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는 게 아니었다

1. 2009-430 낮
학교에 현수막이 내걸렸다. "우리는 당신들을 초대하지 않았습니다"였던가? 430 행사차량은 교문 밖에서 한참을 정차해 있다가 머리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학교는 모래를 실은 트럭 세 대로 교문에 바리케이트를 쳤다. 교직원들과 세콤 직원들이 우르르 몰려나와 있었다. 그들의 머리 위로, 단대 학생회장들의 명의로 된 현수막이 내걸려 있었다. "우리는 당신들을 초대하지 않았습니다." 울화통이 치밀어서 견딜 수가 없었다.


2. 2009-430 밤
후문 진입로 초입에 무대가 마련되었다. 사람들이 속속 몰려들고 있었다. 대학원생 몇 명과 학부생 몇 명으로 피켓팅을 시작했다. 교문 안쪽, 바리케이트가 옹골차게 쳐져 있는 그 앞에서 학교 안쪽을 향해 연좌했다. 최소한 이 정도는 해야 이 부끄러움을 조금이나마 면할 수 있을 듯 싶었다.

예비군 훈련을 마친 듯한 일군의 학생들이 지나갔다. 그 중 술에 어느 정도 취한 듯이 보이는 학생들 5명이 2명, 3명으로 나뉘어 어깨동무를 하고 다가온다. 앉아 있는 우리들을 거의 스칠듯이 위협적으로 지나가면서 그들은 이렇게 떠들었다. "이 씨바, 이거 불법집회 아냐?", "저것들은 밟아야 해", "조지면 돼, 조지면!"

울컥 치미는 것을 억지로 참고 계속 앉아 있었다. 그리고 잠시후, 개구멍처럼 열어놓은 쪽문쪽에서 소란이 일었다. 싸움이 났다. 보아하니 바로 직전에 우리 앞에서 야료를 부리며 지나갔던 그들과 집회 참가자 사이에서 말썽이 생겼나보다. 야료를 부리고 지나갔던 학생들 중 한둘이 얻어맞았던가 보다. 학교 교직원이 가세하면서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저것들 또 나가면서 뭔 소리 했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말았다.


3. 2009-501 낮
후배들이 전화를 했다. 문제가 생겼단다. 뭔 일인지 몰라서 일단 보자고 했다. 430은 애초 건대 참가단(?)과 총학이 유치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갑자기 중운위에서 합의를 하지 않은 행사라고 하며 반발이 일어났단다. 그러자 총학이 행사를 불과 하루도 안 남겨놓은 상황에서 주최측에 취소를 요청했단다. 사정이 여의치 않아 행사장소를 옮기는 데는 실패했는데, 이 상황에서 총학이라는 것들은 지들 변명으로 가득찬 대자보 한 장만 달랑 남겨놓고 스리슬쩍 뭉개버렸다.

결국 전날 발생한 폭행사건과 관련하여 건대 430 참가단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단다. 이들 중 두 명이 폭행당한 학생이 다니는 학부의 주임교수실에 갔다가 왔단다. 당한 만큼 책임지라는 언질을 받았단다. 이건 뭐 애들 싸움이 어른 싸움 되는 것도 아니고... 명색 교수라는 인간이 한 짓을 들어보니 양아치도 이런 양아치가 없다.


4. 후배들
괜실히 후배들이 욕만 뒈지게 먹었다. 뻗쳐 오르는 열을 주체하지 못하고, 후배들만 야단쳤다. 사실 얘들을 야단칠 일이 아닌데... 그럼에도 아직 분이 풀리질 않는다.


5. 학교
정황을 곰곰히 따져보면, 아무래도 이 사건은 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학교가 사주했거나, 혹은 학교와 매우 밀접한 관계 속에서 이루어진 일이다. 남사시러워서 어디 이야기도 하지 못하겠고. 그런데 진행되는 과정을 보니 학교는 이번 기회에 아예 학내에서 운동에 발걸치고 있는 학생들의 씨를 말리겠다는 태도가 보인다. 기가 찰 노릇이다.


6. 개념
애초 430을 학교가 그토록 무리하게 막지만 않았더라도 이번 사태가 오진 않았을 거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가 되어 그냥 진행해도 될 행사를 억지로 막았을까? 총장과 대통령이 사돈관계라서?

어용학생회가 등장하는 꼴을 보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아무리 학생운동이 깡그리 망했다고는 하지만, 이렇게까지 학교 상황이 개판이 될 줄은 예상을 못했다. 아무래도 학교에 너무 오래 있었던가 보다.


7. 후회
돌아오는 것이 아니었다. 그냥 어디 처박혀 있을 일이었다. 괜히 논문쓴답시고 학교에 들어왔다가 이런 눈물나는 꼴까지 보게 되었다. 슬프다. 그냥 슬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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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04 10:05 2009/05/04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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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racked from
    • At 2009/05/04 15:26

    행인님의 [돌아오는 게 아니었다] 에 관련된 글. 실로 20년만에 이런일 첨이라 참 뭐라 말을 해야 좋을지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며칠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 기분이 사라지지 않고 마침 카메라에는 그날의 황당한 플랑을 찍은게 남아 있어서 올려본다. 볼수록 화가 나고 도대체 우리 시대 '대학생'들의 자리는 어디이고 언제까지 이런 행태들이 이어질지 조금만 더 솔직히 말하면 정말 무섭다...한심하다, 대한민국, 대학생!!

    • Tracked from
    • At 2009/05/06 11:29

    행인님의 [돌아오는 게 아니었다] 에 관련된 글. 신문 기사1964년 63항쟁 당시, 시위에 참가했다가 사망한 고 이윤식씨에게 모교가 명예학위를 수여한다고 하는 기사가 떴다. 학교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이씨의 희생이 우리나라의 민주 헌정질서 확립에 기여하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회복, 신장시켜 00대의 명예를 높였기에 명예 졸업장을 수여한다"고 한다. 사회의 발전, 특히 군사정권의 광포한 폭력에 맞서 싸웠던 사람의 명예가 반세기만에

  1. 씁쓸하네요..요즘같은 분위기에서 학교에서 한다길래 건대총학 대단하다고 생각했었는데...이제 430을 학교에서 하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하는걸까요...

  2. OTL 인데요;;;

  3. 너무너무 화나고 슬펐어요...그래서 애꿎은 술만 푸다가 결국 필름이 끊겼다는...ㅠㅠ

    • 그놈의 술이야 뭐 허구헌날 그런 건데, 새삼스럽게 ^^;; 어쨌든 무척이나 화나고 슬펐죠. 지금까지도 그렇고요.

  4. 제가 부족해서 인지 모르겠으나 학교 구성원이 합의하지 않았는데 왜 들어오냐는 논리는 상대하기 난감한 부분이 있습니다. 노대의 정당성, 명분을 아무리 설명해도 이 부분은 "그래 다 좋은데 왜 우리 학교에서 하냐?" 라는 식으로 나오면 뻥 찌거든요.

    •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동의와 추상적 "논리"제기에 대한 동의가 같을 수는 없겠죠. ...님이 느끼는 답답함을 항상 느끼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선 따로 포스팅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5. 슬픈 430/메이데이 였나 보군요...
    휴가 쓰고 430/메이데이 참가 할려다가..
    사정상 휴가를 못 쓰게 돼서 못 갔는데...
    못간게 잘 됐다는 생각이 드는게 씁쓸하네요..

    • 그러게요. 이런 상황을 처음 겪다보니 아직도 어이가 없어요. 못보게 된 것이 다행이려니 생각하시는 것이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될 듯 합니다. 쩝...

  6. 7~80년대 학내 분위기로 다시 돌아가는거죠. 학생회가 어용화 되고, 학교측이 총대 메고, 교직원들이 구사대로 동원되고.....하지만 암울한 시기를 투쟁으로 극복하고 민주대학을 건설했던 그 시대도 다시 오지 않을까요? 낙관으로 잘 극복합시다^^

    • 잘 알겠습니다. 물론 7~80년대 상황과는 현격하게 다른 면이 있다고 봅니다만, 그 "낙관"만큼은 버릴 수가 없겠죠. 고맙습니다.

  7. 당신들은 누구인가. 건대총학이 건대학생모두를 대표하는가? 과거 당신들이 저지른 만행은 생각하지도 않고, 무조건적으로 학교를 학생들을 비판하는가? 당신들의 잣대로만 생각하는가? 술마시고 강의실 들어가서 잠자고, 밤 새 소리지는 것이 당신들이 원하는 진보이며, 당신들이 꿈꾸는 민주주의인가? 주인이 원치않는데, 집에 무단침입하려고 하는 것과 당신들이 하는 짓이 무엇이 다른가? 진보는 항상 폭력과 동반해야 하는 것인가? 소수의 학생을 다수가 때린 것이 진보로서 정당화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각목을 들고 공포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 80년 대 정부의 폭력진압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당신들은 당신들이 부정하고, 저주하는 그 무리들을 따라하고 있는 것 뿐이다. 당신들이 한 행동을 당신들의 잣대로 평가하지 말라. 이번 건대 후문에서 일어난 사태는 노동운동도 아니고 진보운동도 아니다. 당신들은 야만적이고 비이성적인 폭력을 행사한 것이고,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지극히 보수적인 행동을 했을 뿐이다. 나라의 대표가 대통령이라고 대통령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학교의 대표가 총학이라고 해서 학교의 모든 것을 총학이 결정하는 것도 아니다. 이번 사태는 분명 총학에도 책임이 존재하고, 당신들에게도 분명한 책임이 있다. 모든 것을 총학에만 덮어씌우려고 하는 당신들의 태도가 오늘 날 책임회피를 미덕으로 삼는 정치인들과 무엇이 다른지 내가 묻고 싶다.

    • "이 씨바, 이거 불법집회 아냐?", "저것들은 밟아야 해", "조지면 돼, 조지면!", "여기가 니들 땅이야?" 이거 누가 한 말일까요?

      연전에 상영된 영화 중에 "구타유발자들"이라는 영화 제목이 있었죠. 예비군 훈련 받고 뒤풀이로 술 한 잔 거나하게 마신 상황에서 왠지 몸이 근질거리고 나대고싶어지는 거, 이거 다 경험해본 일이기도 해서 그냥 넘어갔던 거에요. 그런데 그렇지 않아도 격앙된 사람들 앞에서 내놓고 그런 소리 해대면, 그 땐 진보고 나발이고가 문제가 아니라 인간적인 감정이 폭발하게 되는 거죠. 이런 상황은 싹 감추고, 그저 이 학교 다니는 학생이라는 말만 했는데 패더라라는 식으로 사태 호도하면서 "소수의 학생을 다수가 때린 것"으로 매도하면 맘이 편해지는지 모르겠네요.

      "야만적이고 비이성적인 폭력을 행사"한 주체는 마치 자신들이 기득권세력의 일원인냥 착각하면서 정권의 탄압을 피해 학교로 온 사람들을 길거리로 내 몬 일부 학생회 간부들입니다. "폭력"이라는 말이 가지고 있는 함의와 "민주주의" 혹은 "진보"라는 용어가 내포하고 있는 의미를 좀 더 공부하시면 님이 하신 말씀이 얼마나 유치한 것인지 알게 될 겁니다.

      참고로 님이 "건대1인"이라고 하는데, 행인도 그 중 한 명이라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학연 혹은 인맥이라는 것에 대해 극단의 혐오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모교라는 내 존재의 출발점에 대하여 한없는 애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 중의 하나로서 이런 유치한 글에 모교의 이름을 올리는 행동을 보면 더욱 수치스런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앞으로는 그냥 다른 필명으로 덧글 다세요. 학교 망신은 한 번으로 족합니다.

    • 학생이 원치 않았는데, 학교후문에서 집회를 거행한 것은 그 내막에 건대총학이 갑작스럽게 취소를 하는 무책임한 행위를 한 것이 발로라 하더라도, 불법집회라는 타이틀을 피해갈 수 있는가? 예비군들이 어떤 욕들을 했는 지는 모르겠다. 물론 그들의 언행이 상당히 난폭했고, 당신들이 그로 인해 어떠한 수치심을 느꼈을 지는 이해가 가는 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신들의 폭행이 정당화되는가? 보복적폭행을 정당화하려는 것 밖에는 안 느껴진다. 오히려 당신들이야 말로, 예비역학생에게만 그의 언행을 문제삼아 책임을 전가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내가 정말 이번 사태에 대해 화가 난 것은 소위 노동운동을 한다는 식자층들이 왜 학생들과 똑같이 행동하려 한다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운동, 정치는 말보다 주먹이 앞서며, 논리보다 힘이 우선한다는 것인지 슬프다. 오늘 학교에 대자보가 붙었고, 예비역학생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다른사람으로 하여금 수치감을 느낄 수 있는 언행을 한 점에서 예비역 학생도 책임이 없지는 않겠지만, 분명 430집회 관계자들에게도 책임이 있으며, 당신들은 이번 사태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공시해야 할 것이다. 폭력이라는 말이 가지고 있는 함의가 무엇인가? 폭력이란 어떠한 의미에서든 정당화 될 수 없다. 그것은 폭력에 대한 폭력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또한 진보가 언제나 최선이라고 여기지 말라. 당신이 진보에 대해서 어느정도나 공부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이 진보에 대한 모든 의미를 안다고 생각하지도 마라. 당신과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다른 사람의 의견을 매도하지도 마라.

    • 건대1인/ 재밌네요. 뭔가 큰 착각을 하고 있는듯 한데, 노동운동은 식자층이 하는 것도 아니고, 오늘날 노동운동을 무조건 진보라고 볼 이유도 없어요. 그리고 당일 모여서 '폭행'사건에 연루된 사람들, 제가 알기로 그 사람들은 노숙자 빈민운동하는 당사자들이었구요. "진보"에 대해서 저는 아는 것이 없어요. 제가 님에게 "진보"에 대한 의미를 공부하라는 것은 진보라는 용어를 공부하면 할 수록 그 의미가 전혀 감이 잡히지 않게 된다는 것을 말하려는 거구요.

      그리고 "폭력"이라는 것에 대해서 말하자면, 그것은 님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어떠한 의미에서든 정당화될 수 없는 것"이라기보다는 제도와 권위로 포장된 폭력은 얼마든지 미화될 수 있다는 겁니다. 430 집회 관계자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그 책임은 그 책임대로 묻되, 당일 벌어진 폭력사건은 단지 술먹고 개가 된 예비역과 흥분을 참지 못한 시위대가 일으킨 우발적인 사건이라는 표면적 성격 뒤에, "폭력"으로 행사를 방해하고 "폭력"으로 그들을 학교 후문까지 밀어넣었던 이 사회의 거대한 "폭력집단"의 문제가 있다는 것을 생각하기 바라구요. 제가 진보에 대한 모든 의미를 알고 있다고 이야기한 것으로 생각했다면, 본문과 덧글을 다시 읽어보세요. 그리고 타인의 생각을 매도하는 것은 님이지 제가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구요. 한 번 더 부탁드리지만, 학교 이름 쓰지 마세요. 다른 필명 쓰시기 바랍니다.

  8. 건대일 생각하면 짜증나도 입닥치고 있었는데
    건대1인 당신 댓글을 보니
    행인님 블로그지만 댓글을 안달수가 없군. 나도 당신처럼 존칭은 생략한다.

    각설하고 하나만 이야기하겠다. 학교의 주인에 관해서다.
    주인이 (430전야제를) 원치않았다고 하는데, 주인이 누구냐에 따라 내용이 달라지겠지.
    건대 1인 당신 학생이라고 생각하고 댓글단다.
    만약 주인을 학교라고 생각한다면 당신 정말 불쌍할 따름이다. 이건 뭐 더 할말도 없네.
    만약 주인이 당신(학생들)들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맞다.
    근데 대학이 당신만의 대학인가?
    그 건국대가 교육재정으로 받은 돈에 시민들의 세금은 단 한푼도 들어가지 않았나?
    건국대 벽돌에 코피터져가며 등록금을 낸 당신 선배들의 등록금은 없나?
    그 등록금은 누구로부터 나왔나? 노동자민중이 뜯기고 뺏겨 남은 돈 아닌가?
    당신이 리포트 쓰려고 한번쯤은 갔을 도서관의 장서는 안드로메다에서 떨어졌나.
    여기 까지 말하면 대충 눈치챘겠지만 그 학교 당신거기도 하지만 원래 우리 모두의 거다. 물론 당신도 우리 모두에 포함되지만 스스로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 같아 참 씁쓸하다.
    당신들은 우리를 초대하지도 않았다고 당당하게 현수막 붙였지만
    우리들의 학교에, 우리들이 만든 집에 초대받고 가는 인간이 어딨겠나?

    그래 여기까지 생각안했다고 치자. 그렇게 생각안하고 사는 사람들 훨 많으니.
    당신거라고 생각한다 하더라도 당신이 학교의 주인으로 정당한 권리를 누리고 있을지
    의심된다. 지금 사학은 사학자본꺼지 학생들거는 아니다.
    당신이 학교처엄 우리를 외부인으로 생각할수록 학교는 건국대학생들 당신들 손에서 멀어질 뿐이다.
    학교는 낄낄대며 좋아하겠다. 저것들이 우리 대신 지들 친구들 막을 담장을 쌓아주네하면서.

    구구절절쓴 당신 댓글 뚜껑열리게 하는 짜증에 하나하나 다 까고 싶었는데
    댓글쓰다 보니 더 쓰면 비참해질거 같다.
    하나만 더 말하겠다. 제안인데 당신이 받아들일지는 모르지.
    당신 학교에 담을쌓고 스펙을 쌓고 기업이 요구하는대로 토익에 파묻히면 파묻힐수록
    당신이나 나나 더 빨리 인턴세대 될뿐이다. 정신차리고 좀 싸우자. 같이.

    • 제 블로그에는 어떤 덧글도 환영합니다. 쥔장이 누군지는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구요. 어차피 쥔장의 존재감을 느끼기 위해 만든 블로그도 아니고, 온갖 분들이 다 와서 떠들어주길 바라고 만든 블로그다보니 오히려 선물님의 덧글이 더 고맙습니다.^^

      "주인"이라는 말, 참 오랜만에 깊이 생각해보게 됩니다. 한 때, "대학을 주민에게"라는 모토로 대학의 지역개방 및 공헌이라는 거창한 취지의 운동을 했던 입장에서, 오늘 벌어진 이 현실은 다시금 "주인"이 무엇이며 어떠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만들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의견을 달아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인디언의 선물 당신의 의견에 어느정도는 공감한다.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나, 학생들만이 주인은 아닐 것이다. 학생뿐 아니라 사회 모든 구성원들이 아마 학교의 주인이겠지. 하지만 모든 구성원들이 과연 당신들의 행동을 찬성하는 가?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물론 나는 노동운동에 대해 어떠한 악감정도 품고 있지 않다. 아니, 오히려 노동운동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다만 내가 이번 건대 사태에 부정적인 견해를 비추는 것은 노동운동이 변질되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가 전적으로 430관계자들의 책임일 수는 없다. 갑작스럽게 일정을 변경한 건대총학도 문제고, 폭행의 발로를 제공한 예비역학생또한 책임이 있을 것이다. 물론 학교로서도 전혀 책임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가장 큰 책임은 적어도 어떤 행사를 주최하면서, 소위 진보운동이라는 노동운동을 한다는 사람들이 폭행을 저질렀다는 데 있고, 이는 어떠한 이유에서든 정당화될 수 없다. 더욱이 그 폭행의 대상이 당신들의 투쟁대상이 아니고, 일반 학생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한 마디만 더 하겠다. 나 역시 언젠가 노동운동을 할지도 모르지만, 당신들과 같이 하지는 않을 것이다. 차라리 나 혼자만의 노동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기 때문이다.

    • 건대1인/ 열심히 혼자만의 노동운동 하시기 바랍니다. 하다가 안 되면 부끄러워 하지 말고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손을 내미세요. 그런 걸 "연대"라고 합니다.

  9. 민주노동의 노동절 전야제 사전준비가 다소 부실했다는 지적도 있는 것 같습니다. 단과 학생회의 입장도 그런 차원에서는 이해할 여지가 있다는 관점에서 쓰고 있는 글인데요. ( http://blog.hani.co.kr/blog_lib/contents_view.html?BLOG_ID=catalunia&log_no=21340&resize=Y )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씁쓸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네요. 위 글을 보면 '뉴 건대사태'라는 이야기를 하는 분도 있다, 뭐 이렇게 쓰고 있는데, 87년 항쟁의 기폭제가 된 '건대 사태'가 있었던 곳에서 민주노동의 노동절 전야제 행사가 보이콧 당하다니 참으로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건국대학교 학생들 전체가 그렇지는 않겠습니다만, 이렇게까지 정치적인 상상력을 빼앗긴 채로 사회와 단절된 학교 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우리 사회의 경쟁지상주의를 강요하는 환경이 아쉽고, 학생들에게도 섭섭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네요...

    • 안녕하세요? 소개해주신 사이트의 글은 이미 보았던 글입니다. 그런데 그 글은 사실관계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작성된 글임과 동시에, 그 글에 인터뷰를 했던 학교 총학생회 역시 자기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진짜 내막에 있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더군요.

      애초 단과대 학생회장들이 모두 반대한 것은 아니었죠. 오히려 현수막에 이름을 올렸던 학생회장들 중 상당수가 취지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었습니다. 그래서 원래 이 행사를 유치한다고 했을 때 반대한 것이 아니었구요. 그런데 일부 단위의 대표자들이 절차상의 하자를 운운하면서 다른 단위 학생회자들을 회유했고, 그 과정에서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행사반대 현수막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던 겁니다.

      사전준비의 부실은 다각도에서 발견됩니다. 민주노총을 비롯한 주최측의 부실은 더 거론할 필요가 없더라도, 학내에서의 문제만 살피면 총학은 자신들의 비겁한 행위에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죠. 예전같았으면 당장 총학생회 탄핵을 벌일 상황입니다. 행인이 너무 일찍(?) 학부를 졸업하다보니 개인적으로 어찌 할 수가 없은 상황이긴 하지만요. 시시콜콜히 따지기엔 너무 쪽팔려서 여기서 접구요.

      그토록 학교의 "주인"임을 강조하는 학생들이 왜 자신들 스스로가 이 사회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참으로 난감합니다. 손 안에 쥘 수 있는 객체에 대해선 악다구니를 쓰면서도 정작 자신을 움켜쥐고 있는 실체에 대해서는 외면하거나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이 이율배반적인 행태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런지 암담하죠.

    • 사소한 궁금증이 생겨서요..^ ^;
      제가 알고 계신 그 행인님이 맞으시나요?
      "안녕하세요?"라고 답글을 시작하고 계셔서... ;;;
      복수로 팀블로그를 운영하시는건가 싶기도 하고...

    • 저 맞습니다. ^^

      블로그는 혼자 하는 거구요.
      너무 오랜만에 뵈서 반가워서 인사했습니다.^^

  10. 염치도 없이 80년대 정부의 폭력진압 운운하는 꼴이란

    이번 노동절 대회를 반대하는 사람들 중에서 간혹 마치 자신들이 80년대에 있었다면 민주화 투쟁 했을꺼고 최소한 반대는 안했을꺼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 막상 자신들이 80년대 살았다면 오늘날 했던 짓거리를 했을꺼라고, 민주화 운동도 반대하고 대학에서 나가라고 했을꺼라고 장담한다.

    20~30년전에 옳은 입장 채택하는거 그거 누가 못하나? 문제는 지금이다. 지금 무엇이 옳은지를 판단해서 선택해야지 정말 가증스럽다.

    • 현실을 보지 못한 채, 현실에 대한 주관적 입장은 철회하면서 과거의 당위에 대해선 적극 옹호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바로 그 점을 비판하고 극복하려 노력하는 님 같은 분들이 있기에 위에 "연부네 집"님이 말씀하신 "낙관"이라는 것을 조심스럽게나마 가지게 됩니다.

  11. 현수막을 본 순간, 제가 건대 출신이 아님에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하아.... 행사를 볼 때는 너무나 즐겁게 봤지만, 처음 보았던 그 현수막은 내내 잊혀지질 않습니다. ... 술 쳐 마신 예비군 색히들은 정말이지...

    • 그 현수막은 저 역시 아직도 잊혀지질 않습니다. "술 쳐 마신 예비군 색히들"의 문제는 감정의 문제지만, 학교와 공감대를 이루면서 행사를 방해한 학생들의 문제는 철저하게 정치적 문제라는 점에서 걱정이 많습니다.

  12. 요즘 잠수타고 있는 1인입니다..
    짐작은 했지만, 도저히 안녕하시냐는 인사 드리기가 민망하군요

    이 소식을 신문 지면에서 접한 저로서는...그저 기가 막힐 따름ㅠㅜ
    석사 2년 짧게 다닌 학교에, 무에 그리 정이 있겠냐마는
    그래도 건대의 소박한 분위기가 좋았고
    거기에 나름 한가닥 기대를 걸었는데 말이죠
    (제가 학부 나온 대학은 워낙이 비권이 강세였던지라....)

    논리를 따지기 전에, 정말 슬픕니다.
    공적 공간에 대해 그렇게 초대를 운운하며
    거절하는 학생들의 태도에요.

    민주노총에 대한 얘기는 너무 길어지니까 빼더라도
    한편에서는 요즘같은 살얼음 분위기에
    등록금 반값공약 실행을 위해 삭발 투쟁을 하는 대학생들이 있는데
    노동절 행사를 꼭 이렇게까지 반대했어야 했나,
    그렇게까지 학생들이 평소에 건국대의 주인들이었나,
    가슴이 먹먹합니다...



  13. 학교에서 430을 한다는 소리를 듣고 그나마 학교에 이런 큰 행사를 떠맡을 후배들이 남아있었나보다 했더니...
    글로 전후 사정은 잘 이해가 안가는데... 무언가 하나도 이해를 못하겠어요.
    단과대 학생회 이름으로 "우리는 당신을 초대하지 않았습니다"라니?!
    학교에서 바리케이트를 치고 술취한 학생들이 시비를걸고...
    이게 무슨일이랩니까... 형님. ㅜㅜ

    • 말하기도 남새스럽다, 야... 그 동네에선 이런 꼴 없지? 속 편할 때 열심히 공부해라. ㅠㅠ

  14. ...... 저런 행사를 안좋게 보는 건대인들이 많은게 현실입니다. 부끄럽지만 댓글을 달아봅니다.

    • 부끄러워해야할 사람들은 학생들이 아니라 그런 학생들을 이용하는 사람들이죠. 이런 행사를 좋게 보는 사람도 있고 안 좋게 보는 사람도 있고 그건 당연한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언제쯤 이런 행사가 안 열릴 수 있을까를 고민합니다. 아직도 이렇게 거리에서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너무 힘들구요. 같이 노력해보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