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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훈에 대하여

내가 요새 가장 열심히 읽는 텍스트는 정기훈이다. 그는 글을 쓰는 사람이라기보다 현장의 찍사다. 그가 꼭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그는 그가 찍은 사진에 코멘트를 단다.

 

난 사실 미학을 체계적으로 공부하지도 못했고 (사실 날것의 감수성이 그 체제에 갇혀버릴까봐 하지 않았고) 사진미학에 대해서는 더더욱 모르지만 그의 사진과 코멘트에서 깊은 감동을 받는다.

 

사실 사진이란 매체는 좀 징그럽다. 눈깜짝할 시간에 정지된 한 순간을 포착하고 그 순간을 무한재생할 수 있으며 피사체를 배려하지 않는다. 오죽하면  카메라 렌즈를 총부리에 비교하기도 할까. 근데 정기훈은 그가 발딛고 있었던 그 현장에서 가져온 그 순간을 뜨거운 육성으로 재현해준다. 그의 사진을 보고 읽는 시간, 가슴이 떨리고 숨이 가빠진다.  임재범이 다시 유행시킨 '여러분'이란 노래와 쌍용차 해고노동자의 졸음이 뒤섞여 깊은 감동을 주었던 그 컷은 최고였다. 그는 어떻게 그 순간을 버티고 카메라를 드는 것일까. 활동이 업이고 활동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자본주의 사회의 변태스런 노동자인 나는 그의 렌즈를 통한 노동에서 깊은 위로를 받는다.

 

카메라를 드는 그의 팔뚝에 힘이 붙도록 고기 한 판 사야 겠다. 정기훈 기자님아~보고있나? 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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