득 가구의 주거비 부담 완화 방안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전체 1588만7천가구 가운데 무주택가구는 631만가구(39.7%)이며 1주택 보유 가구는 852만8천가구, 두채 이상 다주택 보유 가구는 104만7천가구다. 빈집은 2000년 51만3천가구에서 지난해는 20만가구 늘어 72만8천가구가 됐다.

강미나 책임연구원은 “빈집의 대부분은 아파트(46.1%)와 단독주택(38.3%)인데 아파트는 준공후 미분양 물량과 재건축 대기물량”이라며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통계는 실제보다 적게 보고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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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포항시민들 다 때려 죽여라”

경찰 “포항시민들 다 때려 죽여라”
9일 노동자대회…시민들 격분 "데모보다 포스코가 문제"



날카롭게 간 방패로 환갑이 가까운 늙은 노동자들을 내리치고, 쓰러진
노동자들을 몽둥이로 가격하고 다시 방패로 찍는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참혹한 광경이 포항 시내에서 또 다시 벌어졌다.

상상을 초월하는 경찰의 폭력에 하루 동안만 150명의 노동자들이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항의하는 시민들에게 “포항시민들 다 때려 죽여”라고
외쳤고, 노인, 여자 할 것 없이 방패를 휘두르며 마치 적군을 다루듯이 했다.
지붕 위에서 두 눈을 똑똑히 뜨고 지켜본 경찰의 만행을 시민들은 “제발
국민들에게 정확히 알려 달라”고 애원했다.

경찰의 소화기에 맞아 지난 1일 목숨을 잃은 포스코 건설노동자 고 하중근
조합원을 추모하고 살인적 폭력의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가 9일 오후 3시 포항 동국대학병원 앞에서 열렸다.

이날 포항은 불타고 있었다. 35도가 넘는 폭염에 불타고 있었고, 인간답게
살고싶다며 절규하던 노동자를 소화기로 때려죽인 경찰의 만행에 대한 분노로
불타고 있었다.

폭염을 포항 거리에서 보내고 있는 건설노동자 3천여명과 여름휴가를 끝내고
돌아온 금속노동자 1천5백명 등 7천명의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집결한 포항
동국대학병원 앞. 경찰의 소화기에 맞아 유언 한마디 남기지 못하고 목숨을
잃은 하중근 조합원의 시신이 안치되어 있는 동국대학병원을 바라보는
노동자들의 얼굴로 태양이 뜨겁게 작열하고 있었다.



▲ 9일 오후 3시 포항 동국대학병원 앞에서 민주노총 조합원 7천여명이 고
하중근 조합원 폭력살인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사진
금속노조)



아스팔트 위의 온도계는 50도를 넘고

두꺼운 신문을 깔았지만 아스팔트 위에 엉덩이를 붙이고 채 10분을 앉아있을
수 없었다. 도대체 이 아스팔트의 온도가 얼마나 될까 궁금했다. 대형
문방구를 찾아 온도계를 사들고 아스팔트 위에 올려놓았더니 35도에서 시작한
온도계는 채 10분 만에 50도를 치솟았다. 온도계를 들여다보던 금속노조
충남지부 김명환 산안부장은 50도에 깜짝 놀라며 “종이박스를 깔았는데도
뜨거워서 엉덩이가 익어버릴 것 같고 더워서 미쳐버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국에서 온 노동자들은 50도의 온도를 피해 그늘로 피해있을 수
없었다. 줄줄 흘러내리는 땀을 연신 수건으로 적시며 억울한 죽음을 생각하고
있었다. 한상열 통일연대 상임대표는 “지금 우리는 살아서 이 뙤약볕이
뜨겁다는 걸 느끼지만 하중근 열사는 어떠냐?”며 “사랑하는 동지가 억울하게
죽임을 당했는데 의리로라도 더 이상 물러설 수가 없다.”고 절규했다.

민주노총 조준호 위원장이 “아직은 상여를 멜 때가 아니고 아직은 울 때가
아니”라며 “민주노총은 오늘부터 이 정권과 악덕 포스코와 사활을 건 투쟁을
시작할 것”이라고 선언하자 5천여명의 노동자들이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대통령이 사죄하고 사태해결에 나서라”

민주노동당 단병호 국회의원은 “하중근 동지가 싸늘한 시신으로 영안실에
누운 지 열흘이 되어가고 폭력의 진상을 밝히겠다고 부검을 한 지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아직 어떠한 결과도 나오지 않고 있다.”며 “노무현 대통령이
즉각 이번 사태에 대한 사죄를 하고 폭력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직접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이 진실을 밝혀내지 못하면 부끄러워서 노동운동 못할 것
같다.”며 “반드시 밝혀내서 책임자를 처벌하고 하중근 동지가 편안한
마음으로 우리 곁을 떠날 수 있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포항건설노조 조합원들은 하루 8시간 노동을 요구하며 포스코 본사 점거농성을
벌여 58명이 구속됐고 이지경 위원장이 15일째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고
하중근 노동자의 형님은 “이 억울한 죽음에 대해 진상규명이 되어야 한다”며
모든 것을 대책위에 맡겼다. 지감렬 포항건설노조 위원장 직무대행은
“‘소리없이’ 소중한 동지를 빼앗아간 포스코는 아무런 죄의식도 느끼지
않고 탄압을 계속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경찰청장과 현장책임자 처벌 ▲노무현 대통령 사죄
▲재발방지대책 수립 ▲건설노조 탄압중단 손배가압류 철회 구속자석방
▲유족들에게 사과 ▲포스코 사태해결 등을 요구했다.

“가자 포스코로 죽은 이의 한을 풀자”


4시 50분. 포스코를 향한 행진이 시작됐다. 형산강로터리를 수천명의 경찰이
틀어막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금속노조 조합원 등 2천여명은 섬안다리로
방향을 틀었다. 섬안다리 앞에는 천 명의 경찰들과 수십대의 경찰버스가
포스코를 철통같이 지키고 있었다.

길을 가로막고 있던 경찰에게 어디서 왔냐고 물었더니 전남에서 왔다고
대답했고 또 다른 경찰은 경남에서 왔다고 말했다. 전라도에서 경상도까지
전국의 경찰이 포스코를 지켜주고 있었다.

금속노동자들은 “사람 죽인 놈들아, 길을 비켜”라고 말하며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채 5분이 지나지 않아 노동자들 머리 위로 곤봉이 날아왔고,
대형소화기를 뿌리며 방패로 내려치기 시작했다. 성난 노동자들은 경찰을
끌어냈고, 경찰의 방패와 곤봉을 빼앗았다. 노동자들과 전투경찰의 대치와
격렬한 싸움은 1시간 넘게 계속됐으나 포스코를 향한 길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 6시50분 금속노동자들은 건설노동자들이 있는 형산강 로터리 입구로
향했다.

같은 시각 형산강로터리 입구에 도착한 5천여명의 노동자들은 다리 건너
포스코로 향한 길을 막고 있는 경찰과 맞섰다. 경찰은 83개중대 8천여명의
병력을 형산로터리 일대에 배치하고 컨테이너박스 6개를 동원해 진입도로를
봉쇄했다.


아무런 무장도 하지 않은 맨 몸뚱아리의 노동자들을 경찰이 치고 들어와
수십명이 다치는 사태가 벌어졌다. 여기저기서 노동자들이 피를 흘리며
쓰러졌고, 건설노조 간부들 여러 명이 연행됐다. 한 간부를 다쳐서 병원으로
후송하는 중에 경찰이 남부경찰서로 끌고 가기도 했다. 노동자들은
망연자실했고, 여기저기서 쇠파이프를 달라는 항의가 빗발쳤다.

“제네들 오면 방패로 친다”

7시30분 1,500명의 금속노동자들이 합류하자 조합원들은 다시 싸우자는
분위기로 돌아섰다. 집회 장소에서 50m 정도 떨어진 곳에서는 경찰들이 방패를
아스팔트에 갈며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가까이 갔더니 한 지휘관의 목소리가
확성기를 타고 흘러나왔다. “제네들 오면 방패로 친다. 상체 윗부분은 방패로
치지 않는다. 하체만 친다.” 1602, 1023, 1027 부대원들은 “악 악” 소리를
연거푸 내며 공격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고 있었다.

한 건설노동자가 일어나서 외쳤다. “우리 건설노동자는 현장에서 망치들고
일할 때가 가장 아름답습니다. 오늘도 우리는 평화적인 집회를 했습니다.
그러나 저들은 물대포를 쏘고 방패로 찍고 몽둥이로 내리쳤습니다. 오늘
우리는 망치를 놓고 연장을 들었습니다. 우리의 소식을 전국 방방곡곡에
알려주십시오.” 건설노동자들 앞에 쇠파이프와 대나무, 삽자루가 놓여졌다.
건설노동자들은 경찰에 맞아 돌아가신 하중근 열사의 한을 풀 수 있다면 어떤
희생도 각오하겠다고 다짐했다.

“밑바닥 인생인데 뭐가 두렵겠냐?”

쇠파이프를 든 늙은 노동자에게 두렵지 않느냐고 물었다. 김 모(55) 조합원은
“어차피 우리 인생이 밑바닥 인생인데 두려울 게 뭐가 있겠냐?”고 되물었다.
그는 “우리는 140m 위에 올라가 물건 조립하고 기계 설치해요. 우리가
죽어나갈 때 저들은 돈 몇 푼 던져줬어요. 싸우지 않으면 아무도 우릴 인간
대우 해주질 않아요.”라고 말했다.

옆에 있던 다른 조합원은 “빨리 싸우고 소주나 한 잔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간대접 받지 못하며 살아왔던 이들에게는 아들 뻘도 되지 않는 스무
살 전경이 내리치는 날카로운 방패도, 피 흘리며 쓰러지는 것도 두렵지 않았다.


“포항시민들 다 때려 죽여라”


8시 5분. 집 밖으로 나와 길 양 옆에서 구경하던 200여명의 시민들 중에서
50여명이 도로로 뛰어들어 경찰에게 격하게 항의하고 있었다. “시민들 보는
앞에서 방패를 갈고 있잖아. 여기 기자들 어디 있어? MBC KBS 다 어디갔어?
이거 좀 봐라. 시민을 보고 욕하는 경찰이 어딨어? 다 때려 죽인다니. 어느
새끼야?”

“책임자 나오라고 그래.” “어디 시민 한 번 찍어봐. 찍어봐 임마.” “그
뒤에 숨어있는 책임자 나오라고 해.” 시민들의 항의가 끝도 없이 이어졌다.
런닝셔츠 바람에 샌달을 신은 김 모(40.남구 해도동) 씨는 “경찰들이
소리지르면서 방패를 갈고 있어서 시민 한 명이 뭐라고 하니까 방패로 때려
죽인다고 그랬어요.”라고 말했다.

그의 친구라는 택배회사 직원은 “시민을 다 때려죽인다니, 아무리
데모한다지만 시민을 왜 죽이냐고. 방패 가는 거 보고 오죽했으면 시민들이
나왔겠냐? 시민들 세금갖고 니들은 인간들도 아냐. 책임자 나와서 사과하라
그래.”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방패를 날카롭게 갈아 고무패킹이 없어졌다

강변에 바람 쐬러 나왔다가 이 광경을 목격하게 된 강진택 씨(46. 북구
대신동)는 “시민 보고 다 때려 죽여라 안하나. 얼마나 분통터져.”라며
“데모가 문제가 아이라. 포스코가 돈 벌어갖고 같이 먹고 살아야지.”라고
말했다.

시민들의 항의는 시간이 갈수록 더 격해지고 있었다. 도로로 나온 시민들의
숫자는 어느새 200명을 넘어섰고, 곳곳에서 고함이 터져나왔다. 1602,
1623부대원들의 방패는 고무 패킹이 모두 사라져있었다. 사진기자들이 사진을
찍으려 하자 경찰은 방패를 옆으로 돌리며 사진을 방해했다.

장사하는 사람들도 항의에 가세했다. 최상길(62. 남구 대도동) 씨는
“장사하다 하도 억울해서 나 혼자 술 마시다 나왔다”며 “공권력은 막는
거지 뒤에서 몽둥이로 치는 게 어딨냐?”고 말했다. 그는 “책임자 나와서 내
매상 책임져.”라고 소리쳤다. 시민들의 항의가 1시간을 넘도록 계속됐다.

노동자들 쇠파이프를 들다

9시 15분. 경찰은 방송차를 통해 말했다. “조끼를 벗어버리고 포항시민인 양
대원들에게 욕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 사람부터
검거하겠습니다.” 방송차 소리에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고 여기저기서 심한
욕설을 내뱉었다.

건설노동자들을 선두로 4천여명의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경찰 앞으로
걸어나왔다. 조합원들은 시민들에게 위험하니 골목으로 비켜줄 것을 당부하자
한 시민은 “노조원들 잡혀가면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오늘의 상황을 정확히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에 경찰버스와 5m 거리에 있는
가건물 지붕으로 올라갔다. “하중근을 살려내라”며 노동자들이 쇠파이프를
높이 들고 경찰 앞으로 걸어나왔다. 5분도 지나지 않아 경찰은 경찰버스
옆으로 밀려났다. 성난 조합원들은 경찰버스를 부쉈다. 경찰은 물대포를 쏘며
조합원들을 막았다.

핏물로 젖은 형산강 로타리 앞 도로

그러나 그건 작전이었다. 9시 52분. 경찰은 양쪽에서 물대포를 쏘며 버스
앞쪽부터 치고 들어왔다. 버스 앞쪽 노동자들의 대열이 흩어진 것을 틈타
기역자로 조합원들을 몰아친 것이다. 당황한 노동자들이 잠시 저항하다 뒤로
돌아 뛰기 시작했다. 경찰은 넘어진 조합원들을 방패로 내리찍고 몽둥이로
머리를 가격하며 노동자들을 쫓아갔다. 곳곳에서 비명소리가 들렸고, 도로
곳곳이 핏물로 물들었다.

순식간에 50여명 이상이 쓰러져 밟히고 방패에 맞아 길바닥을 나뒹굴고
있었다. 일부 노동자들은 들 것에 실려나갔다. 끔찍했다.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잔혹한 진압이었다. 지붕에서 내려와 경찰이 달려간 길을 따라 걸었다.
곳곳에서 쓰러져 웅크리고 있는 노동자들이 보였고, 피는 아스팔트 위에
낭자했다. 방송차로 사용됐던 화물차의 유리창은 완전히 박살나있었다.

“이 사람 죽어요. 쓰러졌는데도 또 방패로 찍었어요.”

10시 4분. “피가 계속 흐른다니까. 구급차 빨리 좀 오라고 해.” 한 노동자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등산용품 판매점인 ‘K2산장’ 앞에 한 노동자의 목 뒤에서
피가 멈추지 않고 흘러나오고 있었다. 시민들이 거칠게 항의하며 빨리 구급차를
들여보내라고 하는데도 경찰은 길을 막고 구급차를 보내지 않았다. “이 사람
죽어요. 뒷목을 두 번이나 찍었어요. 쓰러졌는데도 또 방패로 찍었어요.” 한
아주머니가 절규하듯이 소리쳤다.

“뭐 이런 나라가 있노. 사람이 죽었는지 눈을 못 뜨고 있는데 또 때렸대이.
빨리 구급차 불러 이놈들아.” 참다못한 시민들이 소대장으로 보이는
경찰간부를 ‘K2산장’ 앞까지 끌고와 둘러싸고 멱살을 흔들었다. 그러자
곧바로 전경들이 달려와 시민들을 밀치고 그를 데려갔다. 쓰러진 노동자는
15분이 지나서야 겨우 구급차에 실려갔다.

“너흰 에미 에비도 없냐?” “없다. ××년아.”

곳곳에서 울음이 터지고 분노가 폭발했다. 고무신을 신고 나온 정원일(56.
남구 대도동) 씨는 “대한민국 민주국가에서 이런 법이 어딨노? 이게 국민의
경찰이야? 이게 깡패새끼들이야?”라고 소리쳤다. 그는 “한 경찰간부놈이
포항시민 다 죽인다고 그랬다니까.”라며 “어디서 온 놈들이길래 그런 소릴
지껄이냐?”고 말했다. 그는 누가 “경찰서장 지나간다”고 소리치자 달려가
“서장 내 좀 보자. 이런 법이 어딨노. 이 놈들아.”라고 말했다.

한 아주머니가 “니들은 애비 애미도 없냐?”고 소리치자 한 전투경찰은
“그래 없다. ××년아.”라고 말해 시민들을 또 다시 격분하게 만들었다.
급기야 시민들은 ‘K2산장’ 건너편 편의점 앞의 쓰레기통과 의자를 막
집어던졌다. 시민들의 항의가 계속되자 경찰은 병력을 뒤로 빼기 시작했다.
시민들의 항의는 자정까지 계속됐다.

전쟁병동을 방불케하는 동국대병원

10시 30분. 경찰에 짓밟힌 노동자들은 동국대병원 앞으로 집결했다.
동국대병원엔 70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중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다는 연락이
왔다. 안면이 나가고, 귀가 찢어지고 머리가 터진 노동자들이 마치 전쟁병동을
방불케 한다는 것이었다. 포항사랑병원 등 다른 병원에 실려 간 노동자들을
합치면 중상자만 100명을 훨씬 넘을 것 같았다.

금속노조 김창한 위원장도 쓰러져 경찰에 밟혔고, 지나가던 경찰이 방패로
내리쳐 온 몸이 아프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인천 KM&I 박세준 지회장도
10여명에게 집단구타를 당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상이 크지 않아 그들은
병원에 가지 않았다.

노무현 정권이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5만 4천명을 정규직화하겠다고
발표한 다음 날 일용직 건설노동자를 비롯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에게 저지른
잔혹한 폭력만행이었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소화기로 건설노동자 하중근
조합원을 때려죽인 정권, 방패로 2명의 농민을 때려죽인 정권의 말로가 어떤
것인지를 분명히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밤 12시가 되어서야 관광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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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액스, 취업에 관한 위험한 안내서

[영화] 액스, 취업에 관한 위험한 안내서
라은영 기자 hallola@jinbo.net
‘액스, 취업에 관한 위험한 안내서’(액스)를 만든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은 ‘거장’으로 분류된다. 60~80년대 ‘제트’, ‘계엄령’, ‘의문의 실종’ 등의 작품을 통해 제3세계 군부독재의 잔혹함을 고발했고,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영화상과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그 만큼 고민이 담긴 무게 있는 영화를 만들어 낸다. 이번에 개봉한 영화 ‘액스’도 같은 연장선에 있다.

영화 포스터. 브뤼노 역할을 맡은 호세 가르시아의 모습. 포스터는 처량한 그의 모습이 거꾸로 배치되어 있다.
영화 ‘액스’는 도날드 E.웨스트레이크의 소설 ‘The Ax'를 원작으로 했다. 그렇지만 원작의 바탕에 깔린 아메리칸 드림의 모티브를 덜어내고 여기에 신자유주의 구조적 문제들을 담아 냈다. ‘일자리’와 ‘재취업’, 구조조정에 따른 개인의 삶 등 사회구조에 대한 풍자와 유머로 다른 그림이 완성된 셈이다. 사람들은 이 영화를 보고 ‘역시 노장다운 솜씨가 묻어난다’는 평을 아끼지 않았다.

영화 ‘액스’는 40대 제지 회사의 중견간부였다가 구조조정 당한 남성 가장이 주인공이다. 나름대로 능력을 인정 받았던 주인공 브뤼노 다베르는 15년간 일한 회사의 공장 이전으로 구조조정의 대상이 됐다. 그는 15개월 치 월급을 퇴직금으로 받고 유유히 직장 생활을 정리한다.

능력을 인정받아 온 만큼 자신의 능력을 믿었던 브뤼노의 고백이 씁쓸한 이유는 2년 후인 현재, 여전히 그는 구직 상태에 머무러 있기 때문이다. 영화의 핵심은 그의 재취업 분투기다. 그가 재취업을 위해 택한 방법이 정말 기발하다. 자신의 회사가 존재하는 것 처럼 허위 구인광고를 낸 후, 수많은 경쟁자들의 이력서를 받아 자신과 비슷한 물망 대상을 선택, 후보들을 제거하는 극단적인 방법이다.

재취업 분투기의 암담한 소재와 그가 택한 연쇄 살인이란 방식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전혀 심각하지 않다. 아니 오히려 주인공의 어수룩한 행동과 우발적 사건 사고들 때문에 연신 웃음이 터져 나온다. 인위적인 기교도 없고 내용은 재밌게 흘러간다. 그렇지만 사연 없이 등장하는 인물이 없듯이 대상들과 사건들 속에 드러나는 풍자는 날카롭다.

평범했던 한 남성 가장이 끔찍한(?) 연쇄살인마로 돌변하는 모습이 몰고와야 할 스릴과 긴장감은 오히려 안타까움과 측은함으로 변한다. 보는 사람은 오히려 그의 연쇄살인이 완전범죄가 되기를 바란다. 우리가 그의 응원자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주인공이 처한 현실과 내가 딛고 있는 이 현실의 동질성 때문은 아닐까.

주인공의 장기화 된 구직활동에 아내는 파트타임 비정규로 거리에 나섰다. 실업급여를 타기 위해 길게 줄을 늘어선 사람들도 우체국에 빼곡하다. 등장인물 주변인 중에 누구 하나 구직 중이 아닌 사람이 없다. 5년의 구직활동 끝에 가정 파탄으로 인생 패배자임을 자책하며 처음 본 사람에게 눈물을 쏟는 등장인물도, 판매 성과 대로 월급을 받는 옷가게 판매원이 된 간부와 식당 아르바이트에 나선 이들 모두 이 시대를 살아가는 ‘노동자’ 그들의 군상이다.

이 영화가 ‘신자유주의 노동시장의 비인간성을 폭로하는 적나라한 보고서’라는 평을 달게 된 이유도 두 가지 맥인 듯 싶다. 영화에 등장하는 다양한 노동 유형들. 실제로 유연화된 비정규직 노동의 다양한 형태가 소재가 되고 있다는 점. 그리고 그가 택한 ‘연쇄살인’이라는 방법. 경쟁을 통해 일자리를 지켜야 하는 양육강식의 세계. 신자유주의의 극대화된 노동유연화는 다른 사람을 죽여서라도 자신의 일자리를 지킬 수밖에 없다는 은유적 의미인 셈이다.

결말은 다시 원점이다. 주인공이 돌파했던 그 난관 후 또 다른 저격수가 주인공의 목을 노리고 있다. 사회의 구조가 변하지 않는 이상, 반복 될 수밖에 없고 누구나 겪을 수밖에 없다는 암시다.

또한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브뤼노의 가정. 스스로 '그들을 위한 일'이라며 연쇄살인을 정당화 시키는 그 기반에는 그가 지키고 싶어하는 '가정'이 있다. ‘일이 있어야 행복할 수 있다'는 브뤼노가 맡은 ‘가장’의 역할 또한 많이 비틀어져 있다.

소재는 무겁지만 영화는 가볍게 보자. 그 만큼 재밌고 유쾌하게 볼 수 있는 좋은 영화다. 영화 홍보지에는 ‘영화는 영화일 뿐! 절대 따라하지 말라’는 주문이 적혀 있다. 아마 극장을 나설 때면 그 주문에 절대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에 대한 또 다른 시각을 전하는 ‘질 높은 블랙 코메디’. 이런 영화 한 번 어떨 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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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9일 포스코 투쟁 동영상

인정사정 볼것 없다.

우리의 투쟁을 가로막는 새끼들은 모두 적이다.

그들을 죽여야만 우리가 살 수 있다.

그것만이 지금의 비극을 막을 수 있다.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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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7일 현자전주 비정규직 현장사수투쟁 동영상

공부하고 대가리 굴려서 관리자가 된 새끼들이 하는 짓거리 라고는 기껏해야 파업 파괴자다.

그들 수백명이 모여도 차 한대 만들어 내지 못하는 기생충 같은 새끼들!!

지금도 기생충이 되기 위해, 파업 파괴자가 되기위해, 자본의 충복이 되기위해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새끼들! 그들은 친구이기 전에 적이다

반드시 노동자의 투쟁으로 박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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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하중근 열사 직접 사인, ‘소화기 가격’으로 추정

故하중근 열사 직접 사인, ‘소화기 가격’으로 추정
3일, 열사대책위 부검결과 “뇌 전체를 흔들만한 충격으로”
이꽃맘 기자 iliberty@jinbo.net
열사대책위는 3일, 부검결과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정원 기자

"뇌 전체를 흔들 만큼 강력한 힘으로 가격"

3일, 열사대책위가 故하중근 열사의 부검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故하중근 열사의 몸은 머리 세 군데의 상처와 양 쪽 팔에 피멍이 들어 있었으며, 갈비뼈 4, 5번이 부러진 상태였다. 이는 열사대책위와 국과수, 검찰이 공히 확인한 것이다.

열사대책위의 부검결과 故하중근 열사는 뇌의 전체를 흔들 만큼의 면적이 넓은 물체 또는 둥근 물체이면서 상당한 무게가 있는 것에 강력한 힘으로 가격당해 뇌사상태에 빠져 사망에 이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좌측 머리 뒤쪽에 난 6*3cm 크기의 딱지가 생긴 상처이며, 충격으로 인해 상처 부위에는 10cm 정도의 두개골 골절이 생겼고 반대쪽인 우측 머리 앞 쪽에서 뇌출혈이 일어난 상태였다.

열사대책위가 공개한 시신 사진. 상처 두 개 중 '좌측 하방에 위치한 상처'가 직접적 사인으로 생긴 상처이다./ 이정원 기자

열사대책위는 이렇게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물체는 당시 현장에서 경찰이 소지하고 있었던 소화기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했다. 이 상처는 담당 주치의 소견에는 없던 것으로 이번 부검을 통해 밝혀진 것이다.

검찰, 열사대책위 공히 “단순히 넘어진 것 아니다”

김혁준 녹색병원 신경외과 과장가 하중근 열사의 상처부위를 직접 손으로 가리키며 설명을 하고 있다./ 이정원 기자

직접 부검에 참여한 김혁준 녹색병원 신경외과 과장은 “故하중근 씨를 죽게 한 직접적인 상처부위인 좌측 머리 뒤쪽의 상처는 통상적인 전도(넘어지는 것)로 인해 땅에 부딪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상처부위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열사대책위가 공개한 부검사진을 보면 상처는 목 바로 위쪽에 위치한다. 통상 넘어졌을 때 뒷머리 중앙이나 위쪽에 상처가 나는데 故하중근 열사의 상처 부위는 그 보다 훨씬 아래 위치한다.

열사대책위가 밝힌 직접적 사인은 부검에 참여했던 국과수와 검찰도 인정한 것으로 서중석 국과수 법의학 부장도 이에 대해 “상처의 위치가 단순히 넘어져서 생긴 부위로 보기 어렵다”고 밝힌 상황이다.

이어 김혁준 과장은 이 상처에 대해 “하중근 씨는 두피열창이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두피열창을 발생시키지 않는 적당한 면적을 가지고 둥근 모양이며, 충돌부위에 두개골 골절을 일으키고, 전체 뇌를 뒤흔들어 반대 측에 뇌좌상을 일으킬 수 있는 무게를 가진 둔기, 즉 소화기에 준하는 것에 맞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 상처로 인해 초기에는 상처부위에 뇌출혈이 있었으나 충격으로 인해 반대 쪽 머리 앞 쪽에서 뇌출혈이 일어나 8시간 후에는 반대 쪽 머리 앞 쪽의 뇌출혈이 더욱 심각해져 뇌사 상태에 빠지게 되었다.

머리에는 방패로 찍힌 상처가, 집단폭행 흔적 까지...

또한 직접적 사인 뿐 아니라 지난 7월 16일 당시 경찰의 막무가내식 집단 폭행을 추정하게 하는 상처가 故하중근 열사의 몸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故하중근 열사의 우측 머리 뒤쪽 상방에는 5cm 길이의 일직선 모양의 열창이 관찰되었는데 이는 방패로 찍힌 것으로 추정되며, 양 팔의 피멍과 갈비뼈 골절은 발길질, 주먹질 등으로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우측 후두부 상방, 5cm, 일직선 모양의 두피 열상'은 방패로 찍힌 상처이다./ 이정원 기자

이에 대해 김혁준 과장은 “평화집회 도중 갑작스러운 경찰의 무리한 진압으로 일방적인 다양한 외력(발길질, 주먹질, 진압봉, 방패, 소화기, 밀려서 넘어짐 등)이 작용하였음을 하중근 씨의 시신이 증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진압’이란 이름의 경찰들의 막무가내식 집단폭행과 살인무기화된 방패, 그리고 화재 진화용 소화기가 사람을 죽이는 무기로 변해 또 한 명의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몬 것이다.

국과수와 열사대책위 부검 참여자들이 함께 확인하며 그린 상처 부위, 총 5군데이다./ 이정원 기자

살인무기가 되버린 경찰의 진압 장비

박석운 열사대책위 집행위원장은 “경찰의 장비규정을 보면 ‘경찰장비는 통상의 용법에 따라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안에서 사용하라’고 되어 있다”며 “그러나 경찰은 집회 참가자들을 해산시키면서 방패를 수평으로 들고 집회 참석자들의 안면부와 머리를 가격하는데 사용했으며, 집회장에 불이 나지 않았음에도 소화기를 분사하면서 돌진해 이와 같은 참사가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7월 16일 집회에서는 故하중근 열사 뿐 아니라 15명의 집회 참가자들이 부상을 당했다. 이들은 대부분 안면과 머리에 상처를 입었으며 지금도 입원을 하거나 통원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다.

한편, 열사대책위는 故하중근 열사 부상 당시 상황을 직접 목격한 사람을 찾았으며, 목격자의 증언과 부검 결과 등을 종합해 3차 진상조사 결과를 밝힐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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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노예생활..악몽 그자체&quot;>

<"노예생활..악몽 그자체">

(대구=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수년간 섬에 갇혀 `현대판 노예생활'을 해온 노숙자 양모(38)씨 등 3명은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말에 따라갔을 뿐인데.."라며 억울함을 금치 못했다.

서울역에서 노숙생활을 하던 이들은 "돈을 벌게 해주겠다"며 접근한 한 남성을 따라나섰다 전남 목포에서 김 양식업자 김모(46)씨에게 넘겨지면서 전남 신안군 중도에서 악몽 같은 생활을 시작했다.

하루 평균 17시간의 노동, 통상 새벽 6시부터 밤 11시까지 일을 했지만 `물 때'에 따라 새벽 4-5시에 나가야 하는 날도 부지기수였다.

업주 김씨는 고급 주택에 살며 고급 승용차를 몰고 다녔지만 이들은 화장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가로 2m, 세로 6m 가량의 컨테이너 박스에서 적게는 1년에서 길게는 6년간 생활해야 했다.

컨테이너 박스 안에는 텔레비전과 선풍기 하나가 전부. 양씨는 "본격적인 양식철(9월~다음해 4월)이 되면 이 좁은 방에서 인부 12명이 포개져 잠을 자야했다"고 말했다.

토.일요일이나 명절도 없이 1년 365일 일해야 했지만 이들은 `사업이 잘 안된다'는 이유로 업주 김씨로부터 월급 한 번 받지 못했다.

오히려 담배값과 1년에 한 번 목포 시내로 나가 마시는 술값 등은 월급에서 공제한다는 명목으로 꼼꼼히 장부에 기록돼 이들 중 한 명은 업주에게 무려 1천600여만원을 지불해야 하는 `터무니없는' 상황에 놓여 있었다.

이들에게 제공되는 식사도 밥과 된장국, 기본적인 반찬 1-2가지가 전부.

사건을 수사한 경찰 관계자는 "이들의 피부는 모두 새까맣게 탔고 제대로 먹지 못해 영양실조에 걸린 것처럼 바싹 말라 있었다"면서 "이들 중 한 명은 치아가 다 내려앉아 곧 입원해야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씨의 감시가 워낙 심한데다 섬이라는 지형적 특성상 이들은 탈출할 수 있다는 희망이나 의지조차 갖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양씨는 한 번 탈출을 시도하기도 했으나 배도 타보지 못하고 선착장에서 이를 알고 쫓아온 김씨에게 붙잡혀 돌아가야 했다.

대구 달서경찰서는 3일 양씨 등 3명을 섬에 데려가 수년간 일을 시키고 임금 6천여만원을 갈취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업주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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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풀] FTA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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