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쩜셋을 기다리며...

율곡이 선조에게 왜적의 침입에 대비해 10만양병을 하여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일부에서는, 당시 율곡이 궁정 내에서 표준화된 언어로 이를 주장하지 않고, 출신지였던 강릉사투리로 진언을 하는 통에 선조가 사투리를 못알아들어 그와 같은 사단이 났다는 설을 제기하고 있기도 하다.

역사적 사실에 기인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되, 기왕의 전례가 있다보니 근간에도 시시때때로 무슨 10만 해커양병설... 정확히 말하면 10만양해커설 같은 것도 나돌아다니곤 했더랬다. 최근 이와 유사한 인력개발프로젝트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분이 있는데, 다름 아니라 각하가 그 주인공이다.

MB각하께서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녹색성장"과 관련하여 각하 본인이 "10만의 녹색인재 양성"을 적극 주장하고 나서셨다. 4대강 공구리를 녹색 세멘으로 결정할 것인지가 의심되는 와중에 이렇게 거창한 계획을 발표하며 기염을 토하시는 각하를 보면, 일단 저정도 배짱이 있어야 청와대 쥔장도 해먹을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각하의 그릇을 새삼 느끼게 된다.

그런데 이 기사를 보자마자 드는 생각은, 과연 각하가 원하는 녹색인재, 그리하여 "10만양재"설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자가 과연 누구일까 하는 것이었더랬다. 그 결과 가장 먼저 떠오르는 후보군들은...

일단 슈렉...

그러나 별로 각하의 마음에 들지는 않을 듯 하다. 공주랑 염문이나 뿌리고 다니는 주제에 과연 녹색성장의 핵심인력이 될 수 있을지...

그래서 다음으로 생각해본 녹색인류는...

그렇다. 헐크...

각하의 핵심공약 사업인 4대강 녹색 공구리 사업을 추진하는데 헐크만큼 합당한 인력도 찾기 드물 것이다. 힘 좋지, 오래 가지... 다만 성격이 지랄이라 성질 날 정도로 약을 올려야 변신을 하는 통에 지속성을 담보하기는 어렵겠으나, 헐크도 사람인지라 각하만 보면 성질이 날 것이므로 크게 어렵지는 않을지도 모르겠다.

이런 훌륭한 사업들을 꾸준히 구상하고 계시는 각하께서 최근 괴로운 심경을 토로했는데, 조국의 미래를 걱정하여 100연 대계를 위한 탄탄한 기반공사를 공구리치는 마음으로 국정을 운영하고 있는 각하께서는 최근 날로 떨어지는 지지율을 의식했는지, 자신이 혹시 "욕먹을 일만 손대는 것이 아닌가"하는 자괴감이 든다고 한다.

걱정도 팔자다. "욕먹을 일만 손대는 것"이 아니라 "손대는 일마다 욕을 먹는다"고 하는 편이 훨씬 정확한 판단이다. 다시 말해서 욕 안 먹을 수 있는 일도 니가...가 아니라 각하가 손대면 욕 먹게 된다는 것이 올바른 판단 되겠다. 고로 결론은 버킹검, 걍 암것도 하지 말고 있어주면 땡큐베리감사라는 거.

글로벌 호구이신 각하께서 요즘 벌려놓고 있는 일들을 보면, 미디어법에 세종시에 4대강에 아프간파병에 뭐 버라이어티하긴 한데, 기본적으로 돈으로 세상을 쳐발라보겠다는 굳은 심사를 가지고 일을 추진하다보니 욕처드시는 것은 당연지사다. 각하가 이 세상을 어떻게 돈지랄로... 보다 학술적인 용어를 사용하자면 신자유주의체제로 정착시키고자 하는지는 지난 번 정운찬에게 대독시킨 시정연설에 그대로 나와있다. 이건 한마디로 말해 맑스의 '공산당 선언'에 필적할만한 '신자유주의 선언'쯤 되는 가치를 가진 명문장이다.

아무튼 녹색인재라... 그것도 10만씩이나... 4대강에 공구리 처바르는 일만 하지 않아도 300만까지는 양성할 수 있을텐데... 오호 애재라, 아아 통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