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청와대 압색 - 어디까지 갈 것인가

일전에 해파랑길을 다녀올 때, 아, 그러고보니 그거 정리해서 올려야 하는데 안 올리고 있었네... 쩝... 암튼 그 때, 동행인과 이야기 중 동행인이 "검찰이 이렇게 가면 어디까지 갈 것 같은가?"라고 물었다. 난 당연히 검찰의 생리상 물고 뜯다가 껀수가 나오면 반드시 최고권력자에게 칼을 들이 밀 거라고 했다. "당연히"라는 전제가 깔려 있었는데, 그건 이 땅에서 검찰과 권력 간의 관계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예측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미 어떤 선을 넘은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기 시작한다.

뷰스앤뉴스: 검찰, 靑민정수석실 전격 압수수색 시도

기사에 보면 흥미로운 대목이 있다. "윤건영 청와대 상황실장이 유재수 전 부시장, 천경득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과 함께 인사 논의 등을 한 텔레그램 대화 내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법원이 이같은 물증에 근거해 영장을 발부한 게 아니냐"는 거다. 즉 범죄사실의 정황이 있고, 이를 입증하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로 압색의 필요성이 있다고 법원이 판단할 정도의 뭔가가 있었지 않았냐는 거다.

일전에 청와대가 창과 방패 노릇을 한 정황이 드러나게 되면 결국 최고 권력자까지 칼끝이 미치게 될 사달이 일어날 수 있음을 지적했지만, 이건 빨라도 너무 빠르다. 아무리 검찰이 막간다고 해도 어느 정도 앞뒤를 재게 되어 있는 건데, 이쯤 되면 잴 거 다 쟀다고 판단한 것이 아닐까 싶다. 다음 수순이 어찌 될지 주목된다. 건더기가 나오면 정권은 그대로 레임덕이지만, 국물도 없더라는 식이 되면 검찰은 뚝배기 깨지는 소리를 제 귀로 듣는 기적을 경험하게 될 거다.

무엇보다 이 와중에 날은 추워지고, 정작 세간의 관심을 받아야 할 고공에 올라가 있는 노동자들은 속절없이 얼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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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04 11:53 2019/12/04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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